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성인의 가장 대표적이고 대중적인 레저 활동은 술자리다. 몸에 안 좋고 쓰기만 한 술을 왜들 그리 마셔대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자주 해왔다. 주로 술자리에서 그런 생각을 한다. 그럴 땐 답답한 마음에 또 한잔 마신다. 짐작건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위로는 휴전선으로 막혀있으며 그나마도 70%가 산악 지대라니, 가장 간편하게 택할 수 있는 레저 활동이 우선 술자리일 것이다.
얼마 전 건강검진 결과를 확인하러 병원에 갔더니, 딱히 노력하지도 않았는데 간 치수가 많이 좋아졌다는 얘길 들었다. 결국 지긋지긋한 코로나 덕분인가? 어쩐지 부당하고 부질없이 건강해진 것 같은 묘한 상황에서 발견한 것이 넷플릭스가 제작한 음주토크쇼 ‘백스피릿’이다. 여기저기서 하도 많이 봐서 이젠 동네 형님 같은 백종원이 힙합뮤지션 배우 스포츠스타 인기 예능PD 같은 대중문화계 셀럽과 마주 앉아 술잔을 기울이며 술자리가 원래 그러하듯 가벼운 농담부터 속 깊은 얘기를 나누는 예능이다.
넷플릭스 제작 K 드라마와 영화가 세계적으로 인기몰이를 하는데, 예능 쪽은 성공 케이스가 없었다. 야심 차게 시도한 스탠딩 코미디들은 생소했고, 국민 MC 유재석이 중심으로 나선 ‘범인은 바로 너’ 조차 별 반향이 없었다. 과연 ‘백스피릿’은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하지만, 때마침 방구석에서 사회적 거리를 지키고 있는 나에겐 흥미진진했다. 특히 영화배우 한지민과 함께 부산 청사포에서 조개구이에 소주를 마시는 2편은 만족스럽기 짝이 없는 가상 체험이었다.
틈틈이 끼어드는 뮤직비디오나 CF를 연상할 정도로 과도하게 현란한 연출은 처음엔 당황스럽기까지 했지만, 익숙해질수록 어디까지 가나 보자 점점 기대하게 된다. 조개구이와 소주, 통닭과 생맥주 등 익숙한 조합부터 젊은이에게 새 트렌드로 각광받는 여러 지역 막걸리와 다양한 우리나라 전통주, 전통주로 만든 칵테일을 소개하는 백종원에게서 힙스터의 면모를 발견한다.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재료와 제조방식으로 만들어진 우리 술들이 이토록 생소한 건 어쩐지 부끄러운 일인 것 같다. 기회 닿는 대로 열심히 찾아다니며 경험하고 보란 듯이 아는 척해야지 다짐했다. 이 땅 모든 술꾼에게 추천하는 바이다.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