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장품 기금제·글로벌 제안위 등
- 선도적 미술 행정 시스템 바탕
- 백남준·정연두 전시 성공적 개최
- 올해 1월 개관 후 12만 명 찾아
- “국내외 작품 대여 문의 줄이어”
산업도시 이미지가 강한 울산이 요즘엔 ‘미술’로 주목받고 있다. ‘미래형 미술관’을 표방하며 지난 1월 개관한 울산시립미술관이 백남준의 21세기 천지창조 ‘시스틴 채플’, 정연두의 ‘오감도’ 등 새롭게 선보이는 전시마다 화제를 뿌리며 울산을 미술도시로 견인하고 있다. 지표 상으로도 지난 6개월 동안 미술관 누적 이용객이 벌써 12만 명을 넘어섰으며, 이 가운데 30%가 타지 방문객이라는 점은 더욱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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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관 이후 6개월 동안 12만 명의 이용객을 끌어들인 서진석 울산시립미술관장이 그동안의 성과와 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여주연 기자 yeon@kookje.co.kr |
2년 전 울산시립미술관 추진단장으로 부임해 지금까지 미술관을 이끌고 있는 서진석 울산시립미술관장은 이러한 성과에 대해 ‘한식당 거리에 들어선 퓨전 레스토랑’이라는 비유를 들며 설명했다.
“다른 식당에선 맛볼 수 없는 메뉴로 차별화를 시도한 게 주효했다고 판단합니다. 물론 맛이 없었다면 금세 발길이 끊어졌겠죠. 확장적 융합 예술로서 미디어아트에 집중했고, 특히 디지털 네이티브인 젊은 층에게 어필됐던 것 같아요. 이제 겨우 크게 한발 내디딘 거죠.”
울산시립미술관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작가나 기획자 사이에서도 우수한 작품과 전시로 주목받고 있다. ‘아시아 최고의 컬렉션 미술관’을 지향하는 만큼 좋은 소장품을 다수 컬렉션 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다. 현재 미술관 소장품은 120여 점. 이 가운데 대표작이라 할 만한 작품이 절반에 달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탄생 90주년을 맞은 백남준의 작품 ‘시스틴 채플’ 등 소장품을 대여해달라는 국내외 미술관 문의가 끊이질 않고 있어요. 와일 샤키, 아피차퐁 위라세타쿤, 전준호·문경원, 정연두, 알도 탐벨리니 등 좋은 작가의 훌륭한 작업을 많이 소장하려고 애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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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남준의 ‘시스틴 채플’ 전시장 모습. 울산시립미술관 제공 |
세계적 작가의 작품을 소장할 수 있게 해 준 ‘소장품 기금제’ 등 선도적 예술 행정 시스템은 앞으로 울산시립미술관을 더욱 성장하게 하는 동력이다. 대부분 공공미술관은 매년 편성된 예산으로 소장품을 구입하고 있다. 그러나 울산시립미술관은 5년 단위로 예산을 적립해 ‘마스터피스’를 품는 데 집중한다. 원하는 작품이 없을 땐 과감하게 연간 1점도 구입하지 않을 수 있다.
또 국내 처음으로 작품 구입을 위한 글로벌 제안 위원회를 만들어 해외 전문가도 작품 연구·제안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작가에게 주문한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면 작품 완성 전에도 구입할 수 있는 ‘커미션 작업 구입 제도’도 처음으로 시행했다. XR랩(실감형 미디어아트 체험전용관)에서 상영 중인 정연두의 ‘오감도’가 이러한 방식으로 소장된다.
그는 공공미술관으로써 지역 예술생태계 활성화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개관전으로 선보인 지역 신진작가 포트폴리오 리뷰전 ‘대면_대면 2021’은 신선하다는 호응을 얻었으며, 서 관장은 이들 작품을 해외로 가져가 선보일 계획이다.
최근 임기가 연장된 그는 앞으로도 선도적이고 실험적인 전시를 구상하고 있다. “동시대 현대 미술을 선도하는 미술관이 될 수 있도록, 우리의 비전과 이를 녹여낸 다채로운 전시를 하나씩 실현해갈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