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골마을 아이들 즐거운 놀이
여름밤에 뭐 하고 놀까?- 개똥이 글·김미영 그림 /개똥이 /1만3000원
해가 길어지는 여름에는 저녁밥을 먹고 난 뒤에도 어스름한 빛이 남아 있다. 낮에는 더워서 못 놀았으니, 지금부터 놀기 좋은 시간이다. 아이들이 달맞이꽃이 핀 공터에 모였다. 그림자밟기를 하다가, 진치기로 이어지고, 반딧불이 따라가며 달려보고…. 번갈아 술래를 하며 놀다 보니 어느새 어두운 밤이다. 아이들은 마당 평상에 누워 밤하늘 별을 구경한다. 시골 마을 아이들의 밤놀이가 시원하게 펼쳐지는 그림책. 1970년대 교과서를 떠오르게 하는 그림이 정겹다. 아이들은 스마트폰이나 게임기가 없어도 놀 수 있다. 도시의 공원이나 놀이터에서도 놀 수 있다. 다만 아이들에게 주어지는 시간이 없을 뿐이다.
# 호랑이 사범 덕에 알게된 떡 맛
호랑이 태권도장- 이소풍 글·임미란 그림그레이트북스 /1만2000원
떡집 아들 고방우 앞에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가문의 호랑이가 태권도장 사범으로 나타났다. 방우는 떡집 아들이지만 떡보다 치킨을 더 좋아한다. 저녁마다 치킨을 주문하라고 방우가 떼쓰는 소리는 온 동네 사람이 다 알 정도다. 게을러서 태권도를 배우는 건 귀찮지만, 공짜로 주는 고급 태권도복이 욕심난 방우는 태권도장을 다니기 시작하는데, 사범은 사실은 떡을 좋아하는 호랑이였다. 매일 밤 떡 한 접시 가져오면 안 잡아먹겠다는 호랑이 사범이 무서운 방우는 한 접시의 떡을 채우기 위해 떡집을 들락거린다. 마침내 떡 맛을 알게 된 방우와 호랑이 사범의 한판 대결이 벌어진다.
# 세상을 보는 시선, 이정록 시집
그럴 때가 있다- 이정록 지음 /창비 /1만원
이정록 시인의 열한 번째 시집. 이정록 시인 특유의 독보적인 해학과 세상을 바라보는 너른 시선 위에 인생을 관조하는 눈길이 한층 더 깊어졌음을 느끼게 하는 시집이다.
그의 시에는 가족과 이웃, 자연과 사물, 삶과 죽음, 신명과 아픔이 한데 모여 있다. 시를 읽으며 웃다가, 천천히 스며드는 슬픔에 눈물짓다가, 아픔을 견뎌내라는 위로를 받다가, 그 위로를 누군가와 나누고 싶게 한다. ‘그럴 때가 있다’는 표제 시의 첫 구절은 이렇게 시작한다. ‘매끄러운 길인데/ 핸들이 덜컹할 때가 있다/ 지구 반대편에서 누군가/ 눈물로 제 발등을 찍을 때다’ 자신이 행복할 때 다른 사람이 아프지는 않았는지 생각하게 하는 시이다.
# 한국 격동기 속 책이 걸어온 길
우리 책과 한국 현대사 이야기- 부길만 지음 /유아이북스 /1만4000원
영화 ‘장군의 아들 2’ 한 장면. 당대의 주먹 김두한이 격투 중에 부상을 당해 병원에 입원했다. 천하의 주먹 김두한이 병실에서 소설 한 권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아 눈물을 흘린다. 그 소설이 일제강점기에서 광복 직후까지 베스트셀러였던 박계주의 ‘순애보’이다.
‘순애보’는 1938년 매일신보사 현상공모에 당선된 작품으로, 1939년 1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연재됐다. 연재 당시는 물론, 단행본으로 발간된 지 7개월 만에 7쇄를 찍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일제강점기에서 1970년대까지 대한민국 격동기 속의 출판계는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더듬어 가다 보면 책이 어떻게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는지 알게 된다.
# 30년간 관찰한 진짜 인도 문화
무심히 인도- 하진희 지음 /책읽는 고양이 /2만2000원
인도 문명의 실체를 확인하고 싶어 하는 학자는 많지만, 인도에 대해 이런저런 언급을 하거나 해석하려 애쓰는 것은 부질없다는 말이 있다. ‘무심히 인도’라는 이 책의 제목처럼 무심히 인도를 받아들이는 게 제일 빠른 길인지도 모른다. 저자 하진희 씨는 인도 국립 비스바바라티대학에서 미술사학 석·박사를 취득한 인도미술사학자이다. 저자는 30여 년 간 매년 한 번 이상 인도를 드나들며 인도의 문화와 정체성을 관찰하고 연구한 인문 여행 에세이다. 인도인의 하루, 표정, 무언의 의미 등 사소하고 작은 부분부터 일상 속의 신 음식 계급 종교 건축물 예술에 이르기까지 점차 시야를 넓혀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