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26> 세계를 울리는 ‘K-신파’의 영향력

눈물 젖은 티슈 뭉치는 늘어만 가네

  • 방호정 작가
  •  |   입력 : 2021-12-01 18:48:49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어렸을 적, 가족들과 TV 앞에 모여 ‘특선방화’를 보며 함께 통곡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땐 한국영화를 ‘방화’라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는 아무래도 미취학 아동이던 동생까지 온 가족이 통곡한 기묘한 순간을 선사한 ‘미워도 다시 한 번’ ‘엄마 없는 하늘 아래’ 같은 이른바 신파 영화들이다.

한국영화가 툭하면 천만 관객이 터질 정도로 발전한 뒤로도 장르 구분 없이 신파 요소는 대부분 기본 값으로 설정됐다. 울려고 내가 왔단 말인가. 스트레스 풀려고 액션영화나 코미디를 골랐는데, 왜 항상 막판엔 뜨거운 감동의 눈물을 강요하나? 늘 못마땅했다. 허나 근성 있는 한국인들은 신파를 포기하지 않았고, 대신 더 디테일해졌고 교묘해졌다. 다행히 덜 억지스러워졌다. 최근 ‘오징어 게임’ (구슬치기 에피소드 편) ‘갯마을 차차차’ 등을 보며 통곡하는 모습이나, 눈물 젖은 티슈 뭉치를 인증하는 외국인들을 보며 의아해졌다. 좀 짠하긴 했지만, 통곡할 정도는 아닌데….

어쩌면 어릴 적부터 수없이 반복된 신파에 우리는 어느 정도 단련돼 있는지도 모른다. 해외 수많은 한국 영화·드라마 팬은 한국 영상 콘텐츠에 대해 유독 가족·친구의 끈끈한 우호적 관계를 표현하는 게 감동적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때마침 한국에서 나고 자란 나도 한국 드라마나 영화 속 가족을 보면 사실 ‘나만 빼고, 남들은 다 저렇게 살갑고, 심하게 정이 넘치도록 사는 걸까’ 의문이 든 적이 있다.

심지어 아카데미상 주요 부문을 휩쓴 ‘기생충’에 등장하는 가족사기단, 반 지하 가족조차 지들끼리는 항상 믿고 의지하며 아낀다. 허나 주변을 관찰해본 결과 역시 픽션은 픽션이라는 게 내 판단이다. 물론 우리나라 가족들이 좀 유별나긴 하다만 어쩌면 저토록 가족 친구 동료 이웃까지 살뜰히 아끼고 배려하는 모습은 우리나라를 넘어 현 인류가 바라는 판타지 아닐까?

