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섹션에 소개될 작품 총 23편
- 웨스 앤더슨·홍상수 등 7편 눈길
동시대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신작’을 소개하는 섹션이다. 올해 이 부문은 총 23편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7작품을 골라봤다.
 |
| 프렌치 디스패치 |
★프렌치 디스패치(웨스 앤더슨/미국)
20세기 초반 프랑스의 한 가상 도시에 있는 미국 잡지사 ‘프렌치 디스패치’에 관한 이야기다. 정신병원에 수감된 천재 예술가, 학생운동을 주도하는 청년, 어린아이 납치사건 등 잡지사가 기사로 다뤘던 3가지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웨스 앤더슨 감독 특유의 유머가 관객을 사로잡는다. 미국 주간지 ‘뉴요커’에서 영감을 얻은 감독은 뉴요커의 실제 기사를 일부 소재로 쓰기도 했다. 베네치오 델 토로, 틸다 스윈튼, 프란시스 맥도먼드, 레아 세이두, 티모시 샬라메 등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한다.
★디셉션(아르노 데플레생/프랑스)
미국 작가 필립 로스가 1990년에 발표한 동명 소설을 감독이 각색했다. 필립(드니 포달리데스)은 런던에 사는 유대계 미국인이자 50대의 기혼 남성 작가다. 그는 여러 여성에게서 창작의 영감을 얻곤 했는데, 최근에 만난 영국 연인(레아 세이두)과의 관계는 꽤 깊다. 풍자극과 멜로드라마를 오가는 불규칙한 리듬은 의도된 혼란이다. 후반부 ‘상상의 법정신’에서 감독은 필립을 완벽한 거짓말쟁이, 타고난 작가, 부도덕한 남자 등 어느 하나로 규정하지 않고 계속 저글링한다.
★괜찮아 잘 될거야(프랑수와 오종/프랑스)
 |
| 괜찮아 잘 될거야 |
엠마뉘엘 베르네임의 자전소설을 영화화했다. 여전히 젊은 감각을 유지하는 프랑수아 오종이 그 사이사이 선보이는 ‘성숙한 계열’의 작품이다. 죽음에 집착해온 그는 현대 부르주아 가정을 빌려 ‘어쩔 수 없이 마주해야 하는 노화와 죽음의 선택 및 절차’를 질문한다. 유럽 예술영화의 황금기를 장식했던 앙드레 뒤솔리에, 샤를롯 램플링, 한나 쉬귤라, 그리고 소피 마르소의 연기를 동시에 보는 건 관객에게 주어진 축복이다. “내 삶을 끝내게 도와줘, 듣고 있니?”라는 대사에 코끝이 찡해진다.
★히어로(아스가르 파르하디/이란·프랑스)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작. 아스가르 파르하디는 윤리적 딜레마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작가다. 사소하고 평범한 일상의 틈을 통해 인간의 실체를 보여준다. ‘히어로’는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2011)와 더불어 파르하디의 대표작으로 꼽힐 영화다. 주인공은 돈을 갚지 못해 감옥에 간 남자다.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가 우연히 금화가 든 가방을 줍고, 남자는 빚을 갚을 수 있다는 유혹에 흔들리지만 가방을 주인에게 돌려주기로 한다. 남자의 선행이 알려지고 영웅 대접을 받지만 곧 예상치 못한 불행이 닥친다.
★인트로덕션(홍상수/한국)
 |
| 인트로덕션 |
2021 베를린영화제 은곰상(각본상) 수상작. 1부에서 영호는 뭔가 중요한 일로 아버지의 한의원을 찾지만, 둘은 에피소드가 끝날 때까지 제대로 마주하지 못한다. 2부에서 주원은 유학지인 독일에 엄마와 막 도착했는데, 남자친구인 영호가 자신을 따라 독일에 왔다는 연락을 받는다. 3부에서 영호는 바닷가에서 엄마와 나이 든 연극배우가 식사하는 자리에 친구를 데리고 온다. 홍상수는 그 어느 때보다도 숏과 에피소드의 연결이나 상호작용에 힘을 들이지 않는다. 간결해 보이지만 실은 과격한 감독의 시도가 돋보인다.
★아헤드의 무릎(나다드 라피드/이스라엘·프랑스·독일)
맹렬한 속도로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오른 나다브 라피드의 신작. 팔레스타인 여성 아헤드의 영화를 준비 중인 감독 Y가 지방에서 열리는 상영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라피드 영화 속 남성이 종종 꺼내는 병영 이야기의 불안과, 한정된 주제로만 토론이 가능한 공공장소의 억압적 현실이 교차한다. 이스라엘을 ‘세계에서 가장 추악한 정부’로 규정하는 라피드는 예술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진실을 부정하는 권력에 날 선 비판을 가한다.
★신의 손(파울로 소렌티노/이탈리아)
 |
| 신의 손 |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신인배우상 수상작. 축구의 전설 마라도나가 SSC 나폴리단으로 이적할 것이라는 풍문으로 도시 전체는 술렁댄다. 첫사랑의 열병을 앓고 있는 파비에토는 평범한 집안의 둘째로, 내성적이고 감수성이 예민한 소년이면서 또래들처럼 축구광이다. 하지만 어느 날 거짓말처럼 찾아온 비극적 사건은 파비에토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그는 이제 가혹한 성년식을 치러야 한다. 소렌티노 감독이 데뷔작 ‘엑스트라 맨’(2001) 이후 20년 만에 고향인 나폴리로 돌아가 촬영한, 섬세하고 감명 깊은 자전적 영화다.
신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