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양 전문가 8인 참여한 역작
- 역사·문화·독립운동가 등 소개
“태백산 제2맥이 남으로 내려와 밀양시의 동부에는 천황산·재약산·실혜산, 북부에는 화악산·형제봉, 남부로는 종남산·덕대산·만어산, 서부에는 열왕산이 웅거한다. 동남부에 위치한 삼랑진읍(三浪津邑)은 동쪽으로 양산시, 남쪽으로 김해시와 인접해 있다. … 또 낙동강 본류와 합수하는 지점의 삼랑리는 옛 삼랑진교와 폐선된 낙동강철교와 삼랑진교를 통해 김해시 생림면 마사리에 연결되고….”(17쪽 ‘삼랑진의 지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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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뒤쪽으로 낙동강이 흐르고 강 건너 삼랑진읍이 잘 보인다. 사진 한가운데 바위가 밀양과 양산의 경계인 시루봉 노적바위다. 국제신문 DB |
‘삼랑진읍지’가 나왔다. 밀양에 속한 친근하고 아름다운 마을 삼랑진의 모든 것을 담은 520쪽짜리 ‘역작’이다. 제목은 ‘들려주고 싶은 삼랑진 이야기’이다. 전문가 8인이 저술에 참여했다. 다음과 같다. 하강진 동서대 미디어콘텐츠대학 교수, 박양리 부산대 강사, 신원기 부산 동천고등학교 교사, 황병익 경성대 인문문화학부 교수, 이응인 밀양 세종중학교 교장(시인), 정훈식 울산대 인문과학연구소 연구교수, 손정태 밀양문화원장.
‘들려주고 싶은 삼랑진 이야기’와 같은 형태의, 한 지역 역사·문화·지리·지식을 잘 정리해서 담아낸 책은 소중하다. 우리가 살고 사랑하며 자랑하고 싶은 ‘우리 고장’에 관해 글을 쓰거나 자료를 모아본 사람은 잘 알 것이다. 신뢰도 높은 자료를 확보하기가 어렵다. 정보의 바다 인터넷에 다 있겠지 하고 쉽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안 그렇다. 인터넷상에 ‘지역’을 담은 자료는 예상만큼 잘 정리돼 있지 않고, 풍부하지 않고, 기껏 찾았다 해도 과연 이 자료를 어디까지 신뢰해야 하는지 헷갈린다.
그런 상황에서 시(市)나 군(郡) 단위를 넘어 ‘읍 단위’까지 담은 책이 나왔으니 반갑다. 삼랑진·밀양을 사랑하고 잘 아는 전문가들이 필진으로 참여한 점도 미덥다. 그리고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 잘 알기 힘든 비매품이 아니라 서점 등에서 구입할 수 있는 판매품이다.
책 구성을 살펴보자. 모두 9개 단원으로 이뤄졌다. ▷밀양시 역사 속의 삼랑진(하강진) ▷고지도로 읽는 삼랑진의 장소성(하강진) ▷삼랑진읍 마을 개요(박양리) ▷삼랑진의 근대화 물결(신원기) ▷삼랑진을 품은 문학(황병익 하강진 이순욱) ▷삼랑진읍의 주요 기관(이응인 정훈식) ▷명소 축제와 함께하는 즐거운 일상(황병익 박양리 신원기) ▷삼랑진 출신의 독립운동가(손정태) ▷삼랑진 문화 발전을 위한 제언(집필진)
삼랑진에 관한 인문·지리·역사·지식을 두루 풍성하게 담아 독자는 필요에 따라 백과사전이나 참고문헌처럼 이 책을 활용할 수 있다. ‘삼랑진의 구비 문학’ 편을 펼치니, 삼랑진에서 전해 내려온 ‘콩쥐팥쥐’에서는 끝에 가서 팥쥐는 끔찍한 죽임을 당하고 팔쥐 엄마는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삼랑진읍 청학리에서 채집한 ‘쌍금쌍금 쌍가락지’ 한 대목을 보자. “쌍금쌍금/ 쌍가락지/ 호작질로/ 딱아내여/ 먼데보니/ 달일레라/ 졑에보니/ 처녈레라/ 그 처녀/ 자는방에/ 숨소리가/ 둘일레라/ 홍달밧은/ 오라바님 거짓말쌈/ 말아시고….”
제8장 삼랑진 출신의 독립운동가도 눈여겨보게 된다. ‘상해 독립운동자금을 제공하다가 심한 옥고를 치른 송채원’ ‘독립의군부 핵심 참모로서 선비정신을 구국운동으로 승화한 김성두’ ‘부친 김성두의 뜻을 이어받아 무력 투쟁하다가 고초를 겪은 김용순’을 비롯해 김금연 임병찬 김학득, 일곱 분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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