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촬영소 미적 17년째 핑계…예산 없다면서 서울사옥(시세 200억 추정) 안 팔아

영진위 ‘벼랑 끝 전술’ 억지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부산촬영소 건립 지연 市 때문?

- 市, 실시협약 변경 실무만 8차례
- 영진위가 되레 문구 조율로 지체
- 기장군 조례 개정하며 요구 수용

# 후반시설 불필요·돈 없어 못 지어?

- 독립영화 제작 수요·경쟁력 외면
- 영진위 "인건비 등 340억 초과"
- 영화아카데미 매각 등 의지 필요
- 소극적인 문체부 태도도 문제

영화진흥위원회가 남양주종합촬영소 부산 이전 작업을 예산 부족 이유로 규모를 40% 줄이고 핵심 시설도 제외하려는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영진위는 그동안 ‘영화계 반대가 심하다’ ‘남양주촬영소가 팔리지 않는다’ ‘임대 부지에는 못 짓는다’ ‘촬영소를 쪼개어 짓자’ 는 등의 이유를 대며 17년간 이전 작업을 미뤄왔다.
1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진흥위원회 모습. 정옥재 김종진 기자
■ 건립 지연 누구 탓

부산촬영소 건립은 2005년 참여정부 때 시작된 혁신도시 건설사업이다. 영진위 본사, 한국영화아카데미, 남양주종합촬영소를 부산으로 일괄 이전하는 것이다. 결정 11년 만인 2016년 6월 부산시-기장군-문화체육관광부-영진위는 기장군 도예촌 부지에 촬영소를 건립하기로 실시 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영진위는 협약 체결 이후 3년 이상 미적대다가 2019년 3월 “임대 부지는 불안정해 후반 작업 시설, 스튜디오 등을 지을 수 없다”고 버텼다. 시와 영진위는 2019년 3월부터 10월까지 실시협약 변경을 위한 실무협의를 8차례 벌였다. 시 관계자는 “영진위가 문구 조율 과정에서도 영진위 9인 위원회를 열어야 확답을 줄 수 있다고 하면서 많이 지체됐다”고 설명했다.

영진위는 기장군 부지에 대해 ▷무상 사용 갱신 의무화 ▷영진위의 매수 청구권 신설 ▷부지 매각 근거 신설 등을 요구했고 기장군과 군의회는 조례를 개정하면서까지 이를 수용했다. 시 관계자는 “2016년에 설계와 착공에 들어갔다면 벌써 지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영진위는 “부산시와의 협의가 어려워 건립이 지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진위는 17년 만에 처음으로 부산촬영소 내 핵심 인프라인 후반 작업 시설(편집·색 보정·녹음·컴퓨터 그래픽 등)에 대해 불필요하다고 밝혔다. 수도권에서 후반 작업을 하면 된다는 게 이유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부산촬영소에 후반 작업시설이 없으면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뒤 별도의 후반 작업시설을 구해야 한다. 후반 작업은 작품의 질을 결정하므로 품질이 중요하고 제작사에는 선택권을 줘야 한다.

수도권 대형 제작사는 사설 업체에 후반 작업을 맡기면 되지만 1년에 100편이 넘게 제작되는 장편 독립영화를 만드는 제작사에는 영진위가 제대로 된 종합촬영소를 만들어 후반 작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촬영소 후반 작업시설에 근무하려는 인력을 키우면 영진위 부산 이전 취지와 지역 영화산업이 상생하는 구조가 구축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수도권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 부산을 중심에 놓고 동북아 제작사 유치 측면에서 특화된 후반 작업 수요도 고려해야 한다. 사설 업체에서 구축하지 않은 인프라를 만들어 특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뜻이다. 후반 시설이 없는 부산촬영소가 건설되면 대전 전주 수도권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

■ 예산은 왜 모자라나

영화진흥위원회 소유 건물인 서울 마포구 서교동 사옥. 정옥재 김종진 기자
영진위는 인건비, 철근 자재비 등이 올라 예산을 초과했다고 항변한다. 영진위가 밝힌 초과 예산은 340억 원(부산촬영소 건립 예산 660억 원, 추정 건립비 약 1000억 원)이다. 공공기관 이전은 종전 부지를 매각하고 매각 대금으로 이뤄진다. 이전 기관으로 지정될 당시 영진위는 서울에 본사 사옥과 한국영화아카데미 사옥, 남양주종합촬영소를 가지고 있었다. 이 세 곳 부지와 건물을 매각한 자금으로 부산에 일괄 이전해야 한다. 그러나 남양주촬영소는 보존 지역이어서 매각이 10년 이상 늦춰졌고 영진위는 본사 사옥을 매각하고 2013년 부산으로 옮겼다.

