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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뭐 봐요- 김은희·전지현 만났는데…중구난방 스토리, 산으로 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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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 기자들이 취향껏 보고 듣고 즐긴 뒤 가볍게 추천하는 문화 콘텐츠. 김은희 전지현 주지훈이라는 이름만으로 안방을 들썩이게 한 드라마 ‘지리산’, 가을만 되면 다시 보고 싶은 영화 ‘만추’, 그리고 신예 장애 예술인들이 펼치는 전시 ‘플레이리스트’를 깊어가는 가을에 추천한다.


★tvN 드라마 ‘지리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으로 더욱 이름을 높인 김은희 작가와 ‘미스터 션샤인’ ‘스위트홈’으로 연타석 홈런을 날린 이응복 연출이 만난 작품이라 시작 전부터 업계와 시청자의 기대가 대단했다. 그런데 지난주까지 2회 분 상황은 기대에 못 미친다. 첫회는 어색한 CG로 빈축을 사더니 2회는 자연스럽지 못하고 튀는 편집으로 이야기 몰입을 방해했다. 베테랑끼리 만났는데 대체 무슨 일인지 궁금한 지경이다. 그나마 기대할 것은 김은희 작가의 작품은 대부분 뒤로 갈수록 이야기가 쌓여 힘을 발휘한다는 점이라 호흡을 고르고 기다려 볼 가치는 있다는 점이다.
서이강 (전지현)과 강현조(주지훈)가 국립공원의 조난자를 구출하는 레인저로 출연하는 tvN 드라마 ‘지리산’은 2회 밖에 방영되지 않았음에도 김은희 작가와 이응복 감독의 만남으로 큰 관심을 끌었다. 에이스토리 제공
지리산이라는 소재를 다양하게 변주해 내는 솜씨는 신선하다. 지리산에서 조난자를 구조하는 국립공원 레인저들의 다양하게 맞닥뜨리는 상황을 담아내려한 의도는 좋았다. 조난당한 아버지를 찾는다는 아들이 사실은 소나무를 불법반출하려는 사기꾼에 살인범이었다는 이야기나 폭우로 가족을 잃은 이들의 아픔과 이강(전지현)의 가족사를 알려주는 이야기는 나무랄 데 없다. 그래도 아직은 스토리가 중구난방에 이벤트 나열식이라 집중도가 떨어진다. 이강의 파트너였던 현조(주지훈)가 병원에 있는데도 둘만 아는 표지가 산에 자꾸 등장해 스릴러나 미스터리 느낌까지 풍기고 있어 종잡을 수 없는 상태다. ‘그러면 그렇지’라는 감탄사를 불러올지 ‘뭐하는 거지?’라는 의문사를 불러올지는 시간이 좀 지나봐야 알 수 있겠지만 우선은 후반기 기대작이니 인내심을 더 발휘해볼 가치는 있다. 최영지 기자


★영화 ‘만추’(2010)

- 늦가을 낙엽 떨어지듯 찰나의 사랑

‘가을을 탄다’는 말은 그 자체로 싱숭생숭하다. 단풍 들고 낙엽 지는 이 아름다운 찰나의 계절이 호르몬의 조화를 부리는 동안은 그 핑계로 센티멘털해지고 싶기도 하다. 이맘때면 꼭 열 번도 더 본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첨밀밀’ ‘노팅힐’같은 가을 분위기 물씬 나는 영화들을 다시 보곤 하는데, 이 중 딱 하나만 고르라고 한다면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김태용 감독의 ‘만추’(2010)를 꼽겠다.
가을이 되면 습관처럼 다시 보게 되는 영화 김태용 감독의 ‘만추’.
이만희 감독의 1996년 작품을 리메이크한 이 영화는 어머니의 부고를 받고 3일간 외출 나온 모범수 애나(탕웨이)의 무표정으로 시작된다. 7년만에 집에 온 그녀를 어색하게 대하는 가족도 힘들고 사흘의 자유조차 구속이라고 느껴질 때 한 남자와 마주친다. 버스 안에서 그녀에게 차비를 빌린 훈(현빈)이다. 누군가로부터 쫓기는 남자. 도통 믿을 만한 구석 없이 건들건들한 훈은 나른하게, 그러나 집요하게 애나의 마음을 파고든다. 낙엽이 흩날리는 쓸쓸하고 아름다운 시애틀 풍경 속에서 남녀는 하루와 반나절을 함께 보내고, 아무도 이해하려 하지 않았던 애나의 고통을 훈이 알아차리면서 애나의 무감동한 얼굴에는 혼란과 설렘이 번진다. 애나를 배웅하는 길, 훈은 뜨거운 입맞춤과 함께 믿기 힘든 재회를 약속한다. 중국판 뮤직비디오에는 차창을 스치는 가을 풍경을 애나가 덧없이 바라보는 장면에서 탕웨이가 직접 부르는 노래 ‘만추(晩秋)’가 흘러나온다. 노래보다는 읊조림이나 탄식처럼 들린다. 신귀영 기자


★온그루 기획 전시 ‘Playlist’

- 투박한 아름다움… 예술엔 장애 없어요

지난해 부산 수영고가도로 밑 비콘그라운드에 문을 연 ‘온그루’(장애 예술인 창작공간 )의 기획전. 발달장애, 지체장애가 있는 예술인들에게 전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자리다. 초청 작가는 8명. 전시 기간 김남석 김수민 손영일 황하윤 김동준 안태상 조태성 주상호 작가의 작품을 두 차례에 나눠 선보인다.

김남석 작가의 ‘자화상’. 온그루 제공
오는 28일까지는 김남석 김수민 손영일 황하윤 작가 4명의 작품을 소개한다. 그중 김남석 작가는 주로 자신의 경험을 재구성해 상상의 인물을 그려낸다. ‘김남석 머릿속’을 비롯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흐릿해지는 기억의 세계를 거친 붓 터치로 표현한 작품들은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황하윤 작가는 그림과 시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며 세상과 소통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상에서 경험한 일, 노랫말에서 영감을 얻어 구현한 그림들로 관람객과 만난다. 아울러 인쇄업에 종사한 적 있는 손영일 작가는 맑은 색감의 수채화 작품을, 김수민 작가는 드로잉과 콜라주 작업물을 소개한다.

제한된 환경 속에서도 끊임없이 상상하고 시도하는 작가들의 작품은 조금 투박할지라도, 아름답게 느껴진다. 예술을 통해 장애-비장애의 간극을 좁히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자리란 점에서도 뜻깊다. 비콘그라운드에 가게 된다면, 전시장에 들러 ‘새로운 예술가’들을 만나보는 건 어떨까. 2차 전시 오는 30일~다음 달 12일.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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