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감각과 탄탄한 음악성으로 부산을 넘어 전국 음악 팬들에게서 주목받는 밴드 ‘보수동쿨러’와 ‘해서웨이’가 함께 만든 EP ‘LOVE SAND’가 지난 9일 발표되었다. ‘월드투어’ ‘맛있는 거’ ‘러브앤피스’ ‘페스티벌’ 모두 4곡이 수록되어 있다. 특이한 점은 뚜렷한 개성을 가진 두 밴드가 경쟁하듯 각자의 매력을 뽐내는 것이 아니라, 마치 멤버 7명으로 구성된 하나의 밴드처럼, 마치 처음부터 그런 밴드였던 것처럼 능청스럽고 즐겁게 시너지를 폭발시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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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실력파 밴드 보수동쿨러와 해서웨이가 함께 만든 앨범 'LOVE SAND'. |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짬짜면(짬뽕+짜장면)이 아니라, 우동에 짜장을 끼얹은 우짜면이나, 두 가지 종류 라면을 섞어 조리한 짜파구리같이 예상치 못한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흥미로운 조합이다.
‘LOVE SAND’ 앨범 소개를 살펴보면 ‘시작부터 이럴 생각은 아니었습니다’고 한다. 누군가가 같이 공연이나 하자 했고, 각자의 곡을 커버해보려다, 정신을 차려보니 함께 곡을 만들고 뮤직비디오를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아마도 정신 차리기 어려울 정도로 즐겁게 일사천리로 진행된 작업이었을 것이다. 가족사진 같은 앨범 커버부터 창작하는 동안의 신나고 즐거운 기운이 앨범 모든 곡에서 느껴진다. 두 밴드의 팬은 물론, 이들의 이름조차 생소한 이들, 심지어 둘 다 자기 취향이 아니라고 섣불리 판단해버린 이들에게조차 편견 없이 청취해보라 권하고 싶은 앨범이다. 특히 왕년의 밴드들을 줄줄이 읊으며 요즘 음악은 들을 게 없다며 푸념하는 어르신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다.
의도한 듯, 조잡하게 합성한 티를 내며 월드투어의 열망을 담아낸 ‘월드투어’의 뮤직비디오 역시 추천한다. 이러다가는 어쩌면 월드투어의 열망이 그저 열망으로 남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이 앨범을 레코딩하고 믹싱한 김병규가 속한 밴드 세이수미 또한 곧 북미투어를 앞두고 있으니 이들의 앞날도 사실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허나, 그럼에도 ‘LOVE SAND’는 간과할 수 없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단 4곡 밖에 없다는 게 아쉽기 짝이 없다. 역시 너무 짧다. 그저 단발성 프로젝트로 끝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두 밴드가 함께 월드투어를 떠나 온 세상 친구들 다 만나고 올 때까지 오래오래 지속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