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석준 김민섭 지음/갈라파고스/1만6500원
“능력주의 안에서 인간은 살과 피를 지닌 인공지능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창조물인 게 아니라 오히려 이것이 인간이 도달해야 할 궁극 목표가 된다. 이 목표에 얼마나 근접했는지에 따라 부와 권력이 배분되며, 누구든 빠짐없이 이 경주에 동참하는 것이 곧 자유이자 평등(한국식 표현으로는 ‘공정’)이 된다.”(185쪽·장석준) “서울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한 그가 내린 곳은 (W 지역의) 몹시 허름한 공용버스터미널이었다.…여기에는 인생을 서글프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지역과 지역을 수평으로 이동한 것이 아니라 수직으로 하강한 듯했다.”(237쪽·김민섭)
이 책은 장석준 저자가 쓴 논픽션 ‘능력주의, 가장 한국적인 계급지도’와 김민섭 저자가 쓴 픽션 ‘유령들의 패자부활전’으로 이뤄졌다. 사회학과 문학이 함께 생동하는 이 책은 한국의 심각한 고질병인 ‘능력주의’를 치밀하게 들여다본다. 장석준은 한국의 능력주의가 아직 가보지 못한 영역인 ‘계급’의 문제를 결합하는 뛰어난 통찰을 보여준다. 그리고 말한다. ‘능력의 다원화’ ‘능력 다원주의’로 한국의 비뚤어진 능력주의에 대응할 수 있다고. 김민섭은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등의 저자답게 실감 나게 현실을 파고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