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코가 사회와 개인 간 관계를 권력과 힘이 작용하는 구조로 봤을 때 제일 먼저 머릿속에 떠오른 인물이 제러미 벤담, 그 다음이 원형 교도소였다. 벤담은 어릴 적부터 신동 소리를 들을 정도로 머리가 뛰어났다. 40대 초반인 그가 1791년 죄수 감화 시설로 고안한 ‘판옵티콘(Panopticon, 한눈에 전체를 두루 다 본다는 뜻) 감옥’을 설계해 내놓았을 때만 해도 이 ‘괴물’이 미칠 영향력이 이 정도일지는 아무도 몰랐다.
판옵티콘 감옥 중앙 감시탑은 권력을 상징한다. 건너편 독방을 360도 휘돌아 본다. 이 탑에선 감방 쪽으로 난 여러 개 창문을 통해 재소자를 항상 관찰한다. 독방엔 앞뒤로 창문이 설치돼 내부가 환하다. 재소자는 감시탑에 누가 있는지 알 수 없는 구조. 아무도 없어도 죄인은 그걸 알아차리지 못하고 감시받는다고 여긴다. 스스로 감시하는, 감시 내면화다. 이 자동 감시 기능은 권력이 원하는 바다. 벤담은 감시자(권력)는 보이지 않아야 하고, 존재 여부가 확인될 수 없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푸코는 이를 현대에 적용해 ‘판옵티콘 사회’라 불렀다. 지금도 신축되는 병원 학교 직장 건물에서 이 원리가 발견된다.
20세기 감옥들이 벤담 감옥 설계를 따랐다. 쿠바 후벤투드 섬에 자리 잡은 프레시디오 모델로 감옥이 그렇다. 독재자 제랄도 마차도가 1926년 건립해 주로 카스트로 형제 같은 정치범을 가뒀다. 1967년 영구 폐쇄돼 지금은 박물관으로 관람객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