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문밖에다
선물 하나 두고 갔다
눈 익은 마대 속에
환히 웃는 고향 햅쌀
그 곁에
관절 앓으신
어머니가
계셨다
농가월령가는 찬 서리가 내리기 시작한다는 상강을 전후로 이른 봄부터 땀 흘려 가꾼 알곡들을 수확하여 갈무리하기에 바빠지는 시기라지요. 이 시기에는 “부지깽이도 덤빈다”는 옛 속담이 생각납니다. 농촌 인구가 줄어들면서 늙으신 부모님들은 농사일이 얼마나 버거우실까요? “띵동!” 하고 두고 가는 택배 선물이 바로 고향 어머니가 보내신 윤기 좌르르 흐르는 햅쌀입니다. 눈에 익은 마대는 해마다 보내주시는 곡식인가 봅니다. 관절을 앓으시면서도 객지에 있는 자식들과 나눠 먹을 생각에 어머니는 세상 끝날까지 땅을 그저 놀려두지 않으실 것입니다. 김임순 시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