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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뭐 봐요- 근육질 야쿠자의 ‘병맛’ 주부 생활…배꼽 잡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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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 기자들이 취향껏 보고 듣고 즐긴 뒤 가볍게 추천하는 문화 콘텐츠. 장인급 살림실력을 자랑하는 전직 야쿠자의 일상을 다룬 애니메이션, 배우 이영애가 경찰출신 보험조사관으로 분해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의 드라마, 아트소향에서 열리는 3인3색 미술전시회를 보고 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극주부도’. 프로 주부가 된 전직 야쿠자의 일상을 다뤘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극주부도(極主婦道)’

전설의 야쿠자가 있다. 조직 하나를 혼자 궤멸시킬 만큼 무시무시한 타츠. 문신이 휘감은 온몸은 근육질. 낮게 깔린 목소리로 “어이~” 부르면 상대의 머리카락은 쭈뼛 선다. 색안경 너머 번뜩이는 눈빛은 살벌하고 걷어붙인 팔뚝에는 힘줄이 울끈불끈. 그러나 그 손에 든 칼을 쓰윽 들어 탕탕 내리치는 건 ‘갖은 채소’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극주부도’는 어둠의 세계를 버리고 주부가 된 전직 야쿠자의 일상을 다룬다. 타츠는 출근하는 아내보다 먼저 일어나 예쁜 캐릭터가 그려진 앞치마를 두른 뒤 아침밥을 차리고 정성 가득 담긴 도시락을 싼다. 빨래와 청소를 하고 동네 아주머니들과 운동을 하러 나선다. 마트에서 세일이라도 하는 날에는 몸싸움을 벌여 반찬거리를 쟁취하고 주민모임에도 빠지지 않는다. “오늘은 집안일 좀 쉬라”는 아내의 권유에 밥 하는 대신 간편식을 활용하는 등의 편법을 부린 뒤 거대한 음모라도 꾸민 듯 ‘흐흐흐흐흐’ 음산하게 웃는다. 맛집에서 주문한 음식이 나오면 무서운 표정으로 폰을 꺼내 찰칵찰칵 인증샷을 찍는다. 예쁘고 다정하지만 일면 타츠보다 더 과격한 디자이너 아내, 부하를 부양하는 생활인으로 변모해 다양한 알바직을 전전하는 과거 조직두목, 타츠를 흠모하는 야쿠자 지망생이었는데 어쩌다보니 타츠의 살림기술을 배우게 된 제자 등 반전 있는 캐릭터에 배꼽 잡는다. 아무 생각 없이 큭큭큭 웃고 싶을 때, 마구 귀여운 게 보고 싶을 때 추천. 아, ‘병맛’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비추천이다. 신귀영 기자 kys@kookje.co.kr


★JTBC 드라마 ‘구경이’

- 망가져도 모델같은 이영애, 어이할꼬

키이스트, 그룹에이트, JTBC스튜디오 제공
브라운관에서 배우 이영애를 만난 건 4년 전 SBS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가 마지막이었다. 우아함과 아름다움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이영애가 며칠 머리도 감지 않고 집은 쓰레기통 처럼 해놓고 사는 캐릭터로 돌아왔다. 구경이는 경찰출신 보험조사관으로 온라인 게임과 맥주에 대한 애정이 굉장한 인물이다. 세상 무기력하다가도 맥주 한 모금이면 온갖 추리가 가능한 엘리트가 된다. 그야말로 괴짜인데 그런 캐릭터와 해사하고 맑은 얼굴의 이영애는 아무래도 거리가 있어 보인다. 건강과는 거리가 먼 듯한 생활을 하지만 피부는 화장품 모델 뺨치게 잘 정돈돼 있다면 현실성이 너무 없지 않은가. 캐릭터와 이영애 간의 싱크로는 앞으로도 좀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지만 이야기 전개나 음악, 편집은 속도감 있고 발랄해 기대해 볼 만하다. 보험 조사관이지만 탐정이나 경찰이라고 해도 손색없는 그녀는 일할 때 만큼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촌스럽게 화사한 등산복을 입고 동네 토박이를 슬쩍 구슬려 궁금한 것을 이것저것 물어보는 장면이나 몰래 남의 집 우편물을 가져다 보는 장면을 보면 거리낄 것 없이 직진하는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난다. 하지만 그녀에겐 남편을 죽게 했다는 오해가 덧씌워져 있고 케이라는 악당의 끈질긴 시선도 따라 다닌다. 사이코패스로 보이는 케이의 수상한 생활과 더불어 구경이의 비상한 머리와 사건을 풀어가는 추리력이 흥미로워서 연속 시청에는 무리가 없다. 게다가 메인 캐릭터와 그에 대항하는 빌런 모두가 여성이라는 점도 색다르다. 최영지 기자


★아트소향 전시 ‘Under the skin’

- 양손은 서로 다른 그림을 그린다…3인 3색 무의식 유영

문정 작가의 ‘날씨 종일 맑음’과 유재연 작가의 ‘Dandelion Picker’. 아트소향 제공
‘무의식’이란 주제를 관통하는 윤상윤 문정 유재연 작가 3인전. 세 작가 모두 부산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양손 작업이 가능한 윤상윤 작가의 작품은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 오른손과 왼손으로 각각 작업한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데, 한 사람의 것으로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결이 다르다. 오른손 그림이 사실적인 묘사, 수십 번의 채색을 특징으로 한 클래식한 유화페인팅이라면 왼손 그림은 본능적이고, 돌발적인 느낌의 드로잉에 가깝다.

문정 작가는 시의 단어, 도시 건물 등 영감을 준 사물들을 기본 형태로 바라보고 다시 평면에서 결합하는 작업을 해왔다. 그래서 언뜻 추상화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추상을 어떻게 구상화하느냐’의 문제에서 출발한다. 큐레이터의 말을 빌리자면 문 작가의 작품은 ‘하나하나를 보았을 땐 그 의미도, 형태도 흐릿하지만 모든 사물이 그림 안에서 하나로 포근하게 어우러지며 건네는 이야기가 아름다움의 결정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팬층도 보유한 유재연 작가는 회화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밤의 감수성’을 그린다. 유 작가에게 밤은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하고, 현실에서 벗어난 듯한 기분을 불러일으키는 시간이다.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며 ‘고립과 자유’ ‘현실과 환상’에 더욱 천착하게 됐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지만 작가 특유의 위트를 더해 흥미롭게 풀어낸 작품들이 돋보인다. 전시 오는 20일까지. 민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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