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창과 관객 하나된 무대 눈길
입춘을 하루 앞둔 지난 4일, 국립부산국악원 연악당(대극장)에서 입춘·정월대보름 맞이 ‘축원’ 공연이 펼쳐졌다. 이 공연은 14년 만에 부산을 찾은 국립국악원(서울 소재) 창작악단(예술감독 이용탁)과 국립부산국악원의 협연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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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일 부산 부산진구 국립부산국악원 연악당에서 입춘·정월대보름 맞이 공연 ‘축원’이 신명을 담아 열리고 있다. 국립부산국악원 제공 |
몽골 작곡가의 ‘깨어난 초원, 말발굽 소리’로 막이 올랐다. 한국 자진모리장단이나 휘모리장단을 연상케 하는 몽골 전통 리듬은 단번에 관객의 흥을 끌어올렸다. 한 관객은 고수의 추임새 같은 환호를 짧고 굵게 여러 차례 선보였는데, 그 덕분에 다른 관객의 박수소리도 하나의 장단처럼 들려 신선했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유지숙 명창은 황해도에서 행하던 철물이굿을 바탕으로 재편곡된 ‘바람과 나무와 땅의 시’를 선보였다. 새해 액을 막고 복을 기원하는 의미를 가장 진하게 담아낸 무대였다. 공연 도중 몇 분간 객석 조명이 환하게 켜졌다. 관객이 저마다의 소망을 담아 준비한 작은 정성을 무대에 전하는 시간을 마련해주기 위해서였다. 명창의 소리와 관객의 웃음 섞인 환호성은 엄숙하면서도 유쾌한 가락 같았다.
설장구 협주곡 ‘소나기’는 소나기처럼 시원하게 쏟아지는 장구 장단으로 관객이 손뼉을 쉴 수 없게 만들었다. 온화하면서도 강렬하고, 신명 나는 리듬을 유지하면서도 사정 없이 몰아치는 화려한 장단에 아이들도 신나는 탄성을 질렀다. 입춘의 소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