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2일까지 화승그룹 사옥서
- ‘함께가는 길’ 등 40여 작품 전시
- 직접 디자인한 아트토이도 선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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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성제 작가의 ‘나만 바라봐’. 화승그룹 제공 |
화면이 개성 강한 로봇으로 빼곡하다. 차갑고 딱딱한 로봇이지만 익살스럽거나 즐거운 표정이 편안하고 따뜻하게 다가온다. 로봇의 형태는 주변의 사물이나 동물에서 영감을 받은 듯 익숙하다. “동물이나 사물을 보면 재밌는 특징을 살려 이름을 짓고 필살기를 생각하며 로봇을 그립니다. 가방에 항상 연필과 종이를 가지고 다니면서 생각날 때마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그리기도 해요.”
황성제(사진) 작가의 작품 속 1만6000여 가지의 로봇은 얼굴 팔 다리 모두 제각각 다른 모습이지만 한데 어울려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다.
22일 부산 연산동 화승그룹 사옥 장천빌딩 2층 라운지에서 황성제 작가의 초대전 ‘함께 가는 길’이 열렸다. 황성제는 발달장애를 극복하고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세상에 펼쳐보이는 작가라는 점에서 조금 더 특별하다. 자폐 스펙트럼인 그는 혼자 있을 때가 많았고, 그럴 때마다 그림을 그렸다. 그림 그릴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작가는 어디서나 그릴 수 있도록 항상 작업 도구를 담은 무거운 가방을 메고 다닌다.
이번 전시는 청년 작가를 인큐베이팅하고, 예술 작가가 푸른 예술의 길을 걸어나갈 수 있도록 함께 만들기 위해 시작한 화승그룹 메세나 ‘푸름 프로젝트’의 첫 전시로 마련됐다. 전시장에선 수백 개의 로봇 캐릭터를 하나의 화폭에 담아낸 황 작가의 대표작 ‘함께 가는 길’ 등 4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또 작가가 직접 디자인한 운동화와 마스크, 로봇 등 아트토이가 함께 전시된다.
작가가 주로 그리는 대상은 로봇. 일상생활에서 영감을 얻어 창작한 로봇을 화폭에 빼곡히 그려내는 것은 그만의 독특한 스타일이다. 지금까지 작가가 만들어낸 로봇 캐릭터는 무려 1만6000여 개인데, 비슷한 건 있어도 똑같은 건 하나도 없다. 작가는 “나는 고유의 창작로봇을 많이 가지고 있다.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존재는 없으며, 나에겐 작은 캐릭터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한 친구이자 나 자신으로, 나만의 세상”이라고 말한다.
그저 그림을 좋아하던 아이가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 건 고등학생 시절 발달장애 작가 육성 프로젝트 ‘씨앗 (C-art·Communication through Art)’ 덕분이다. 씨앗 프로젝트는 시각예술에 재능이 있는 발달장애인의 창작활동을 통해 사회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도시공간을 디자인하는 작가 육성을 목표로 기장장애인복지관이 아산사회복지재단의 지원을 받아 2017년부터 시행해 오고 있는 문화예술 사업이다.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작가는 지난해 제 31회 대한민국 장애인 미술대전 서양화 부문 장려상, JW 아트 어워드 입선 등 여러 대회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는 부산문화재단의 장애예술인 창작공간 온그루의 입주 작가이자 ㈜더휴 플라비스 소속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화승그룹 홍보팀 김병호 팀장은 “사옥 2층 라운지의 유휴공간을 활용하기 위한 첫 번째 시도로 황 작가의 전시회를 기획하게 됐다. 최근 자폐 스펙트럼 변호사 우영우를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가 화제인데, 이번 전시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편견 없는 사회를 만드는 데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다음 달 2일까지 열리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주말은 휴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