하지만 정부와 영진위는 서울 마포구 서교동 한국영화아카데미 사옥을 매각하지 않은 채 한국영화아카데미를 부산으로 옮긴다. 부산 수영구에 있는 부산시 시설에 저렴한 가격으로 임대하고 리모델링하는 데 37억 원을 지출했다. 이 과정에서 영진위가 서울 한국영화아카데미 사옥을 잔류시킨 것이다. 이 사옥은 현재 토지 공시가격은 120억 원가량(817.2㎡)이고 현 시세는 175억~2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영진위가 부산촬영소 건립 예산이 부족하다고 주장하는 배경에는 한국영화아카데미 사옥의 서울 잔류, 건립 지연이 자리 잡고 있다.

영진위는 남양주종합촬영소 부산 이전 변경 계획을 정부로부터 승인받자고 시에 제안했는데 오히려 변경해야 할 것은 서울 잔류 부동산을 매각해 부산촬영소 건립에 투입하는 일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동의대 김이석 영화학과 교수는 “무엇보다 영진위가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영진위 이전처럼 소속 직원이나 이해 관계자의 저항에 부딪혔던 공공기관 사례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경기 안산 → 부산 영도) 이전이다. 이전 작업이 지지부진하자 주무 부처인 해양수산부가 기획재정부를 설득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2015년 무렵 해수부는 해양과기원 본원을 먼저 이전한 뒤 종전 부지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이전 비용을 마련하고 기재부가 이자를 보전했다. 부산촬영소 건립에 소극적인 문체부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경기 안산시의 해양과기원 종전 부지는 최근 매각됐다.

정옥재 박지현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

부산촬영소 지연 과정 및 향후 일정

날짜

내용

2016년 6월

부산시 기장군 문체부 영진위, 촬영소 부지 무상제공 협약

2019년 1월

영진위, 부산 강서군에 촬영소 추진 검토

2019년 3월

영진위, 부산시 등에 촬영소 부지 매입권 요구

2019년 12월

부산시-기장군, 영진위에 부지 우선 매입권 부여

2020년 1월

영진위, 남양주촬영소 폐쇄 1년 만에 운영 재개

2020년 7월

영진위, 부산촬영소 기본설계 진행

2021년 6월

영진위, 부산촬영소 설계 중단

2021년 9월

영진위, 국토부에 부산촬영소 40% 축소 질의

2021년 11월

영진위 “부산시 때문에 조기 착공 불가능"

