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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뭐 봐요- 소소한 공감, 콩닥콩닥 설렘…비 올 땐 만화가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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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 기자들이 취향껏 보고 듣고 즐긴 뒤 가볍게 추천하는 문화 콘텐츠. 인스타그램 스타 조구만 스튜디오의 첫 번째 책으로,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만화 에세이와 야구로맨스 만화의 ‘지존’ 아다치 미츠루 최신작, 그리고 방구석 여행자들이 환장할 음식기행 프로그램을 가져왔다.


★‘우리는 조구만 존재야’(조구만스튜디오 글·그림, 더퀘스트)

‘우리는 조구만 존재야’의 브라키오.
‘토독토독-.’ 비 오는 날 바다에서 헤엄치면 빗방울이 물 표면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린다. 그럴 때 브라키오사우루스(이하 ‘브라키오’)는 자신이 튀겨지고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 마치 노릇노릇하고 바삭바삭한 새우튀김처럼! ‘이왕이면 가장 맛있는 튀김이면 좋겠다’는 엉뚱한 상상력은 피식 웃음을 자아낸다.

‘우리는 조구만 존재야’는 지구에 살고 있는 300만 살 초식 공룡 브라키오의 일상 에세이다. 삐뚤빼뚤 대충 그린 듯하지만, 귀엽고 사랑스러운 브라키오가 매력적이다. 누구라도 보자마자 ‘앓이’에 빠질 수밖에 없는 강력한 캐릭터다.

책은 한 번 손에 쥐면 금방 읽어낼 수 있는 만화 형식으로 침대나 소파에서 온몸의 힘을 빼고 ‘슬렁슬렁’ 넘겨 보기에 좋지만(저자가 직접 밝힌 ‘이 책을 읽는 방법’), 메시지까지 가벼운 건 아니다. 브라키오가 일상에서 겪은 여러 에피소드는 개인을 비롯해 주변과의 관계, 인생 전반까지 생각해보게 한다. 타인에게 ‘나의 시간’을 존중받지 못해 속상했던 일, 존재만으로도 안도감을 느끼게 하는 소중한 사람들 등 공감 가는 이야기가 많다.

브라키오는 ‘우주 먼지’처럼 생각했던 자기 자신을 반짝이는 ‘별 가루’로 바꿔 부르며, 스스로의 삶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데에도 탁월하다. “우리는 조구만 존재야. 조구맣지만 안 중요하단 건 아냐!” 지금 위로가 필요한 모두에게 브라키오와의 만남을 추천한다. 민경진 기자


★아다치 미츠루의 단행본 만화 ‘MIX’

‘MIX’ 단행본. 신귀영 기자 표지 그림은 ⓒ2012 Mitsuru ADACHI/SHOGAKUKAN
‘하지만 미안해 이 넓은 가슴에 묻혀 다른 누구를 생각했었어’라는 가사의 델리스파이스 ‘고백’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쿵쾅댄다거나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이우정 작가가 숨겨놓은 모종의 오마주를 집요하게 찾으려 한다면 당신은 분명 일본 만화가 아다치 미츠루의 팬이다.

그의 만화 ‘H2’(1992~1999)는 히로, 히데오라는 두 남주와 히카리, 하루카라는 두 여주의 얽히고설킨 사랑이야기다. 불과 1년 반 뒤 그녀를 사랑하게 될 줄도 모르고 가장 친한 친구에게 여사친 히카리를 소개시켜준 중학생 히로와, 한 발 늦게 히로를 좋아하게 된 히카리의 ‘한 번도 표현 못 한’ 사랑이 멜로의 중심. 그리고 멜로만큼이나 중요한 건 ‘고시엔’(甲子園 ·야구장)으로 대표되는 일본 고교야구 스토리다.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는 야구물과 로맨스물 중 어느 쪽으로 분류해야 할 지 고민스러울 정도로 이 두 요소의 중요도가 완벽히 반반이다.

여전히 감성적이고 감각적인 만화를 그리는 이 만화가는 올해로 데뷔 42년째를 맞아 70세가 됐다. 단행본으로 17권째 국내출판된 ‘MIX’(대원미디어·2012~)는 현재진행형인 작품이며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돼 넷플릭스에 시즌1이 올라 있다.

“또 남자 형제 야구하는 얘기야?” 자기복제 같은 설정에 툴툴대보는 것도 다 애정표현. 소장본을 사두고 여름마다 그의 만화를 집어 읽게되는 건 매년 여름 절정을 맞이하는 고시엔에서, 지칠 줄 모르고 흘리는 소년들의 땀방울에 매혹됐기 때문이다. 신귀영 기자


★넷플릭스‘필이 좋은 여행, 한입만’

넷플릭스 ‘필이 좋은 여행, 한입만’에서 에릭남이 출연한 시즌3 장면. 넷플릭스 제공
미국의 유명 시트콤 제작자이자 작가인 필립 로즌솔이 세계 여러 지역을 방문해 그곳의 음식을 맛본다. 흔한 먹방과 여행을 섞은 콘셉트의 미국 TV 프로그램으로만 치부하기엔 ‘필’의 매력이 아깝다.

필은 파인 레스토랑이든 길거리 음식이든 가리지 않는다. 믿을 만한 사람이 추천한 음식이라면 어디든 가서 맛본다. 빼는 일도 없고 편견도 없이 자신이 방문한 곳의 맛과 분위기에 푹 빠진다. 현지 음식을 맛보지 않는 게 진짜 여행이라고 할 수 있을까. 여행지의 문화와 분위기, 풍광을 보여주고 마지막에 음식으로 매력을 폭발시킨다. 자신이 먹어보고 맛있는 건 즉석에서 다른 테이블 손님과 나누기도 하고 같이 프로그램을 만드는 이들에게도 먹어보라고 권한다. 친화력이 좋은 귀여운 아저씨와 함께 여행을 다니면서 미식을 즐기는 듯한 기분이다. 현재 시즌 4까지 나와있다. 시즌 3에선 서울에서 모델 아이린과 즉석떡볶이를 맛보고 에릭남과 치맥을 즐기기도 했다.

시즌 4에선 싱가포르 편을 추천한다. 우리가 쉽게 접하지 못하는 음식들의 향연인데, 필은 먹으면서 연신 고개를 끄덕이고 만족감을 표시한다. 주인공인 음식이 최대한 돋보이도록 화면에 먹음직하게 잘 담아냈고 속도감 있으면서 세련된 편집으로 지루함도 없다. 갈 수만 있다면 당장 싱가포르행 비행기표를 끊고 싶게 만드는 에피소드다. 단, 밤 늦게 시청할 때는 배달어플은 멀리하시길. 화면 속 음식과 비슷한 것 뭐라도 주문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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