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마스크에 가려진 홍콩 시위대, 그들의 투쟁 이유 알리고 싶었죠”

‘페이스리스’ 제니퍼 응고 감독

  •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
  •  |   입력 : 2021-10-13 19:54:33
  •  |   본지 1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본지와 단독 서면 인터뷰 가져
- “홍콩 민주화시위 트라우마 여전
- 영화가 역사의 ‘목격자’ 됐으면”

“홍콩인들은 지금도 트라우마를 겪으며, 불안정한 정치 상황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영화 ‘페이스리스(Faceless)’를 통해 관객들이 마스크에 가려졌던 시위자들을 만나고, 그들과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영화 ‘페이스리스’ 스틸컷. 감독 제공
2019년 홍콩 민주화시위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페이스리스’가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와이드앵글 섹션에 초청됐다. 영화를 연출한 제니퍼 응고 감독은 본지와의 단독 서면 인터뷰에서 “BIFF에서 한국 관객과 영화를 공유하게 돼 영광”이라며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상영하는데 반향을 일으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안전상의 이유로 응고 감독의 얼굴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페이스리스’의 소재가 된 홍콩 민주화시위는 범죄 용의자를 중국 대만 등으로 송환할 수 있게 하는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개정 과정에서 촉발됐다. 송환법이 반중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탄압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200만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반대 시위가 일어났고, 홍콩의 자유와 권리를 요구하는 민주화운동으로까지 나아갔다. 거센 반대 여론에 송환법은 철회됐으나 중국 정부가 질서회복 명목으로 지난해 7월 ‘홍콩 국가보안법’을 시행하면서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응고 감독은 “국가보안법은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홍콩인의 안전을 위태롭게 했다”며 “민주 진영 정치인과 활동가도 많이 체포됐다”고 상황을 전했다.

‘페이스리스’는 이처럼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를 정면으로 다룬다. 응고 감독은 “지금 일어난 일을 미래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이 다큐멘터리가 사람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통로이자 하나의 ‘목격자’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홍콩 민주화시위는 세대를 아울렀지만 카메라는 특히 학생, 경찰관 아버지를 둔 딸, 예술인 등 청년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응고 감독은 “많은 젊은이가 시위의 최전방에 섰다”며 “뉴스에서는 그저 ‘얼굴 없는’ 집단이었지만 마스크 뒤에 가려진 그들이 누구인지, 투쟁의 이유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촬영 때 가장 기억나는 장면으로는 2019년 11월 폴리텍대학 시위를 떠올렸다. 경찰이 학교를 포위하고 시위대 해산을 시도하면서 격렬한 대치가 벌어진 사건으로, 당시 부상자도 속출했다. 응고 감독은 “인터뷰이들이 다칠까 봐 걱정했다”며 “감정적으로 무너지는 학생을 지켜보는 게 힘들었고, 편집하면서도 여러 번 울었다”고 회상했다.

엄혹한 홍콩의 현실은 영화 제목에도 상징적으로 담아냈다. “인터뷰이들의 신원이 밝혀지면 체포될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모든 인물이 마스크를 쓰고 ‘얼굴 없이’ 나온다는 점에서 영화 제목을 지었는데, 한편으로는 시위 운동의 성격을 드러내기도 해요. 시위자들은 연대와 단결의 상징으로 마스크를 썼고, 익명 속에서도 협력의 힘을 믿었습니다.”

러닝타임 내내 긴박하게 흐르는 영화는 같은 세상이라곤 믿기 어려울 만큼 ‘평온한’ 홍콩의 일상을 비추며 막을 내린다. 응고 감독은 “세계에 홍콩이 어떤 곳인지, 시위자들이 보호하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려 했다”며 “영화를 본 관객들이 집으로 돌아가서도 홍콩에 대한 뉴스를 찾아보고, 관심 가져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민경진 기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4. 4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5. 5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6. 6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7. 7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8. 8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9. 9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10. 106일 개막 BIFF도 ‘암살자(들)’ 후폭풍…레드카펫·무대 행사 줄취소
  1. 1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2. 2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3. 3국힘, 장외집회로 정부·여당 압박…민주 “張, 북치고 고함만”(종합)
  4. 4[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5. 5'좌아하게'? 다시 논란 부른 이 대통령 SNS 정치
  6. 6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7. 7[속보]민주당, 국힘 집회에 “극우 유튜버들 박수 세례에 중독된 장동혁”
  8. 8與 “조희대, 국감 출석 불응 의사…불출석은 국회법 위반”
  9. 9'광대극' 조소 이어 미사일로 응답한 北. 좁아진 청와대 입지
  10. 10영화 '암살자(들)' 논란 속 장동혁, 고(故) 육영수 생가 방문
  1. 1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2. 2‘직원용 시스템’ 등 빈틈 공격…現 보안체계론 AI해킹 무방비
  3. 351억 예상 임대수입 다시 계산하니 29억? 사업성 검증 논란
  4. 4부산의 혁신 기업들, 지역발전 동맹 결성
  5. 5CU ‘리센느 빵’ 보름만에 60만 개 판매
  6. 6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7. 7나들이객 마음에 쏘~옥…유통가 의류·와인 행사 가을대전
  8. 8해운대 노을 보면서 명상…파라다이스호텔 오션힐링
  9. 9부산銀, 산업 전문성 더해 지역기업 금융 강화
  10. 10“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4. 4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5일
  6. 6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7. 7기장 병산저수지 때 아닌 녹조…악취 진동
  8. 8[한 손 뉴스] 1400년 역사 동래온천지구…전국 네 번째 온천도시 지정
  9. 9돔 최상층 ‘스카이홀’ 길이 600m 컨벤션 場
  10. 10‘경력 부풀리기’ 의혹 울산교육감 무혐의
  1. 1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2. 2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3. 3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4. 4“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5. 5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6. 6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7. 7‘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8. 8[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9. 9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10. 10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세연-Find Your Brave
박자현-꾸지 않는 꿈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5일 (음 8월 25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조선 중기 문신 택당 이식이 가을의 찬 기운을 읊은 시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