트로트 팬덤 열풍의 주역인 트로트 스타들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데에는 세대교체를 이룬 트로트 판이 젊어진 이유를 들 수 있다. 현철 태진아 송대관 그리고 김연자 주현미로 대표되던 트로트가 몇 년 사이 8~9세 트로트 신동들이 등장하고 어린아이들도 흥얼거리는 노래가 되면서 전 세대에서 사랑받는 장르가 된 것이다.
한 언론사가 만든 트로트 응원 앱 10위권 안에 든 남자가수의 연령대는 40대 1명, 30대 4명, 20대 4명, 10대 1명으로 30대 이하가 9명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이런 세대교체 속에서 눈에 띄는 신인이 있다. 37살이란 적지 않은 나이에 등장한 박군(본명 박준우)이라는 가수다. 몇 해 전 직장인 사이에서 유행한 ‘한잔해’의 가수이긴 하지만, 박군이 갑자기 4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끌기에 20대 조카에게 물어보니 ‘미운우리새끼’와 ‘강철부대’에 등장하며 그의 사연이 알려졌기 때문이란다.
가난 탓에 특전사라는 직업군인을 택했고 4년만 더 복무하면 평생 군인연금을 받을 수 있었음에도 불안정한 길을 선택한 박군. 더구나 홀어머니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안타까운 사연이 소개되며 그의 늦깎이 트로트 가수 인생을 응원하는 팬이 늘었다. 트로트 주 소비층은 경제력이 있는 오팔세대와 40대이다. 이들은 대부분 취업과 결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포 세대, 88만 원 세대의 부모이기에 이들의 아픔에 쉽게 공감하는 정서가 있다. 따라서 고달팠던 인생과 청춘을 보낸 연예인에게 쉽게 감정적 몰입을 한다.
자신이 걸어온 길과 동일시하는 감정적 몰입에서 오는 상대방에 대한 애착은 그렇게 트로트 가수들에 대한 애정으로 표현된다. 박군 역시 그런 정서를 기반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거기에 군생활 동료들의 증언과 미담, 남자답고 건실한 이미지, 트로트에 대한 열정을 알아본 대중은 밑바닥에서 출발해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한 청년을 따뜻한 공감의 눈으로 바라보며 응원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결국 오늘날 대중이 원하는 스타는 손 닿을 수 없는 곳에서 고고하게 빛나는 태양보다 밤하늘 속에서 소멸과 생성을 되풀이하며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별똥별 같은 미완의 모습을 가진 스타가 아닐까.
경성대 글로컬문화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