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29> 조선 후기 세계를 보는 시선 ‘곤여전도’

지구는 둥글었구나… 조선인 눈 키워준 세계지도

  • 부산박물관 김소담 학예연구사
  •  |   입력 : 2022-11-20 19:52:25
  •  |   본지 1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조선 후기, 격동하는 세계 정세 속에 조선의 지식인은 여러 세계지도를 통해 미지의 세계에 초대받는다. 당시 중국에 도착한 서양 선교사는 기독교 전파를 위해 세계지도를 제작해 활용했다. 조선은 사신을 통해 중국에서 세계지도를 들여온 덕에 기존 관념과 달리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며,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세계지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조선을 생각하게 되었다. 부산박물관이 소장한 ‘곤여전도’도 그러한 인식 전환을 견인했다.
부산박물관 소장 곤여전도 일부.
곤여전도는 벨기에 출신 예수회 선교사 페르비스트에 의해 제작된 세계지도다. 기존 편찬된 지도 내용을 계승하면서도, 최신 지도 제작기법과 지리 정보를 적용했다. 1674년 북경에서 초간된 북경판, 1856년 광동에서 중간한 광동판, 심지어 1860년 조선에서 광동판을 토대로 한 해동판까지 제작될 정도로 널리 유통됐다. 곤여전도는 목판인쇄로 제작되었기에 다수 남아있으나, 초간본인 북경판을 비단에 채색 필사한 것은 현재까지 부산박물관 소장본이 유일하다.

크게 세계지도와 설명 글로 구성됐고, 모두 8폭의 병풍 형태로 표구되어 장식 효과까지 겸비했다. 지도는 두 개의 원으로 나눠 각각 동반구와 서반구를 구분해 그렸기에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선(朝鮮)이라는 글씨가 선명하다. 서양의 탐험과 측량 성과가 반영돼 유럽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등지는 지금과 유사할 정도로 정확도가 높다. 남극대륙과 바다에는 코뿔소 낙타 도롱뇽 악어 등 실제 동물 또는 상상의 동물과 항해하는 선박이 그려져 있어 역동성을 더했다. 한편 지도 여백에는 지진 파도 바람 구름 비 등 지구에서 일어나는 자연현상과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이 기술된 설명 글이 각기 다른 모양을 한 틀 14개 안에 해서체로 적혀있다.

필사된 곤여전도의 정확한 정보는 전해진 바 없다. 다만 배접지로 쓴 문서를 보아 조선에서 제작됐고, 지도 속 각 표현 요소의 화풍과 설명에 쓰인 글씨체 유행 시기를 고려해 필사 시기를 18세기 초·중반으로 추정할 수 있다.

