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지인들이 ‘나는 솔로’ 얘기로 수다를 떨기에 소외감을 느껴 찾아보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비슷하고 또 다양한 콘셉트의 짝짓기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이 여기저기 난무하고 있다. 내가 기억하는 최초의 짝짓기 프로그램은 1994년 방영한 ‘사랑의 스튜디오’다. 짝짓기를 하는 생명체 중 인간은 유독 남의 짝짓기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세상이 복잡해지는 만큼 연애는 더더욱 어렵고 복잡해진다. 20여 년 전만 해도 ‘10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같은 위험한 얘기가 진지하게 오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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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솔로' 홈페이지 캡처 |
결혼과 출산은 물론 연애까지 포기하는 청춘이 점차 늘고 있다. 한편으로 이해도 가는 것이, 굳이 연애하고 결혼하지 않아도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선택지가 너무 많다. 게임 유튜브, 점차 늘어나는 OTT 등등. 어쩌면 지구가 멸망하기도 전에 한국인이 멸종될지 모르겠다는 슬픈 생각도 든다. 늘어나는 짝짓기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과연 짝짓기 열풍을 다시 일으켜 멸종위기의 한국인에게 희망이 될지, 그저 남의 짝짓기 구경에 대리만족하며 멸종을 가속화할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현재 방영중인 12기 ‘나는 솔로’는 무려 ‘모태솔로 특집’이다. 살면서 단 한 번도 연애를 경험해보지 못한 성인 남녀들이 방송 출연을 강행하며 솔로 탈출을 시도한다니 참가자들의 무한한 용기에 우선 놀랐고, 방송의 세계란 참으로 독하고 비정하다 싶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궁금하고 또 응원하고 싶다. 심지어 결혼이 목표라고 당당하게 밝히는 야망에 불타는 출연자도 있다. 역시 모태솔로들답게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짝을 찾는 전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때때로 속 터질 것 같은 답답한 상황도 이어지지만, 그럴 때마다 축구선수 기성용의 명언이 떠오른다. ‘답답하면 니들이 뛰든가’. 결국 남의 연애이기 때문에 말이 많은 것이다.
당신이 지금 누구와 함께 있든 우리는 모두 저들과 같은 솔로였고, 어쩌면 지금도 솔로이고, 누구든 다시 솔로로 돌아올 수 있다. 비록 성인이라 해도 쉽게 자제하기 어려운 ‘감정’이란 엄청난 변수를 품고 카메라 앞에 선 비장한 출연자들을 모니터 앞에 앉아 너무 쉽게 비난하고 평가하는 모든 이에게도 전하고 싶은 이야기다. 그렇게 답답하면 니들이 뛰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