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 모든 것이 동시의 주인공
“며칠 전 경남 산청 고향집에 간 꿈을 꿨어요. 돌아가신 할아버지께서 벙글벙글 웃으며 제 손에 과자를 쥐어주셨는데, 한 개를 까서 입에 넣고 행복해하다가 잠이 깼어요. 그러고 꿈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최계락 문학상 수상 소식을 듣게 됐습니다. 하늘나라 천사구역 대장인 최계락 선생님이 저희 할아버지에게 좋은 일 있을 거라고 귀띔해주신 게 틀림없어요.”
| |  |
| 아동문학 부문 수상자 이수경 시인. 본인 제공 |
이수경 시인은 최계락 문학상 수상 소식을 접한 그날을 생생히 기억했다. 연락을 받은 그는 하늘을 향해 ‘최계락 선생님! 고맙습니다! 제 동시들과 함께 기뻐하는 모습 보이시지요?’라고 외쳤다고 한다.
“사실 상은 제가 받지만 진짜 주인공은 제 동시들이에요. 돌멩이 빗방울 돋을볕 보래구름 등 세상 모든 것이 동시의 주인공입니다. 그 모든 동무들과 일체화가 돼 동심을 빚지요. 동심은 빛을 지녔어요. 환하게 주위를 밝히죠. 앞으로도 그 동심을 동시로 빚겠습니다.”
등단 이후 최근 10년간은 그는 아이들의 글쓰기를 지도했다. “아이들이 저를 보면서 ‘꼭 어른이 되지 않아도 되겠다’는 것을 배웠대요. 그럼 전 ‘괜찮아, 너 답게 살면 돼’라고 얘기하죠. 저마다 자기만의 세상이 있는거니까요. 이번에 선정된 동시집 ‘괜찮아 너는 너야’도 이러한 얘기들이에요.”
도전할 때 에너지가 솟아난다는 그에게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최근에 들은 노래를 소개했다. “며칠 전 저에게 확 다가왔던 노래가 있었어요. ‘인생은 미완성’. 완성을 위한 목표는 없어요. 매 순간이 가장 중요한 날이죠. 그날그날 최선을 다하면서 동시를 쓸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러다 후배 작가가 도움을 요청한다면 힘 닿는 데까지 도와주고, 함께 성장하는 기회를 갖고 싶습니다.”
◇ 이수경 시인 자선시
<큰 꽃>
바닷가
할아버지 집 마당
동백꽃 향기를
흠흠 맡던
엄마 코에
노오랗게
꽃가루가 묻었어요.
꿀벌이
엄마를 보면
제일 큰
꽃인 줄 알거예요.
<약력> 1967년 경남 산청 출생. 2009년 조선일보신춘문예 동시 부문으로 등단. 산문집 ‘어른이 읽는 동화’ 동시집 ‘괜찮아, 너는 너야’ ‘너답게 너처럼’ ‘소원을 말해 봐’ 등 10권. 황금펜아동문학상, 대교눈높이아동문학상 한국안데르센상 한국불교아동문학상 수상.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