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韓영화 흐름 담긴 파노라마 부문
- ‘낮과 달’ ‘태일이’ ‘뒤틀린 집’ 선정
- 작품성 우수 독립영화 비전 부문
- ‘한 끗’‘절해고도’ ‘모퉁이’ 등 출품
‘한국영화의 오늘’에서 파노라마는 동시대 한국영화의 역량과 흐름을 만끽할 수 있는 그해의 다양한 대표작 및 최신작을 선보이는 섹션이다. 비전은 뛰어난 작품성과 독창적 비전을 지닌 한국독립영화 최신작을 선보이는 부문으로, BIFF의 다양한 상이 수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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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일이 |
■파노라마
★낮과 달(이영아/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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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과 달 |
갑작스러운 사고로 남편을 잃은 민희는 남편의 고향인 제주도로 간다. 남편이 염원하던 집과 그에 관한 기억을 공유할 수 있는 이들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작가와 라이프가드 일을 병행하는 그녀에게 제주도는 안성맞춤인 듯하다. 다만 이웃에 사는 목하의 과거사를 알기 전까지는 말이다. 좋은 친구가 될 것 같던 목하와 마뜩잖은 사연들로 얽히면서 민희는 혼란스럽다. 그런데 아주 귀엽게 혼란스러워한다. 차분한 애도기로 채워질 줄 알았던 영화가 갑자기 이리저리 튀며 향방을 알 수 없게 만든다. 씁쓸하고도 해사한 순간들이 ‘낮과 달’을 가득 채우고 있다.
★태일이(홍준표/한국)
배를 곯는 여공들에게 풀빵을 사다 주던 보조 오빠이자 평화시장의 열악한 근로 환경을 차마 외면하지 못했던 재단사로 몸을 불사르며 근로기준법 사수를 외칠 수밖에 없었던 노동자 전태일. ‘태일이’는 열사 전태일을 새삼 추앙하는 대신 그의 사람됨과 숙명을 다룬다. 가난한 집안의 기둥이 되어야 했던 한 장남으로 시위하는 방법조차 모르는 동료들과 머리를 맞대 노동운동의 불씨를 틔울 수밖에 없었던 한 노동자로서의 생을 그린다. 동시에 영화는 전태일이 살았던 시대의 풍경과 인물들을 서정적인 화필로 그려낸다. 전태일 역 장동윤과 이소선 여사 역의 염혜란을 비롯하여 진선규, 박철민, 권해효 등이 목소리 출연했다.
★뒤틀린 집(강동헌/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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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틀린 집 |
새로 이사 온 집에서 일어나는 기괴한 사건을 담아낸 정통 하우스 호러다. 고즈넉한 외딴 집으로 이사 온 일가족은 첫날부터 악몽에 시달린다. 아내는 계속 창고에서 들리는 이상한 소리에 불안하지만 남편은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하지만 가족 구성원 각자의 악몽은 점점 심각해지고 급기야 망상과 현실을 구분하기 힘든 지경에 이른다. 한국판 ‘컨저링’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하우스 호러 장르의 장치들을 익숙하게 활용하는 이 영화에는 낯익으면서도 동시에 천천히 스며드는 섬뜩함이 있다. 오싹한 분위기를 차곡차곡 쌓아나가는 장면의 디테일과 더불어 서스펜스와 쇼크의 완급을 조절하는 솜씨가 돋보인다.
■비전
★한 끗(이우동/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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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끗 |
어두운 밤, 골목길에서 담배를 나눠 피우며 걷고 있는 두 남녀. 그들은 선후배 형사다. 이 밤에 둘의 사정은 조금 복잡하다. 그들은 지금 범인 검거 현장을 조작하려 한다. 범인은 이미 체포했지만 검거한 범인을 다시 데려와 방송국과 짜고 마치 지금 막 체포하는 양 조작된 방송을 내보내려는 것이다. 하지만 일은 계획대로 되지 않고 점점 더 꼬여만 간다. 영화는 내내 몇 개의 골목길과 허름한 건물 등 제한된 장소에서만 벌어진다. 감독은 이 안에 사건 사고를 재치 있게 밀어 넣어 긴장과 포화의 상태로 만든다.
★절해고도(김미영/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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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해고도 |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의 외딴섬’이라는 뜻을 지닌 제목은 삶의 표류와 고독, 혹은 미지를 담담한 자태로 그려내는 영화의 성찰적인 정서와 잘 어울린다. 이혼한 윤철은 조각가이지만 주로 인테리어 일을 하면서 생활을 유지한다. 그의 딸 지나는 아빠를 닮아 미술에 소질이 있지만 고등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며 문제아로 낙인찍힌다. 한편 윤철은 영지라는 매력적인 여인을 만나 늦은 나이에 사랑에 빠지게 된다. 신중한 연기, 유려한 구성과 촬영, 성숙한 자세 등으로 깊은 성찰의 시간을 경험케 한다.
★모퉁이(신선/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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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퉁이 |
영화과에 다니며 함께 공부했던 세 친구가 학창 시절에 자주 가던 학교 앞 식당에서 오랜만에 만나기로 한다. 하지만 약속했던 친구 중 한 명은 오지 않고, 길모퉁이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된 다른 친구 하나가 합석하게 된다. 그런데 세 사람 사이에 불편한 기류가 역력하다. 과거 이들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앞으로는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오늘 밤 이 허름한 식당과 길목은 하나의 블랙홀이 된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어떤 것들이 이들의 하룻밤 안으로 빨려 들어온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