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가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을 되짚어보면 격세지감이 따로 없다. 개혁개방 당시에는 ‘미국이 주도하는 기존 질서를 받아들일 것인가’가 주요 관심사였다면, 21세기 초에는 ‘중국은 강대국인가, 다른 나라에 미치는 영향력은 어디까지인가’라는 질문으로 진화한다. 지금은 어떤가. 중국이 초강대국인 미국과 패권 다툼을 벌일 수 있는 국가로 성장함에 따라 논쟁의 초점 또한 ‘중국이 미국을 대신할 수 있을 것인가’로 옮겨졌다. 이처럼 중국의 지속적인 부상과 맞물려 출간된 ‘현대와 중국’은 오늘날의 중국이 있기까지의 과정부터 경제 정치 외교적 특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고려대 중국학연구소 연구위원으로 있는 저자는 중국의 현대에 일어났던 일들을 서구와 비교하며 현대문명에 대한 중국의 태도, 이로 인한 현대 중국의 특징까지 살펴볼 수 있도록 책을 구성했다. 정보의 범위는 중국에 국한되지 않고 서구 현대문명이 낳은 가치관과 정치와 경제 제도, 국제관계 등이 발전해온 과정까지 아우른다.

저자는 현대문명을 수용하는 중국의 태도를 크게 충돌 굴절 변용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구분했다. 1부 ‘현대와의 충돌’은 아편전쟁 이후부터 청의 멸망 시기를 다룬다. 현대문명과 유교문명의 가치관이 서로 충돌하고 수용되는 과정을 시작으로 ▷중국이 군주제를 폐지하고 공화제를 받아들이는 과정 ▷자본주의의 유입으로 중국 경제체제가 변화되는 과정 ▷서구의 식민주의와 중국의 중화사상이 충돌하는 과정을 정리했다.

2부 ‘굴절된 현대’는 신해혁명 이후부터 마오쩌둥 사망 시기를 다룬다. 서구의 혁명사상이 유입되면서 중국에서 일어난 두 차례의 혁명과 이로 인한 정치체제의 변화 과정을 서술했다. 또 사회주의 경제체제에서 발생한 생산양식의 변화, 냉전체제의 형성과 이에 대응하는 중국의 대외 정책을 분석했다.

3부 ‘현대의 변용’에서는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정책을 실시한 이후부터 시진핑 시기를 압축적으로 담았다. 중국특색사회주의, 사회주의시장경제에 관한 이해를 돕고 미국과 중국의 세계전략을 비교했다. 마지막인 4부 결론에서는 중심주의와 패권이라는 키워드로 중국의 현대가 갖는 의미와 한계를 짚고, 중국의 현대가 모색하는 방향을 비판적 시각으로 진단한다. 민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