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진 무대 디자인과 고난도 안무
- 객석 넘나든 배우 명연기 돋보여
객석 통로에 ‘고양이’들이 출몰했을 때, 관객들은 환호하며 손을 뻗어 다가갔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없앤 공간에서 일어난 고양이와 인간의 상호작용. 이 특별한 교감은 관람객 모두를 순식간에 작품의 일부로 흡수했다. 1700석이 넘는 뮤지컬 전용극장은 축제장과 다름없었다.
 |
| 인기 고양이 럼 텀 터거의 무대. 고양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한 가운데 도도한 매력을 뽐내고 있다. 에스앤코 제공
|
뮤지컬 ‘캣츠’ 오리지널 내한 공연이 지난 6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막을 올렸다. 오는 15일까지 공연. 이번 공연부터는 고양이들이 객석 통로를 마음껏 누빌 수 있고, 코로나19 탓에 배우들이 착용해야 했던 메이크업 마스크도 사라졌다.
상상력을 극대화한 무대 디자인은 세밀한 표현의 극치였다. ‘캣츠’ 무대는 뒷골목 쓰레기장. 버려진 신발 타이어 세탁기 치약튜브 티스푼 우산이 3~10배 크기로 확대 제작돼 무대를 가득 채웠다. 고양이 눈에 비친 커다란 인간 세계를 묘사한 것이다. 무대 위 보름달은 신비로운 빛을 뿜었고, 화려한 조명은 천장까지 가득 이어졌다. 하수구 통로와 사다리 세탁기 등 고양이들이 출몰하는 길도 다양했다. 관람객은 고양이들의 축제 ‘젤리클 볼’을 몰래 지켜보는 인간처럼 몰입감 있는 공연을 즐겼다.
‘춤의 향연’은 캣츠의 최대 강점이다. 현대무용 재즈 발레 아크로바틱 같은 고난도 안무를 물 흐르듯 매끄럽게 소화하는 고양이들의 몸짓에 관객들은 눈을 뗄 수 없었다. ‘20여 마리’ 고양이는 하나의 목소리로 하나의 몸짓을 완벽히 표현하면서도 각각의 목소리로 자신을 드러낸다. 검비 고양이 제니 애니 닷의 화려한 탭댄스와 도둑고양이들의 환상 호흡이 돋보이는 커플 윈드밀, 마법사 고양이 미스터 미스토팰리스의 완벽한 발레 등이 끝날 때마다 박수와 함성이 터졌다.
미스터 미스토팰리스는 한쪽 발끝으로 몸을 지탱하고 다른 한 발로 차는 듯 빠르게 회전하는 고난도 발레 동작 ‘푸에테’를 30회 넘게 선보여 탄성을 자아냈고, 2m 넘는 높이에서 객석을 바라본 채 180도 다리를 벌려 뛰는 ‘사이드 점프’ 동작 후에도 고양이처럼 사뿐히 착지했다. 고양이의 몸짓은 유려했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않아도 한 치 흐트러짐 없이 각자 자리에서 연기해 완성도를 높였다.
‘캣츠’는 볼 때마다 ‘최애 고양이’가 달라지는 매력이 있다. 이날은 특히 사회자 고양이 멍커스트랩이 관객의 마음을 흔들었다. 멍커스트랩을 연기한 맷 크르잔은 18년째 ‘캣츠’와 세계를 누빈 배우다. ‘고양이계 유재석’다운 매끄러운 진행 실력을 자랑한 그는 인터미션 때 고양이 울음소리를 흉내 내는 꼬마 관객과 깜짝 ‘하악질’ 대결을 펼쳐 큰 웃음을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