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28> 기장 용수리고분군 출토 은상감(銀象嵌)고리 큰 칼

장검 화려한 손잡이 장식, 세 갈래 잎 문양 홈을 파 은으로 채워

  • 이성훈 복천박물관 학예연구사
  •  |   입력 : 2022-10-30 19:28:41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의 역사적 도시인 사마르칸트의 아프로시압 박물관에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고대 벽화가 하나 전시되어 있다. 벽화에는 여러 나라에서 온 사신이 사마르칸트의 지도자를 접견하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는데, 그중에는 새 깃털로 꾸민 조우관을 머리에 쓰고 둥근고리 손잡이 장식 큰 칼을 허리에 찬 남자 두 명이 있다. 한국사 교과서에 실려 있을 정도로 유명한 벽화의 두 남자는 한반도에서 5000㎞나 떨어진 사마르칸트에 사신 자격으로 간 고구려 사람이다.

은상감고리 큰 칼. 부산박물관 제공
인류에게 칼은 요리, 도구제작, 사냥 등 일상생활의 필수도구 중 하나이다. 나라가 태동하던 삼국시대에는 전장에서 중요한 무기로 자리 잡게 되는데, 당시의 칼은 적을 공격하는 무기임과 동시에, 벽화 속 고구려 사신의 모습처럼 신분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도구이기도 하다. 당대 최고의 금속 가공기술을 반영해 화려한 장식이 더해진 장식대도(裝飾大刀)가 제작된 것도 이 때문이다.

삼국시대 지배층의 무덤에는 묻힌 사람의 신분뿐만 아니라 생전에 지녔던 권력, 경제력을 대변하는 화려한 유물이 부장되어있다. 금·은 세공으로 만든 화려한 유물 가운데 으뜸은 응당 장식대도이다. 장식대도는 칼 손잡이 끝부분의 모양을 나뭇잎 용 봉황 등의 형태로 제작하여 장식성을 나타내는데, 고리와 고리의 안쪽 장식, 칼 몸체 등에 상감을 하여 장식을 극대화하기도 한다.

부산 기장군 용수리고분군에서 출토된 장식대도인 은상감고리 큰 칼은 5세기대의 것으로, 길이 78.6㎝, 너비 3㎝이다. 길이와 너비는 한반도에서 출토되는 보통의 삼국시대 큰 칼과 비슷하다. 하지만 고리의 모양과 표현된 장식은 다른 것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영롱한 자태를 지니고 있다. 위는 둥글고 아래는 네모난 안정적인 모양의 고리에 더해, 고리의 안쪽에는 신비스런 형태의 삼엽(三葉)을 만들었다. 고리와 삼엽 부분은 0.1㎝ 가량의 도구로 선을 그은 후 파낸 자리에 은을 채워 넣는 은상감기법을 이용해 찬연한 파도모양(波狀紋)을 표현하고 있다. 고리의 옆면을 일직선으로 상감하여 정면에서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섬세하게 표현한 것 또한 특징이다.

상감대도는 한반도 각지에서 확인되는데 공주 수촌리·용원리, 합천 옥전, 함안 도항리, 남원 월산리 등 삼국시대 거점 고분군에서 주로 출토된다. 기장 정관에 있는 용수리고분군 또한 부산에서 경주로 가는 주요한 길목에 위치하고 있다. 이런 용수리 지역의 위상을 대변하는 대표적 유물 중 하나가 은상감고리 큰 칼이다.

