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장은진의 판타스틱 TV <78> 우리 인생의 드라마 ⑮ MBC ‘서울의 달’ (1994)

고달픈 서울살이, 마지막 달동네에 대한 추억

  • 장은진 경성대 교수
  •  |   입력 : 2021-06-09 19:42:07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1990년대 최고의 인생 드라마를 꼽는다면? ‘모래시계’‘사랑이 뭐길래’ 등이 떠오르지만, 나로선 ‘서울의 달’이 아닐까 싶다. 1986년부터 9년 가까이 장수한 ‘한 지붕 세 가족’이 종영할 즈음 시청률 40%를 넘기며 사랑받은 ‘서울의 달’. 두 드라마가 비슷한 느낌이 난 이유는 같은 작가(김운경)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서울 뚝배기’ ‘옥이 이모’ ‘파랑새는 있다’ 같은 변두리 소시민 이야기를 쓴 김운경 작가의 ‘서울의 달’은 후배 작가 주찬옥 송지나 등 지금도 많은 작가가 인생작으로 꼽는다. 선배 작가 김수현도 김운경의 ‘유나의 거리’(2014)를 본 뒤 선하고 맑은 인물을 통해 가치관을 일관되게 펼치는 작품세계를 칭찬했다.

‘서울의 달’의 성공은 살아 숨 쉬는 캐릭터들 덕분이다. 캐스팅 땐 최민식과 한석규의 역할이 반대였지만, 김운경 작가가 역할을 바꿨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시골 청년 춘섭(최민식)의 눈 감으면 코 베가는 고달픈 서울살이는 눈물 없인 볼 수 없었고, 바르고 성실한 이미지를 벗어던진 한석규는 불을 향해 뛰어드는 불나방처럼 욕망 속으로 빠져든 홍식을 찰떡같이 표현했다.

조연은 더 풍성했다. 백구두에 양복을 좌악 빼입고 한물간 춤 선생 제비로 나온 김용건이 있었고, 그의 수제자 김영배의 ‘서울 대전 대구 부산 찍고~’ 는 최고 유행어였다. ‘대사빨’의 최고봉이던 미술선생님 백윤식과 윤미라 커플의 꽁냥꽁냥 연애도 재미있었다. 돌아가신 나의 아버지가 좋아했던 이 드라마 덕분에 주말이면 온 가족이 둘러앉아 본방 사수를 했고, 한석규가 홍진희 일당에 잡혀가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느닷없는 마지막 장면에서 슬픈 결말에 대성통곡했던 기억도 난다.

달동네를 배경으로 펼쳐진 인간군상의 서글픔은 ‘결국 인생은 맘먹은 것과는 반대로 흘러가는 것’이고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는 교훈을 안겼다. 더불어 덧없는 인생사와 홍식-영숙(채시라)의 이뤄지지 못한 사랑을 보며 내 20대 가을은 그렇게 흘러갔다. 촬영지였던 옥수동은 이제, 달동네는 흔적도 없고 서울서 땅값 비싸기로 유명한 동네가 됐지만, 드라마 주제가 첫 소절처럼 ‘아무래도 돌아오길’ 잘했단 생각이 든다. 모든 건 다 때가 있기 마련이니까.

경성대 글로컬문화학부 교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2. 2부산대, 아시아대학평가 76위…韓 국립대 1위
  3. 3도시철 화명·수정역 사이 중간역 무산…용역비만 날렸다
  4. 4수의계약 vs 경쟁입찰…북항 돔 부지매입 공방
  5. 5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6. 6‘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7. 7시민공원서 버스킹 즐긴다…전용 공간 추진
  8. 8부산으로 이주하고, 먼 여행 떠나고…두 작가 그림이 달라졌다
  9. 9국내양식 향어 20여년간 간흡충 감염 ‘0’
  10. 10[기고] 부산 관광 다음 키워드는 ‘건축관광’
  1. 1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2. 2홍익표 정무수석 사의 표명…후임에 최인호 HUG 사장 거론
  3. 3김민석, 신천지 논란에 “죄송…조사결과 공개해도 문제”
  4. 4회생인가 촉구 시민 목소리 1차분 6일 법원 제출
  5. 5청해부대 임무, 호르무즈 650㎞ 앞까지 확대…해상초계기도 투입(종합)
  6. 6청와대 정무수석에 최인호 HUG 사장 지명
  7. 7[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소폭 반등한 41%…민주36%·국힘 28%
  8. 8이 대통령, 법무장관 후보자에 이용철 지명…국세청장엔 안덕수
  9. 9김민석, 신천지 논란 재차 사과…“상처 입은 모든 분께 죄송”
  10. 10'조작기소 특검법' 오늘 與 주도 국회 본회의 처리 전망
  1. 1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2. 2‘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3. 3국내양식 향어 20여년간 간흡충 감염 ‘0’
  4. 4부산 외국인 관광객 400만시대 성큼... 카드소비 1조 돌파
  5. 5팔란티어 AI와 함께 만든다…부산 신발업체 창신 ‘혁신 점프’
  6. 6비에 화약 젖을라 손길 분주…400m 대형 불꽃 ‘카운트다운’
  7. 7비수도권 미분양 적체…LH 매입 신청 86% 탈락
  8. 82005 APEC 이벤트서 대표축제로…100만 인파관리 ‘근육’ 키웠다
  9. 9수능날 증시 10시 개장…애프터마켓 오후 5~8시
  10. 10한 달 새 금융사 37곳 47만 건 해킹…털린 돈도 10억
  1. 1부산대, 아시아대학평가 76위…韓 국립대 1위
  2. 2도시철 화명·수정역 사이 중간역 무산…용역비만 날렸다
  3. 3수의계약 vs 경쟁입찰…북항 돔 부지매입 공방
  4. 4시민공원서 버스킹 즐긴다…전용 공간 추진
  5. 5금정구 제2체육센터, 중투심서 또 고배
  6. 6[속보]혼자걷던 여성 5차례나 범죄대상 물색, 성폭행 혐의 30대 男 징역 4년 선고
  7. 7농어촌 기본소득 공모 탈락 거창군, 자체 조례 제정해 ‘거창형 기본소득’ 추진
  8. 8황령산 봉수대 영문 안내판 설치키로
  9. 9왼쪽 팔·다리 못 써 휠체어 의존…홀로 병마와 싸우는 60대
  10. 10문 전 대통령 거제생가 복원, 진통 끝 시의회 통과
  1. 1승부는 원점…‘홈런 공장’ 대구서 거포들의 전쟁
  2. 2태권도, 北 전통무술로 각인될라
  3. 3페이즈 신들린 블로킹 9개…읏맨, 시작부터 웃었다
  4. 4거인 4인방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첫 우승 이끈다…한동희·최준용 중책
  5. 5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6. 6코르다, LPGA 올해의 선수상 조기 확정
  7. 7동의대 미식축구부 타이거볼 4강 진출
  8. 8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9. 9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10. 10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자연에는 길흉이 없다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알쏭달쏭 한자어 오독 소동 外
아이마다 다르게 자라는 이유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장 마리 해슬리-Gymnopedies(짐노페디)
배미정-나무에 기대어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극락암 벚나무 /홍종원
곰 두 마리 /황인숙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250만 넘은 ‘치이카와’ 4주째 1위…브래드 피트 ‘하트 오브 비스트’ 2위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5일 (음 9월 26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4일 (음 9월 25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깊어가는 가을에 밤하늘 별을 읊은 이덕무의 시
조선 중기 문신 김인후가 소쇄원 단풍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