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전 ‘채널 1016’ 10편 상영
- 日 학교 폭력 아픔 그린 작품도
오는 7월 열리는 제16회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BIKY)에서는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과 영화제가 공동으로 부마민주항쟁을 기리는 특별전 ‘채널 1016’을 한다. 부마민주항쟁은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시민 항쟁으로, 특별전의 명칭인 ‘채널 1016’은 부마민주항쟁이 일어난 1979년 10월 16일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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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아이 엠 그레타, 우리의 밤은 깨어있다, 민병대, 용서 받은 아이들 |
기획전 상영작인 장편 5편, 단편 5편 중 10대 청소년이 사회 문제를 인식하고 투쟁에 나선 영화가 가장 눈에 띈다. 스웨덴 다큐멘터리 영화 ‘아이 엠 그레타’는 18세 소녀 기후 운동가인 그레타 툰베리의 이야기를 다뤘다. 아스퍼거 증후군 장애를 가진 그레타는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알리는 책을 읽고 난 뒤 금요일마다 등교 거부와 함께 1인 시위를 한다. 이 일이 전세계적 반향을 일으키면서 수백만 명이 비슷한 시위에 나서게 된다. 그레타는 유엔 기후회의에서 연설도 하는데, 환경을 위해 선택한 스웨덴에서 뉴욕 유엔 본부까지 요트 여정이 흥미롭다.
홍콩 영화 ‘우리의 밤은 깨어있다’는 기성세대의 눈으로 홍콩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10대 청소년을 바라본다. 택시에 두고 간 돈과 가방을 찾아주려고 학교에 간 택시 운전사는 투쟁에 참여하는 아이들에게 “공부나 하라”고 말하며 세대 간 단절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점차 아이들을 이해하면서 그들의 투쟁을 지지하게 된다.
캐나다 영화 ‘민병대’는 아이의 눈에 비친 ‘분리의 정치’를 섬뜩하게 보여준다. 우익 민병대인 아버지를 따라 난민 색출대에 함께 나선 아이는 숲에 숨은 난민들을 술래잡기 하듯 찾아낸다. 또래 난민 친구가 죽을 위기를 겪고 결국 캐나다에서 쫓겨나는 모습을 보며 아이는 큰 충격에 휩싸인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과거 트럼프 시대를 떠올리게 된다.
학교 폭력을 다룬 일본 영화 ‘용서 받은 아이들’은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함께 보면 좋겠다. 초등학교 시절 학교 폭력의 희생자였던 아이가 중학생이 돼 덩치가 커지면서 가해자가 된다. 아이는 자신보다 작은 급우에게 나무 막대기로 만든 활을 쏴 살인자가 되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다. 아이와 가족은 이사를 가지만, 사회는 죽은 아이를 위한 ‘정의’라는 이름으로 가해 학생과 그 가족에게 엄청난 공격을 퍼붓고, 결국 이들의 일상은 붕괴된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됐다가 다시 피해자가 되는 악과 폭력의 순환을 통해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는 어디까지인지 생각하게 된다.
앞서 BIKY는 지난해 경남 마산에서 민주화를 주제로 소규모 기획전을 했다. 당시 계엄령이 내려진 대만의 엄혹한 현실을 공포영화로 만든 ‘반교’가 학생들에게 반향을 일으켰다. 올해 기획전에서는 대만판 ‘도가니’인 ‘침묵의 숲’을 상영한다. 이 영화는 장애 학생들을 상대로 한 성폭력을 다뤘다. BIKY 주유신 수석 프로그래머는 “전세계 곳곳에서 부마항쟁의 역사가 인권 평화 민주 페미니즘 등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은 영화제 시상식을 통해 ‘민주·인권·평화’의 부마정신을 담은 작품을 창작한 어린이·청소년에게 장학금을 수여할 예정이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