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만 달아난다
바람 등에 올라타서
잡아봐 놀려대는
알록달록 단풍나비
길 가던 아기
발밑에 포위됐다 꼼짝 마!
사계절이 뚜렷이 존재하는 나라의 가을 조락은 자연의 이법이다. 생명의 순환과정은 다양한 세계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나타난다.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면 그저 생명을 다해 떨어지는 낙엽도 팔랑팔랑 날아다니는 나비인가 보다. ‘단풍나비’ 라는 사전에 없는 시어로 제목을 정한 것도 인상적이다. 아이들은 술래잡기의 달인이다. 무언가를 시도하려는 어른의 마음을 이 작품에 비유해보면 때로는 빗나가는 상황이 오기도 하겠지만 아이의 순수함으로 무심코 한 행동은 쉽게 이루어질 수도 있다. 사물의 이름을 인지하지 못하는 아이의 발밑에도, 권좌의 정원에도 제각각의 위치에서 제각각의 인연따라 내려앉아 사위어갈 낙엽. 비록 짧은 동시조이나 한 컷의 사진같은 동화적 발상이 드라마틱하다.
최성아 시인은 등단 이후 줄곧 제자들에게 시조를 가르쳐오면서 동시조집 두 권을 펴내는 등 차세대 시조 전승에 몸 바쳐오고 있는 교육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