곤여전도가 필사된 이후 지금까지 세상은 크게 변했다. 어떤 나라는 흥하고, 어떤 나라는 망했다. 어떤 바다는 땅이 됐고, 어떤 빙하는 녹아 사라졌다. 그 분분한 변화처럼 곤여전도 역시 세월의 흐름에 따라 빛이 바래고 조금은 찢겨 있다. 더 이상의 손상을 막기 위해 조도를 최대한 낮추고 미술실에서 전시 중이다. 그윽한 조명 아래에서 조선이 서양을 인식하고자 했던 적극적인 마음과 진지한 호기심을, 넓은 세상에 대한 긴장과 설렘을 함께 느껴 보시길 바란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실속 없는 ‘국제기구 인증’ 혈세 붓는 기초단체
  2. 2‘부캉이’는 무태상어 아닌 흑상어…수과원 근접영상 분석 최종 확인(종합)
  3. 3부산 전셋집 1년새 11%↓…매물가뭄 심화에 세입자 울상
  4. 4100억대 체임 국제신문 대주주, 국감 증인 채택
  5. 5‘경영난’ 태종대 집와이어 재개장…이용료 1만 원 낮췄다
  6. 6센텀2지구 속도전…풍산 이전지 주민 경청·토지보상 착수
  7. 7[사설] 외국인 400만 시대, 부산은 이제 체류형 관광이다
  8. 8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9. 9매표소 오픈런…레드카펫 ★ 보려 외국인 새벽부터 달려왔다
  10. 10부캉이 떠나도 북항 북적이려면…“원도심 접근성 개선을”
  1. 1100억대 체임 국제신문 대주주, 국감 증인 채택
  2. 2조희대 “국회·대통령의 제청 간섭은 위헌”(종합)
  3. 3송곳검증 벼르더니…교통·시설公도 싱거웠던 시의회 청문회
  4. 4[속보] 여야, 문체위 국감서 ‘암살자(들)’ 공방…국힘 “감독 나와야” vs 민주 “창작 자유 억압”
  5. 5여야, 국감서 알래스카 LNG 사업 집중 추궁
  6. 6김정호 “부산·경남 맑은 물 공급을 위해 낙동강 수질개선·취수 다변화 해야”
  7. 7‘홈플러스 사태’ MBK 김병주, 국감 불출석 “회사 경영 관여 안 해”
  8. 8[뭐라노] 조희대 “국회·대통령, 대법원장 제청 간섭 위헌”
  9. 9[2026 국감 브리핑] 백종헌 “인력 확보 없이 출발한 통합돌봄 담당자 82%가 겸직, 전담인력 ‘0명’ 시군구는 전체의 66.4%”
  10. 10강신철 “병역특례 점진적 축소, 궁극적 폐지가 국방부 목표”
  1. 1‘부캉이’는 무태상어 아닌 흑상어…수과원 근접영상 분석 최종 확인(종합)
  2. 2부산 전셋집 1년새 11%↓…매물가뭄 심화에 세입자 울상
  3. 3센텀2지구 속도전…풍산 이전지 주민 경청·토지보상 착수
  4. 4롯데백화점, 업계 첫 외국인 매출 1조 ‘포문’
  5. 5금감원 “AI 해킹 시도 IP 28개 확인”
  6. 6SMR 골든타임 놓치나…"원안위 심사기준 2032년에야 마련"
  7. 7부산 극지해양 전문강사 “현장 능력 키워요”
  8. 8부산 청년기업 ‘DPP(디지털제품여권)’ 국내 첫 상용화
  9. 9전국 건설 현장 사망자 2명 가운데 1명은 추락으로 봉변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6일
  1. 1실속 없는 ‘국제기구 인증’ 혈세 붓는 기초단체
  2. 2‘경영난’ 태종대 집와이어 재개장…이용료 1만 원 낮췄다
  3. 3부캉이 떠나도 북항 북적이려면…“원도심 접근성 개선을”
  4. 4부산 금정구 ‘인구감소지역’ 새로 편입…북구는 ‘인구감소관심지역’
  5. 5기장군수실 1층 이전 ‘없던 일로’
  6. 6전기車 높아진 인기에 예산 동나…부산시, 하반기 1520대 더 지원
  7. 7부산중수청장 “정치 중립성·수사 독립성 엄격히 지키겠다”
  8. 8양산시보건소 일반진료 줄인다
  9. 9전재수 시장, 소통 행보…사흘 연속 생중계 회의(종합)
  10. 10박완수 경남도지사 “행정통합 위해 부울 시장 설득”
  1. 1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2. 2롯데, 6위 탈환 사활…3위 싸움 변수로
  3. 3조코비치, 올 첫 우승 눈앞
  4. 4장애인AG 결단식…“金 21개 이상 목표”
  5. 5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6. 6“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7. 7레이예스 200안타 달성에도…롯데, 두산에 4안타 그치며 패배
  8. 8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9. 9‘손흥민 A매치 한국인 최다 골’ 우즈베키스탄에 2-0 완승
  10. 10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김지효-우리
박세연-Find Your Brav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7일 (음 8월 27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6일 (음 8월 26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7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아름답게 억새 핀 모습 읊은 조선 중기 문신 이정형
조선 중기 문신 택당 이식이 가을의 찬 기운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