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상테마파크 인기 힘입어 조성
- 방문자센터에 촬영 세트장 결합
- ‘판도라’‘강철비2’ 등 작품 찍어
- 새 정부 ‘청와대 개방’에 맞춰
- 답사 통해 내부 배경 보강 예정
- 회의·전시회 등 활용 폭도 확대
경남 합천군 용주면에 있는 청와대 영상 세트장은 영상테마파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영화를 배출한 곳이다. 촬영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접근이 어려웠던 청와대를 간접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지난 10일 74년 만에 일반에 공개된 청와대가 합천 청와대 세트장의 인기를 위협한다. 그럼에도 합천군은 촬영 편의시설을 강화하고 세트장의 다양한 활용을 통해 영상 세트장만의 매력 유지를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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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합천군 청와대 영상 세트장의 전경. 합천군 제공 |
■대통령 출연 전용 세트장
청와대 영상 세트장은 대통령이 나오는 영화에는 어김없이 등장하는 세트장이다. 청와대 휘장 등 배경을 똑같이 갖춰 단발성 장면이나 장기 촬영까지 진행할 수 있어 영화 제작자의 선호도가 높다. 촬영 작품이 많지만 그중에서 근년의 대표작으로는 ‘판도라’(2016년) ‘비밀의 숲’(2017년) ‘강철비2’(2020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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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 영상 세트장의 현관 모습. 합천군 제공 |
영화 ‘판도라’는 원자력 발전소 폭발이라는 재난에 맞선 정부와 시민의 분투를 그린 작품이다. 박정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김명민이 대통령 역을 맡았다. 청와대 집무실에서 대통령이 고뇌하는 모습이 촬영됐고, 청와대 본관 실내 계단 앞에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는 장면 모두 청와대 영상 세트장에서 담았다. 영화 시사회에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관람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tvN의 ‘비밀의 숲’은 검사 황시목(조승우 분)과 형사 한여진(배두나 분)의 검찰 스폰서 살인사건 추적을 그린 드라마다. 이 드라마에서는 독특하게 대통령 집무 공간이 아니라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사무실로 세트장을 활용했다. 드라마에서 민정수석실은 드넓은 공간에다 책상 뒤에는 ‘청와대’ 로고와 글씨가 새겨진 푸른 휘장, 고급 가죽 소파 등으로 치장됐다. 당시 청와대는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실제 민정수석실은 드라마와 다르다’며 조국 민정수석의 협조를 받아 실제 사무실 내부를 공개했다. 청와대 측은 ‘비밀의 숲에서 나오는 큰 사무실을 가진 수석은 없다’며 ‘책상 위에 청와대라는 휘장도 없고 책상 위에 명패도 없으며, 아주 소박하게 회의 탁자와 책상뿐’이라고 해명했다.
대통령으로 변신한 배우 정우성이 출연한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도 청와대 영상 세트장에서 촬영됐다. 남·북·미 정상회담 중 북한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이야기로,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렸다. 대통령이 영화의 주연이었던 만큼 청와대 세트장이 빛을 발했다.
■방문자센터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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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강철비2’의 대통령 역을 맡은 정우성 배우가 청와대 영상세트장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 합천군 제공 |
합천 청와대 영화 세트장은 구상 단계에서부터 건립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합천군은 2004년 문을 연 합천영상테마파크 인기에 힘입어 2010년부터 제2 영상테마파크 조성을 추진했다. 기존 영상테마파크 확장을 고려했지만, 여의치않자 영상테마파크에서 500~600m 뒤쪽의 야산에 세계 각국의 정원을 옮겨놓은 제2 영상테마파크(정원테마파크)를 조성하기로 했다.
국비 95억 원을 확보하면서 순탄했던 사업은 테마파크의 핵심인 방문자센터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전통 한옥과 현대식 건물 등으로 의견이 분분했기 때문이다. 합천군은 청와대 세트장이 필요하다는 영화 제작진의 의견에 착안해 청와대 형태의 건물을 지어 방문자센터와 영상 세트장을 겸용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 합천군은 청와대에 ‘청와대를 닮은 영화 세트장을 만들겠다’는 요지의 공문을 보내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청와대의 공식 답장은 없었지만, 정작 문제는 청와대 자체가 국가기밀인 만큼 건물의 구조를 알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합천군은 수소문 끝에 1992년 현대건설이 완공한 본관 건물을 소개한 책자를 입수, 이를 바탕으로 실제 크기 68% 규모의 세트장을 완공할 수 있었다. 청와대 세트장은 전체면적 2068㎡에 지상 2층 규모로, 2층 대통령 집무실은 드라마와 영화 촬영 공간으로 활용하고, 1층 세종실은 회의실과 다목적 시설로 이용한다.
■청와대 개방에 활용도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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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판도라’에서 대통령 역을 맡은 김명민 배우의 집무실 촬영 장면. 합천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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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군은 청와대 개방에 맞춰 청와대 영화 세트장의 활용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영화제작사를 대상으로 세트장 홍보를 강화하는 한편 그간 드물게 진행했던 각종 회의와 바둑대회, 전시회장 등으로의 활용 폭을 넓힌다. 특히 청와대 영상 세트장은 외부 촬영보다는 실내 촬영이 대부분인 만큼 개방된 청와대를 답사해 대통령 집무실과 각종 회의실 등 내부 배경을 보강한다는 복안이다.
촬영지 외에 영상테마파크와 정원테마파크를 연계한 관광 코스로의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이미 합천군은 2019년부터 영상테마파크와 청와대 세트장을 연결하는 490m의 모노레일을 운영 중이다. 합천군은 청와대 세트장을 포함한 정원테마파크 내 분재공원과 목재체험관의 시설을 보강해 다양한 볼거리 쉼터를 제공해 예년의 명성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