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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넷플릭스 아시아 콘텐츠 담당 김민영 총괄

“K좀비·K판타지 세계 열광…넷플릭스, 韓에 투자 상반기만 5500억”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1-06-01 19:42:06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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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킹덤시리즈·인간 수업·스위트홈
- 기존에 보기 힘든 소재로 차별화
- 해외도 인정한 자유로운 연출과
- 디테일한 감정표현 큰 사랑 받아

- 韓 콘텐츠시장 잠식 우려 알지만
- 좋은 작품들 세계화 발판 만들것
- 노하우 공유 등 영화계와 상생도

“넷플릭스가 한국 영상 콘텐츠 시장의 공룡이 되어 가고 있다.” 2016년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한 후 5년 만에 이뤄낸 성과를 업계는 이렇게 표현한다. 실제로 한국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인 ‘킹덤’ 시리즈와 ‘스위트홈’은 물론, ‘사랑의 불시착’과 같은 국내 제작사 드라마들이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방영되면서 K-드라마 붐을 일으켰고, 넷플릭스 영화 ‘승리호’는 80여 개국에서 ‘오늘의 Top 10’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한국 콘텐츠에 지난해까지 7700억 원을 투자했던 넷플릭스는 올해 들어 벌써 5500억 원을 투자하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던 영화·드라마계에 숨통을 틔어주었다.

현재 넷플릭스의 전 세계 유료 구독 가구는 2억800만을 돌파했고, 한국 유료 구독 가구는 2020년 말까지 380만을 기록하고 있다. 다양한 나라와 문화의 영상 콘텐츠를 무기로 전 세계 시청자를 공략하는 넷플릭스의 한국 콘텐츠 투자 전략과 계획, 한국 콘텐츠의 인기 이유 등에 관해 한국 및 아시아 지역 콘텐츠를 담당하고 있는 김민영 총괄에게 들었다.

■넷플릭스와 한국 콘텐츠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팀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오스트레일리아 및 뉴질랜드 콘텐츠 팀을 이끌고 있는 김민영 넷플릭스 한국 및 아시아(인도, 일본 제외) 콘텐츠 총괄.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는 190여 개국에서 2억800만 개의 유료 멤버십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각 나라에서 제작되는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포진돼 있다. 그중 한국 콘텐츠는 2016년부터 서비스됐는데, 초창기에는 기존 한국 드라마를 구매해 서비스했다. 김 총괄은 “초창기에는 드라마 ‘비밀의 숲’ ‘화유기’ 등을 서비스했는데 한국 콘텐츠를 좋아하는 아시아 시청자가 유입되면서 아시아 가입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넷플릭스 한국 진출 초기의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 콘텐츠에 대한 긍정의 시그널이 나오자 넷플릭스는 공격적으로 투자를 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를 시작으로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시리즈, ‘좋아하면 울리는’ 시리즈, ‘인간수업’, ‘보건교사 안은영’, ‘스위트홈’에 투자했으며, 영화 ‘사냥의 시간’, ‘콜’, ‘승리호’ ‘낙원의 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 등을 구매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선보였다. “한국은 훌륭한 감독과 배우, 탄탄한 작가 양성 프로그램을 지니고 있고, 제작 기술 분야에서도 뛰어난 인재가 많아서 퀄리티가 훌륭하다”고 한국 영상 콘텐츠가 지닌 강점을 짚은 김 총괄은 “사건에 집중하는 해외 콘텐츠보다 감정의 디테일에 집중하고 잘 표현한다”고 한국의 영화와 드라마가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이유를 분석했다.

아태지역의 올해 1분기 넷플릭스의 유료 구독 가구는 전 분기 대비 136만 증가해 2685만을 기록하고 있는데, 한국 콘텐츠가 아시아 구독자 유입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한국 콘텐츠는 아시아 시장의 성장에도 중요하다. 그래서 한국 콘텐츠에 지난해까지 7700억 원을 투자했고, 올해 5500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의 콘텐츠 투자 기준

