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 24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 인간의 선함 찾아가는 이야기
“너를 잃은 뒤 슬펐고, 아이를 잃은 후엔 아팠고, 결국엔 나도 잃었어.” 고통과 절망의 세월을 떠올리며 울부짖는 여자. “힘들어도 비참해도 사랑은 늘 곁에 있어 고개 들고 앞을 향해 걸어가고 이겨내길.” 그녀를 껴안듯 따뜻한 합창이 무대를 메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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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립극단 배우들이 부산문화회관 연습실에서 시립예술단 연합공연 ‘크리스마스 캐롤’ 연습을 하고 있다. 맨 앞은 주인공 메리 스크루지 역을 맡은 극단 수석단원 이현주. 부산문화회관 제공 |
부산시립예술단이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 준비에 한창인 부산문화회관을 찾았다. 시립예술단은 23, 24일 오후 7시30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연합공연 ‘크리스마스 캐롤’을 선보인다. 지난 16일 문화회관 연습실 다듬채에서는 배우와 무용수 40여 명이 뿜어내는 열기와 서로 합을 맞춰가는 과정의 긴장감이 교차하고 있었다.
크리스마스 캐롤은 극단, 합창단, 청소년교향악단, 시립소년소녀합창단 등 4개 예술단이 참여하는 초대형 융복합 콘텐츠 공연이다. 시립예술단 연합공연은 2015년 ‘부산맥 아리랑’ 이후 6년 만이다. 극단 배우들이 전체 극을 이끌어가는 가운데 청소년교향악단의 라이브 연주, 합창단·소년소녀합창단의 합창이 어우러진다. 이번 공연을 위해 선발된 지역의 객원 배우와 무용수도 무대에 오른다. 극단 김지용 예술감독이 극의 재구성·작사·연출, 합창단 이기선 예술감독이 지휘, 무용단 이정윤 예술감독이 안무를 책임진다. 18개 합창곡의 작·편곡은 작곡가 백현주가 맡았다.
이 작품은 1843년 발표된 찰스 디킨즈의 ‘크리스마스 캐롤’을 각색했다. 무엇보다 원작의 주인공인 구두쇠 에브니저 스크루지 영감이 ‘스크루지 할머니’로 바뀐 점이 눈에 띈다.
에브니저 스크루지와 결혼한 메리 스크루지라는 인물을 새롭게 만들었다. 전쟁터에서 남편이 죽고 한 가닥 희망이던 아이마저 화재로 잃게 되면서 고약하게 변해버린 캐릭터로 그린다.
김지용 감독은 “원작은 종교·기적으로 개과천선하는 이야기지만 이 작품은 인간 스스로의 힘으로 선해지는 모습을 그렸다. 각자도생의 세상이지만 선한 의지만 있다면 이타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 관객이 메리의 인생을 추적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은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관람료는 R석 3만 원, S석 2만 원, A석 1만 원.
★이 장면만은 꼭!=김 감독은 극의 하이라이트인 메리와 에브니저가 다시 만나는 장면을 쓰는데 꼬박 한 달이 걸렸다. 지금 만날 수 없지만 제일 만나고 싶은 사람을 떠올리며 감정 이입하니 비로소 쓸 수 있었단다. 그 사람이 누군지 물으니 극단 감독실 책상 위에 놓인 작은 액자를 가리킨다. 한 장발 남자의 증명사진이다. “저를 연극의 길로 이끌어 준 고(故) 홍성모 선생님을 생각하며 썼어요.”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