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콘셉트가 난무하는 대국민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의 조상, ‘전국노래자랑’은 코리아나의 ‘손에 손잡고’가 여기저기서 웅장하게 울려 퍼지던 1988년 5월부터 34년간 송해 선생이 최장수 MC를 맡아왔다. 춤추고 노래하는 내 모습을 전국에 방영되는 방송을 통해 뽐내고 싶은 국민이 이토록 많았다니, 어쩌면 세계에 불고 있는 K-POP 열풍은 오래전부터 이미 예정돼 있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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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1TV ‘전국노래자랑’의 새 MC 김신영. 연합뉴스 |
그렇다면 ‘전국노래자랑’ 새 MC는 누가 이어갈 것인가? 몇몇 친숙한 이름이 거론됐고, ‘검찰 출신 내정자’가 있을 거란 루머가 돌 만큼 국민 관심이 쏠렸지만 사실 누가 맡아도 긴 세월 ‘전국노래자랑’의 상징이 된 고(故)송해 선생에 대한 그리움을 넘어서진 못할 듯했다. 예상치 못했던 새 MC의 정체가 밝혀진 순간, 아마 많은 이가 그러했듯 나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 아, 김신영이 있었지!! 2022년 최고의 인사로 기록될 만한 순간이다.
콩트 ‘행님아!’부터 라디오 DJ, 걸그룹 셀럽파이브, 트로트 가수 부캐 다비이모에 이어 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헤어질 결심’에서 배우로 진정성 있는 연기를 보여준 만능 엔터테이너 김신영은 이미 ‘전국노래자랑’ 오는 10월 16일 방영분 첫 녹화를 성공리에 마쳤다고 한다. 김신영은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거듭하며 대중에게 큰 웃음을 선사해왔지만, 그 와중에도 남녀노소 누구 하나 불편해하지 않는 무해한 코미디를 이어왔다. 이 시대에 보기 드문 재능이다.
호불호 없는 둥글둥글한 이미지까지 그야말로 새로운 ‘전국노래자랑’을 열어갈 신의 한 수라 할 적임자다. 기대와 동시에 김신영의 팬으로서 우려도 있다. 어쩐지 ‘전국노래자랑’에, 그간 사랑해왔던 김신영을 뺏긴 것 같은 마음도 드는 것이다. 34년 이어온 송해 선생 덕에 ‘전국노래자랑’ MC는 평생직장 이미지가 강하다. 김신영의 끊임없는 새로운 시도가 더 이어지지 못할까 봐 벌써 걱정이다. 왕좌를 이어간다는 부담감 없이 즐겁고 건강하게 활동했으면 한다.
김신영의 세계가 더 깊어지고 넓어질 기회가 될 거라 믿는다. 그리고 어느 순간 새로운 결단이 필요할 땐, 이기적이었으면 좋겠다. 어떤 결단이라도 팬으로서 그저 환영하고 응원할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