   
전 세계적인 사막화로 인해 물과 식량이 부족해진 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달에 버려진 연구기지에서 벌어지는 정예대원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고요의 바다’. 공유, 배두나 등이 주연을 맡았으며 올해 공개 예정이다. 넷플릭스 제공
그렇다면 넷플릭스가 투자하는 한국 콘텐츠는 어떤 기준으로 선정할까? 김 총괄은 “넷플릭스는 시청자들이 지불하는 회비로 운영이 되는 사업인 만큼 시청자가 좋아하는 엔터테인먼트를 선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투자 선정에 가장 바탕이 되는 기준을 밝혔다. 이는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콘텐츠 제작사가 추구하는 것으로, 이외에 넷플릭스만의 특별한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를 보면 기존 한국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장르나 소재가 대다수다. ‘킹덤’과 ‘스위트홈’은 K-좀비를 다뤘고, ‘좋아하면 울리는’과 ‘보건교사 안은영’은 소재가 독특하다. 그는 “좋은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한국 시장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한다. 그래서 다른 곳에서 만날 수 없는 콘텐츠, 수요는 있는데 공급되지 않는 것을 찾아본다. 그래서 ‘킹덤’ ‘인간수업’ ‘스위트홈’이 나왔다. 사극이나 청소년물 등은 기존에도 있었지만 넷플릭스의 작품에는 개성과 더 많은 문제의식이 필요했다. 그래서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자유로움이 부여됐다”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의 특징을 설명했다. 이어 “한국 시청자가 만족하고 공감해야 아시아, 전 세계 시청자가 찾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소재는 로컬적이지만 감정은 글로벌한 것을 찾는다. 그래서 이전과 다른 작품을 선보인 듯하다”고 덧붙였다. 넷플릭스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또 한 가지는 창작자에 대한 존중이다. ‘옥자’를 연출한 봉준호 감독은 넷플릭스가 자신이 마음껏 연출할 수 있는 자유를 줬다고 말했는데, 김 총괄은 “넷플릭스와 작업하는 감독 작가 제작진 배우들에게 좀 더 좋은 경험을 주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상생의 넷플릭스

   
전 세계에 K-좀비 신드롬을 일으키며 한국 드라마의 위상을 높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2019). 올해 ‘킹덤3: 아신전’으로 또 한 번 K-좀비 열풍을 일으킬 예정이다. 넷플릭스 제공
영화·드라마계의 우려는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너무 커져 콘텐츠 시장 자체를 흔들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코로나19로 극장 개봉이 여의치 않았던 영화계는 새로운 돌파구로 넷플릭스를 바라봤고, ‘사냥의 시간’을 시작으로 ‘콜’ ‘차인표’ ‘승리호’ ‘낙원의 밤’ 등이 극장 개봉 아닌 넷플릭스 공개를 선택했다. 드라마 왕국이던 방송사들은 넷플릭스와 경쟁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하지만 이는 기우였다. 넷플릭스 공개를 저울질하는 영화들이 있긴 하지만 대다수 영화는 극장 개봉을 우선시한다. 드라마는 방송사 방영 후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방식으로 판매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연출자나 배우 입장에서는 자신의 작품이 전 세계 시청자와 만난다는 자부심도 갖게 했다. 김 총괄은 “넷플릭스는 새롭게 떠오르는 감독이나 작가의 작품을 전 세계 시청자에게 보일 수 있는 창이 된다. 한국 콘텐츠의 세계화를 위한 발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전 세계가 한국 콘텐츠를 찾게 되면 한국 제작사에게도 좋은 일이다. 또 스토리 발굴과 제작의 현지화를 통해 넷플릭스의 노하우를 공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현지 시장의 잠식이 아닌 상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하반기에 국내 상륙하는 디즈니플러스를 비롯해 티빙과 같은 국내 OTT와도 경쟁해야 한다. 시장은 일정한데 경쟁은 치열해지는 상황에 대해 김 총괄은 “디즈니플러스가 진출하는 것은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넓어져서 좋은 일이고, 양질의 콘텐츠가 동반 성장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파이를 키워나가야 할 시간이라고 생각해서 고무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 넷플릭스는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로 ‘고요의 바다’ ‘오징어게임’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킹덤3: 아신전’ 등의 화제작을 공개한다. 김 총괄은 “세상에는 다양한 콘텐츠가 있고, 넷플릭스가 세상의 창이 될 수 있으면 한다. 물론 궁극적인 목표는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우리는 시나브로 생활 속에 자리 잡은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와 만나고 있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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