은상감고리 큰 칼을 비롯한 삼국시대 부산지역 고분 문화의 위상을 살펴볼 수 있는 출토품은 부산박물관 동래관을 비롯해 정관박물관과 복천박물관 등에서 관람할 수 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고수하던 4개 구·군, 결국 폐지
  2. 2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3. 3부산시 “북항에 5만 석 돔 아레나” 유치의향서 제출
  4. 4“르노 부산, 글로벌 개발·생산거점” 쐐기
  5. 5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6. 6이태원 악몽 겪고도…서면 ‘만취길’ 대응 탁상공론
  7. 7영도 중리해변 알박기 텐트, 1개 더 늘었다
  8. 8[눈높이 사설] 부캉이가 알려준 부산관광의 새로운 가능성
  9. 9주민이 낸 감사청구서, 피감부서로 떠넘긴 부산시
  10. 10[사설] 북항 돔 아레나 유치전, 사업 타당성이 성패 가른다
  1. 1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2. 2조현, 한미관계 난기류 우려에 “벨트 단단히 매면 돼”
  3. 3민주 “조희대 국정조사 실시”…국힘 “탄핵보다 더 비열”
  4. 4국힘 “공소취소 특검 전에 3+1 조작 특검 국조부터”
  5. 5국감 출석 거부한 지광(국제신문 대주주)에 국회 ‘동행명령’(종합)
  6. 6시설공단 이사장 후보 자진사퇴…田 인사 첫 낙마
  7. 7"농지조사 송 장관이 제안" 이 대통령에 野 "불리해지니 장관 탓"
  8. 8김정호 "국제신문 100억 체불 지광, 동행명령장 거부시 고발조치"
  9. 9중수청장 “한동훈 딸 의혹 규명 필요”(종합)
  10. 10김지용 중수청장, 또다시 국무회의 참석
  1. 1“르노 부산, 글로벌 개발·생산거점” 쐐기
  2. 2애플 ‘아이폰듀오’ 화면 결함 인정, 무상 교체 방침(종합)
  3. 3부산국제금융진흥원장 최병호
  4. 4내년 상반기 재가동…한빛 등 7기도 연장 속도(종합)
  5. 5강연 통역하고 요금 모니터링…관광·마이스산업 AI 바람
  6. 6부산시 벤처펀드 받은 유망기업 ‘쑥쑥’…IPO 도전
  7. 7“임기내 부산 1호 유니콘기업, 기업공개 2건 목표”
  8. 8주가지수- 2026년 10월 27일
  9. 9복권판매점 늘어난다…정부, 우선계약 대상에 14만명 추가
  10. 10농식품부, ‘한우의 날’ 맞아 최대 63% 할인 행사 진행
  1. 1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고수하던 4개 구·군, 결국 폐지
  2. 2부산시 “북항에 5만 석 돔 아레나” 유치의향서 제출
  3. 3이태원 악몽 겪고도…서면 ‘만취길’ 대응 탁상공론
  4. 4영도 중리해변 알박기 텐트, 1개 더 늘었다
  5. 5[눈높이 사설] 부캉이가 알려준 부산관광의 새로운 가능성
  6. 6주민이 낸 감사청구서, 피감부서로 떠넘긴 부산시
  7. 7동부산 시민 만난 전재수 “산은 유치·동남투자공사 동시 추진”
  8. 8“국제신문 회생 더이상 미룰 수 없어”…전재수 시장, 지광에 공식서한 보내
  9. 9법원 “부하직원 횡령, 감독 안 한 상급자 견책 정당”
  10. 10“국제신문 지켜야” 시민단체 대표·원로 29일 법원 앞 선다
  1. 1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2. 2‘무관의 제왕’은 옛말…케인 발롱도르 품었다
  3. 3허구연 KBO 총재, 3연임 사실상 성공
  4. 4K리그2 준PO 12월 2일 개최
  5. 5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6. 6올해 딱 한 번 지고 66번 이겼다
  7. 7차준환 계보 잇는 피겨 왕자 서민규
  8. 8똑똑한 ‘데이터 야구’와 수비 강화…개혁의 칼 뽑은 롯데
  9. 9[뭐라노] 데이터 기반 똑똑한 야구·수비강화…롯데의 ‘새판 짜기’
  10. 10[뭐라노] 아직도 '그들만의 체전'?
우리은행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한국문학관 기행
바람처럼 자유로운 김홍신 문학을 ‘건축언어’로 표현한 공간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송현화-Magic Airs
지나-마음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경비원 /박필상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8일 (음 9월 18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7일 (음 9월 17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이여가 가을 보름달을 바라보며 읊은 시
지리산 연곡사를 찾아 시 읊은 매천 황현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