2021년 12월

영진위, 문체부에 촬영소 축소안 신청 및 국토부에 승인 신청

※자료 :영화진흥위원회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울산 경남 흐리고 밤부터 가끔 비
  2. 2[속보] 이 대통령, 유시민 겨냥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하다 독소조항 삭제 못해"
  3. 3우크라 “북한군 포로 한국행, 韓과 직접 대화…비밀이송은 이상했을 것”
  4. 4[속보] 靑, DMZ 지뢰 사고 조사 “철저히 규명할 것”
  5. 5[속보] 이 대통령, 임기 관련 "2030년 6월 2일 넘기는 일 절대 없어"
  6. 6집세 받는 미성년 집주인?…올해 20세 미만이 산 주택 115건
  7. 7귀성·귀경 행렬로 고속도로 정체…서울→부산 8시간 40분
  8. 8[속보] 靑 “우크라, ‘북한 포로 송환’ 발표 전 한국에 알렸다”
  9. 9조국 "조희대, 이 대통령 인정 안해" 장동혁 "조희대 탄핵하면 李 탄핵"
  10. 10세금 안 낸 '억대 유튜버' 작년만 총 17명…당국, 239억원 추징
  1. 1[속보] 이 대통령, 유시민 겨냥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하다 독소조항 삭제 못해"
  2. 2우크라 “북한군 포로 한국행, 韓과 직접 대화…비밀이송은 이상했을 것”
  3. 3[속보] 靑, DMZ 지뢰 사고 조사 “철저히 규명할 것”
  4. 4[속보] 이 대통령, 임기 관련 "2030년 6월 2일 넘기는 일 절대 없어"
  5. 5조국 "조희대, 이 대통령 인정 안해" 장동혁 "조희대 탄핵하면 李 탄핵"
  6. 6장동혁 “한동훈 ‘당원게시판’ 사건 수사 중…복당 언급 부적절”
  7. 7합참의장, DMZ 지뢰 폭발 부대 방문해 현장조사 준비 점검
  8. 8靑 "우크라 '北포로 송환' 발표 전 한국에 알려와" (종합)
  9. 9국힘, 지뢰 사고 조사 지연 비판... "보고 체계 공개" 촉구
  10. 10청와대 ‘검찰개혁 국민 속였다’ 유시민에 법적 대응 검토
  1. 1집세 받는 미성년 집주인?…올해 20세 미만이 산 주택 115건
  2. 2세금 안 낸 '억대 유튜버' 작년만 총 17명…당국, 239억원 추징
  3. 3[차호중의 재테크 칼럼] 통화량과 물가
  4. 4다대소각장 개발 다시 원점…부산시, 부지매각 해지 결정
  5. 5HJ重 올해 8척 ‘릴레이 수주’…대형선 경쟁력 입증
  6. 6북항 핫플만든 인싸 상어 '부캉이', "인기 덕 좀 봅시다" 마케팅 열풍
  7. 7가덕신공항 부지공사 기본설계 정부심의 통과
  8. 8[한 손 뉴스] 국산 전투기로 영공 수호…KF-21 공군 1호기 배치
  9. 9바리스타 심사위원이 만든 스페셜티
  10. 10홍지선호 국토부 출범 “公기관 2차이전 속도”(종합)
  1. 1부산 울산 경남 흐리고 밤부터 가끔 비
  2. 2귀성·귀경 행렬로 고속도로 정체…서울→부산 8시간 40분
  3. 3귀성·귀경길 정체 지속…부산→서울 8시간10분
  4. 4민형배 전남광주시장 “제주항공 유족 위해 특별팀 다시 꾸릴 것”
  5. 5호주 시드니 총격 사건 세 번째 용의자 체포…한국계 20대 남성
  6. 6추석 저녁 귀성길 정체 해소, 귀경길은 다소 혼잡
  7. 7'부캉이' 북항 놀러 왔다가 덜컥 정착?…부산 명예홍보대사 도전
  8. 8대구도 ‘돔 유치’ 참전…부산 부지·재원 서둘러야 국비 선점
  9. 9장기체류 ‘부캉이’ 연휴 뒤 외해로 유도할 듯(종합)
  10. 10수해 상처 여전한 거제, 전국서 ‘한가위 온정’
  1. 1[속보] ‘평균대 유망주’ 황서현,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금메달
  2. 2한국 여자 축구, 우즈벡에 6-3 승리로 준결승행
  3. 3류지현호, 일본에 0-5 영봉패
  4. 4[속보] 한국 3대3 남자 농구, 아시안게임 사상 첫 금메달
  5. 5이민성호, 베트남 4-0 완파하고 준결승 진출
  6. 63경기 1실점 철벽 마운드 韓, 조1위 슈퍼라운드행
  7. 7父 여홍철과 어깨 나란히…여서정, 8년 만에 도마 금메달
  8. 8여서정·안세영·우상혁…‘금빛낭보’ 기대
  9. 92전 전승 한국축구, 조 선두로 8강 진출
  10. 10송세라, 항저우 한 풀었다…AG 첫 ‘금빛찌르기’
박물관에서 꺼낸 바다
지볼트의 ‘일본’과 조선인들
최진숙의 유네스코 세계 유적지 이야기
붉은 요새, 그 절제 뒤 숨겨둔 보석같은 이슬람 건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정답 없는 가족의 기록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인간 빈자리 차지한 반려 로봇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세계유산 ‘한국의 갯벌’ 얼마나 알고 있나요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이소윤-sky above,river below,and birds between
김민정-도시의 숲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빨래 /심여혜
잡는 법 /김만옥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디세이’ 6주 연속 1위 질주, 역대 외화 관객 수 7위 올라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23일 (음 8월 13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22일 (음 8월 12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추석 때 사람들 만나 술 마시며 시 읊은 조선 중기 권벌
1740년 영조가 성균관 문묘서 석전 거행 때 남태회가 지은 시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