신파란 결국 상호간 깊은 애틋함 없이는 성립되지 않는다. 가뜩이나 사회적 거리를 오래 지키느라 현재 지구인들은 저마다 애틋함이 깊어져 있는지 모른다. 이왕이면 힘들고 서러워도 우리 좀 살갑고 사이 좋게 지내보자. 좀 싸우지들 말고. 어쩌다 보니 지금의 K-신파는 이런 메시지를 인류에게 전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작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 이벤트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하정우 먹방 찍고, 황정민 “브라더” 외치던 그 중국집은 여기
  2. 2빠른 출고와 ‘갓성비’ 통했다…QM6, 싼타페 추월
  3. 3윤석열 지지율 44.7%…힘 실리는 자강론
  4. 4근교산&그너머 <1264> 경남 함안 청룡산
  5. 5부산 코로나 700명대 폭증...국내 확진자 사흘 만에 '더블링' 현상
  6. 6최초 극장부터 ‘친구’ 속 거리까지…부산영화史 120년 시간여행
  7. 7중동에서 엑스포 희망 보다 <상> 부산 관심 뜨거웠던 두바이
  8. 8경남 아파트 건설현장 안전점검 해봤더니… 8일 만에 101건 적발
  9. 9신유빈·전지희 맞대결 자주 보겠네…탁구도 프로시대
  10. 10여당 직능본부 발족, 야당 청년조직 가동
  1. 1윤석열 지지율 44.7%…힘 실리는 자강론
  2. 2여당 직능본부 발족, 야당 청년조직 가동
  3. 3다급한 이재명 “네거티브 중단” 돌파구 될까
  4. 4이재명·윤석열 양자 TV토론 불발…4자 토론 급물살
  5. 5주한 미국대사에 ‘대북제재 전문가’
  6. 6"비싼 통행료 거가대교 국가 관리해야"
  7. 7여당이 띄운 국회의원 동일지역구 4선 연임 금지案…시도지사 선거판도 흔드나
  8. 8울산에서 더불어민주당 당직자와 당원 대거 탈당 사태
  9. 9대선 지원 팔 걷은 당대표 <1>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10. 10“생생한 우리의 목소리로, 수도권 중심주의에 균열 내달라”
  1. 1빠른 출고와 ‘갓성비’ 통했다…QM6, 싼타페 추월
  2. 2중동에서 엑스포 희망 보다 <상> 부산 관심 뜨거웠던 두바이
  3. 3“따끔한 조언자로 지역발전 견인…디지털 언론 리더 되길”
  4. 4“개도국 전시관 지어준 두바이…주최국의 배려 배워야”
  5. 5정부, 러시아·우크라이나 충돌시 대책본부 가동
  6. 6동원산업 원양어선, 태평양서 실종 조난자 구조
  7. 7BPA 차량반출입예약시스템, 차량 대기시간 15% 감축
  8. 8주가지수- 2022년 1월 26일
  9. 9차세대 해양전문가 429명 ‘앞으로’
  10. 10울산산단 60돌 맞아 재도약 천명…정부 "중대재해 예방 총력"
  1. 1부산 코로나 700명대 폭증...국내 확진자 사흘 만에 '더블링' 현상
  2. 2경남 아파트 건설현장 안전점검 해봤더니… 8일 만에 101건 적발
  3. 3정차해 있던 덤프트럭 주택가 돌진, 1명 사망
  4. 4부산도시철 2호선 탈선 ‘출근대란’
  5. 5대법,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에 징역 4년 확정
  6. 6오늘의 날씨- 2022년 1월 27일
  7. 7부산지역 낡고 오래된 특수학급 교실 리모델링한다
  8. 827일 부울경 가끔 구름 많음 … 낮 최고 11도
  9. 9위기가정 긴급 지원 <13> 주거비 지원 절실 박미영 씨
  10. 10경남, 창업기업에 신규 고용인력 1인당 300만 원 준다
  1. 1신유빈·전지희 맞대결 자주 보겠네…탁구도 프로시대
  2. 2롯데 외인투수 스파크맨 코로나 확진...27일 입국 불가
  3. 3보스턴 레드삭스 ‘빅파피’ 데이비드 오티스 MLB 명예의 전당 입성
  4. 4알고 보는 베이징 <7> 프리스타일 스키
  5. 5'황소' 황희찬 EPL 울버햄프턴 완전 이적
  6. 6롯데 스파크먼 “강속구 앞세워 우승·15승 두 토끼 잡겠다”
  7. 7거포 유망주 루키 조세진, 손아섭 빈 자리 외야 다크호스로 뜨나
  8. 8미리 보는 LPGA 신인왕전…안나린·최혜진 데뷔
  9. 9농구팬 만사형통 기원…BNK 홈 경기 이벤트
  10. 10알고 보는 베이징 <6> 스켈레톤·루지
국립 인간극장
하단돛배 - 김창명 조선장
최원준의 음식 사람
속초 양미리, 도루묵구이
문화 다이어리 [전체보기]
제171회 알바트로스 시낭송콘서트 外
글로빌 아트홀 신년음악회 백재진 바이올린 리사이틀 ‘바이올린의 세계’ 外
새 책 [전체보기]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임호경·전미연 옮김) 外
정치철학사 (오트프리트 회페 지음, 정대성·노경호 옮김) 外
신간 돋보기 [전체보기]
눈 아이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혼자서도 쉽게 하는 근력운동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수석 /최성아
해맞이 /이양순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지옥’ 연상호 감독
‘오징어 게임’의 이정재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경관의 피’ 배우 조진웅
‘해피 뉴 이어’ 배우 한지민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꺼져가는 한국영화 흥행 불씨, 킹메이커·해적이 되살릴까
막장극에 지친 시청자, 퓨전 사극에 눈 돌리다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분열·대립의 시대 투영된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
‘미싱타는 여자들’ 전태일에 가려진 여성 노동자…그들을 소환하다
BIFF 리뷰 [전체보기]
‘와즈다’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2년 1월 27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2년 1월 26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조태준과 부산그루브, 부산스러운 다국적 밴드의 탄생
LP로 만나는 김일두의 과거와 현재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2년 1월 27일(음력 12월 25일)
오늘의 운세- 2022년 1월 26일(음력 12월 24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 2021년 10월 8일
오늘의 BIFF - 2021년 10월 7일
요즘 뭐 봐요- [전체보기]
요즘 뭐 봐요- 근육질 야쿠자의 ‘병맛’ 주부 생활…배꼽 잡네
요즘 뭐 봐요- 김은희·전지현 만났는데…중구난방 스토리, 산으로 갈라
장은진의 판타스틱 TV [전체보기]
연재를 마치며
우리 인생의 드라마 - 에필로그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황사우의 일기로 본 경상감사와 도사 이야기
항우가 권토중래하지 않았음에 안타까워하는 시인 두목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