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용차 추격신 찍었던 마성터널
- 5분여 총격전 벌인 울산대교 등
- 영화 후반부 장면 대부분 촬영돼
- 개봉 당시 780만 관람 흥행 성공
- ‘산업도시 울산’ 이미지 전환 계기
- 촬영 현장엔 日관광객까지 방문
2017년 1월 개봉한 영화 ‘공조’는 후반부 하이라이트 장면 대부분이 울산에서 촬영됐다. 울산은 그동안 영화 촬영지로 부각된 적이 별로 없었고, 산업도시라 그럴 만한 요소도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게 통념이었다.
하지만 ‘공조’의 촬영 주무대가 되고 영화가 흥행까지 성공하면서 ‘울산과 영화’에 대한 인식 전환을 가져오는 계기가 됐다. 즉, 평소 알고 있는 울산의 그저 그렇다고 느낀 곳이 스크린 속에서 시선을 확 사로잡는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투영된 것을 발견했을 때 와닿는, 기분 좋은 쇼크라 할까. 그렇다면 과연 이 영화 속에 울산의 어떤 곳이 나왔고, 영화 속 모습은 어떤 영상미로 관객의 뇌리에 박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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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1월 개봉한 현빈 유해진 주연 영화 ‘공조’ 촬영의 주 무대가 된 울산대교 전경. 울산시 제공 |
■남북 형사의 공조수사
영화 ‘공조’는 남한으로 숨어든 북한 범죄조직을 잡기 위해 남북한이 사상 최초로 공조수사를 벌인다는 이색적인 설정을 바탕으로 제작된 액션물이다. 현빈과 유해진 김주혁이 주연을 맡아 제작 발표 당시부터 화제가 됐다. 영화는 이런 다양한 흥행 요소와 잘 짜인 각본, 베테랑 연기자들의 열연 덕분에 당시 관객 781만 명을 불러 모았다.
영화는 북한 당국에 의해 비밀리에 제작된 위조지폐 동판이 내부 불순 조직에 의해 탈취당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근무 중이던 정예 특수부대 출신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은 아내와 동료를 잃는다. 북한은 남한으로 숨어든 불순 조직의 리더 차기성(김주혁)을 잡고 위폐 동판을 찾아야 하는 급박한 상황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 안 되기에 북한은 이를 숨긴 채 역사상 최초의 남북 공조수사를 요청한다. 그리고 간신히 홀로 살아남아 복수에 치를 떠는 철령을 공조수사의 북한 측 형사 자격으로 서울에 파견한다.
한편 북한의 속내가 의심스러운 남한은 먼저 차기성을 잡기 위한 작전을 계획하고, 정직 처분 중인 생계형 형사 강진태(유해진)에게 철령의 밀착 감시를 지시한다. 임무를 완수해야 하는 철령과 그의 임무를 알아내야만 하는 진태. 둘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3일. 72시간에 불과한 이 짧은 시간 동안 한 팀이지만 결코 한 팀이 될 수 없는 두 남과 북 형사의 예측 불가한 공조수사가 시작된다.
■마성터널 울산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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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동구 남목마성터널에서 철령과 기성이 자동차 추격과 총격신을 촬영했다. |
영화는 러닝타임 125분 가운데 마지막 하이라이트 30여 분을 거의 울산에서 촬영했다. 철령과 기성이 승용차를 타고 쫓고 쫓기면서 터널 내에서 벌이는 숨 막히고 박진감 넘치는 총격신은 동구 남목 마성터널 내에서 찍었다. 기성이 도주하다 차가 전복돼 잡힐 위기에 처하자 다리 아래로 뛰어내리는 장면은 울산대교가 무대였다.
다리 아래 건너에는 현대자동차 수출부두, 그리고 맞은편엔 울산항이 보인다. 이곳 60여 m 높이 다리 위에서의 광란의 추격과 총격전이 5분가량 진행된다. 이 5분을 위해 200여 명의 배우와 스태프가 사흘 동안 촬영에 매달렸다고 한다. 제작진은 이 기간 시와 경찰의 도움을 받아 차량을 전면 통제한 상태로 촬영했다. 4000여만 원이 손실 보상비로 지불됐다.
죽은 줄 알았던 기성이 진태의 가족을 납치해 간 거대 산업시설은 울산화력발전소(남구 남화동)다. 영화에서는 인천화력이라 칭한다. 이곳에서 남북 두 형사는 기성과 사활을 건 격투와 총격전을 벌인다. 영화 촬영 당시인 2016년 5월만 해도 총 6기의 발전기 중 절반은 가동됐다. 하지만 지난 2월 모두 퇴역해 현재 철거가 진행 중이라 이젠 영화 속 모습을 볼 수 없게 된 것은 아쉽다.
이어 영화 속 무대는 인근 울산항 석탄부두로 옮겨간다. 이름 이미지 그대로 영화 속 장면에서도 어둡고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진다. 여기저기 흐트러져 있는 굴삭기와 기중기 같은 하역시설과 포장으로 덮인 석탄 더미 등 누아르풍 오브제를 보면 촬영 장소가 한국이라고 믿기지 않는다. 아울러 이런 것들로 영화는 절정에 도달했음을 암시한다. 일진일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던 세 주인공 간의 격투는 힘을 합친 남북 두 형사가 가까스로 이기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이어 공조에 성공한 두 형사는 부두에 등을 맞대고 앉아 덕담을 나누고, 그제야 순찰차 무리가 요란하게 경광등을 울리며 나타나는 다소 진부한 장면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당시 교통정책과 주무관으로 현장에서 교통 통제업무를 지원했던 김양희 울산시 홍보계장은 “울산대교에서 영화를 촬영한다는 소문을 듣고 청소년이나 일반인까지 몰려와 장사진을 이뤘다”며 “특히, 일본에서 왔다는 두 명의 여성은 고부 간으로 현빈의 팬이라며 ‘연기를 직접 보게 돼 더없이 좋고, 웅장하면서도 경관이 좋은 울산대교의 모습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그때를 회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