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서 기획부터 후반작업까지
- 영상위 지원 성과 나오기 시작
- 인프라 구축·인재 유입 기대감
순도 100% ‘메이드 인 부산’ 영화 ‘정순’이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지역 영화계는 이번 수상으로 부산 영화가 자생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됐다는 데 의미를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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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정순’의 스틸컷.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
전주국제영화제는 지난 4일 전주돔에서 열린 영화제 시상식에서 정지혜 감독의 영화 ‘정순’을 한국경쟁 부문 대상으로 선정했다.
‘정순’은 부산 출신인 정 감독이 지역에서 기획과 제작, 촬영, 후반작업까지 모든 작업을 진행한 ‘부산표 영화’다. 동서대를 졸업한 정 감독은 기획과 후반작업 과정에서 부산영상위원회의 도움을 받았다. 2019년도 ‘부산 신진작가 영화기획개발 멘토링 지원사업’과 2021년도 ‘부산지역 영화·영상 콘텐츠 후반작업 기술지원 사업 지원작’에 선정되면서다. 촬영은 부산과 양산에서 이어갔다.
영화는 동영상 유출 사건을 모티프로, 피해자인 정순의 표정과 몸짓에 포커스를 맞춰 인간적 수모를 감당하던 한 여성의 결단을 힘 있게 묘사해 호평을 받았다.
전주국제영화제는 ▷국제경쟁 ▷한국경쟁 ▷한국단편경쟁 ▷특별부문 총 4가지 부문으로 나뉘어 수여된다. 정 감독이 수상한 한국경쟁 부문은 감독의 데뷔작과 두 번째 연출 작품에 한정해 출품이 가능한 부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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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일 열린 전주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한국경쟁부문 대상을 수상한 정지혜 감독.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
‘정순’은 정 감독의 첫 번째 장편영화이자 네 번째 작품이다. 그는 2017년 단편영화 ‘면도’, 2018년 ‘매혈기’, 2019년 ‘버티고’를 연출했다. ‘정순’은 4번째 작품이지만 첫 번째 장편영화여서 한국경쟁 부문에 출품됐다.
이번 수상은 고질적인 인프라와 인력 부재에 시달리는 지역 영화계에 새로운 자극제와 동력이 될 전망이다. 그 동안 다양한 지원 사업에 비해 가시적인 성과가 없던 차에 터져나온 수상 소식이어서 지역 영화계는 고무돼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박기용 위원장은 5일 “부산시에서 크고 작은 지원사업을 했지만 괄목할 만한 성과가 없어 답답했다. 이제야 성과가 나오는 것 같아 기쁘다”면서 “중요한 것은 규모와 장르 관계없이 영화를 계속 만들어가는 것”이라 밝혔다. 이어 박 위원장은 “영화가 계속 제작되어야 관련 일자리가 생긴다. 일자리가 생겨야 인재 유출을 막고, 전국의 인재가 유입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영상위원회 김인수 운영위원장도 “정순처럼 부산에서 지원받고 제작한 영화가 좋은 결과를 냈다. 이를 발판 삼아 앞으로도 지원과 제작, 성과가 선순환되는 구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감독은 “지역 영화인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인프라나 인력풀이 수도권과 차이가 크다”면서 “나 역시도 위축됐지만 이번 수상을 계기로 자신감과 자부심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산의 영화인들은 충분한 가능성과 힘을 가지고 있다. 위축되지 않고 열심히 꿈을 향해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