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부산시향 객원 지휘자로
- 드보르작 교향곡 7번 등 선봬
- “나만의 색 만들어가는 게 목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김선욱(34)은 어린시절부터 동경해왔던 포디엄(지휘대) 위에 섰다. 지난해 1월 공식 데뷔 이후 연주자와 지휘자로 1인 2역을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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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부산시향 연습실에서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 김선욱이 피아노 앞에서 지휘봉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여주연 기자 |
부산에서도 첫 지휘 무대를 갖는데 공연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오는 15일 오후 7시30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부산시립교향악단 제589회 정기연주회의 객원지휘자 자격으로 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
지난 11일 부산시향과 첫 리허설을 마친 김선욱을 만났다.
그는 “4년 전 부산시향의 협연자로 부산을 찾았을 때와는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협연자는 손님의 느낌이라면, 객원지휘는 일주일간 단원들과 호흡을 맞추며 시간을 보내야 한다. 첫 리허설은 가장 힘들고 불꽃이 많이 튀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선욱은 3시간의 리허설동안 얼굴이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에너지를 쏟아냈다.
이번 연주회의 부제는 ‘프라하 중앙역’으로, 체코 프라하 출신 작곡가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과 교향곡 제7번을 선보인다. 김선욱은 “드보르작은 ‘기차덕후’였다. 기차역에서 벌어지는 만남과 이별 같은 상황에 작품의 영감을 받았다”며 “고향 체코의 아름다운 자연, 국민의 염원과 자신의 애국심을 작품 속에 그려냈다. 두 작품은 명곡 중의 명곡”이라고 꼽았다.
이번 무대에서는 지난해 5월 동유럽 최고의 페스티벌 ‘제오르제 에네스쿠 국제 콩쿠르’에서 만 15세의 나이로 최연소 우승을 차지한 첼리스트 한재민과 호흡을 맞춘다. 김선욱은 “좋아하는 아티스트 중 한 명인데, 협연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며 “재민 군과 18살 차이가 나지만 어린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깊고 노련한 음악적 해석과 기교로 성숙한 연주실력을 보여준다”고 했다.
김선욱은 동 세대 연주자 중 두드러지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2006년 만 18세 나이로 리즈 국제 콩쿠르에서 최연소이자 아시아인 최초로 우승하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그는 영국왕립음악원 지휘 석사과정(MA)을 마쳤으며 2019년 영국 왕립 음악원 회원(FRAM)이 됐다.
김선욱이 생각하는 지휘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는 “지휘는 작곡가의 음악에 한 발 더 가깝게 다가가는 듯한 설렘을 주는 작업”이라며 “머릿속으로 상상하던 소리가 연주를 통해 나오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표현했다. 이어 “자기만의 색깔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지휘자가 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직접 피아노를 치면서 지휘를 하는 공연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앞으로 이런 무대를 자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김선욱은 “내년에 계획된 연주 일정 중 피아노 연주와 지휘를 동시에 선보이는 무대가 여러 건 있다”며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는 흔치 않다. 그동안 피아니스트로서 단계를 쌓아왔지만, 지휘자로서 이름을 알리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연주마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