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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 첫사랑, 영도여성 삶…K- 무비 매력 발산

한국영화의 오늘

  •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
  •  |   입력 : 2022-09-29 18:42:58
  •  |   본지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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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셜 프리미어 ‘20세기 소녀’ 등
- 한국 주류 상업영화 흐름 보여줘

- 파노라마 ‘다음 소희’‘교토에서… ’
- 국내 대표 작품과 최신작 선봬

- 비전 ‘Birth’ 등 독립영화 소개도

동시대 한국영화의 역량과 흐름을 만끽할 수 있는 부문. 특별한 대중적 매력과 위상을 지닌 한국 주류 상업 영화의 최신작 및 대표작을 선보이는 ‘스페셜 프리미어’, 국내 영화계를 대표할 만한 작품과 최신작을 선보이는 ‘파노라마’, 뛰어난 작품성과 독창적 비전을 지닌 최신 한국독립영화를 선보이는 ‘비전’으로 나누어 상영한다.

■스페셜 프리미어

20세기 소녀
★20세기 소녀(방우리)

보라(김유정)의 둘도 없는 친구 연두(노윤서)는 심장 수술을 위해 미국에 가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 백현진(박정우)에 대한 모든 정보를 수집해 달라고 보라에게 부탁한다. 보라는 백현진의 가장 친한 친구 풍운호(변우석)와 먼저 친해지기로 한다. 하지만 보라의 서투른 계획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된다. 새로운 세기가 오기 1년 전인 1999년, 17세가 된 보라는 첫사랑의 열병에 빠진다. 이 영화는 1999년 어느 소녀 소년들의 싱그러운 사랑과 그 이후에 관한 영화다. 20세기의 청춘에게는 향수를, 21세기의 청춘에게는 설렘을 안긴다.

★소년들(정지영)

1999년 시골 소읍의 한 슈퍼마켓에서 강도 치사 사건이 벌어진다. 경찰은 세 명의 소년들을 진범으로 지목, 빠르게 수사를 종결한다. 얼마 뒤 새로 부임한 황준철(설경구) 반장은 경찰 고위직 최우성(유준상)과 그 무리들이 성과를 앞세워 이 사건을 조작했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그는 특유의 끈질기고 강직한 수사력으로 재수사와 재심을 시도한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장르적 재미를 높이는 동시에 약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소영웅 서사를 펼쳐낸다. 설경구 유준상 진경 허성태 염혜란 등 호화 캐스팅도 돋보인다.

■파노라마

★다음 소희(정주리)

소희(김시은)는 고교 졸업을 앞두고 인터넷 회사 콜센터에 현장실습생으로 취직한다. 소녀는 대기업에 취직했다며 들뜨지만 실상은 기대와 다르다. 노동 착취가 예사로 일어나는 콜센터는 그야말로 노동 지옥이다. 그곳의 잔인한 현실은 암울한 사고로 이어지고, 형사 유진(배두나)은 악착같이 진실을 좇는다. 그러나 부조리한 사회 시스템 앞에서 그녀는 무력함을 절감한다. 밀도 높은 서사가 소희와 유진의 육체를 관통해 서서히 전개되면서 제목이 내포한 서늘함이 무섭게 밀려든다.

★교토에서 온 편지(김민주)

교토에서 온 편지
작가를 꿈꾸는 혜영(한선화)은 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아 본가인 부산 영도로 돌아온다. 영도는 수많은 이방인이 흘러 들어 터전을 잡은 곳이며, 한 번 들어오면 쉽사리 나갈 수 없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세 자매의 어머니(차미경)는 일본 교토에서 태어났지만 영도에서 생의 대부분을 지냈고, 장녀 혜진(한채아)은 이곳을 벗어난 적 없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하지만 막내 혜주(송지현)는 고교를 졸업하면 영도를 떠나려 한다. 영화가 마침내 삶의 변환점을 맞은 가족의 새로운 일상을 비출 때 덤덤한 시선 안에서 삶의 은은한 진동이 전해져 온다.

■비전

★Birth(유지영)

주목받는 젊은 작가 재이는 신작 출간을 앞두고 있다. 재이의 동거인이자 애인인 건우는 보습 학원 영어 강사로 일하며 묵묵하게 재이를 보조하고 있다. 하지만 갑자기 예정하지 않았던 아이가 생기면서 두 사람의 삶에 크나큰 변화와 균열이 생긴다. 재이는 임신과 출간 작업으로 예민해지고 건우는 위험을 감수하며 학원을 차린다. Birth는 시종일관 나직하면서도 불길하다. 영화가 시작되고 아침 식탁에 앉아 지난 밤 꿈 내용에 관해 평온하게 대화를 나누는 재이와 건우의 장면에서 이미 그 불길함이 깃든다. Birth는 삶의 곤경에 처한 이들에 관한 예민한 정밀화이자 신중한 성찰기다.

★공작새(변성빈)

공작새
트랜스젠더이며 열정적인 왁킹 댄서인 신명은 거액의 상금이 걸린 댄스 배틀에서 우승해 성전환 수술을 하려 하지만 2등에 그치고 만다. 바로 그날 전통 농악의 명인이었던 아버지가 운명하셨다는 소식을 접한다. 아버지의 49재 추모 굿을 올려 주면 유산을 상속받게 된다는 말에 신명은 고향 마을로 돌아오지만 각종 오해와 사건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 갈등과 화해의 가족 드라마, 역경과 고난을 넘어서는 창작자의 성장담, 차별의 시선을 튕겨 버리는 당돌하고 날렵한 퀴어 시네마의 면모가 리드미컬하면서도 균형감 있게 전개된다. 실제 왁킹 댄서인 해준이 주연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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