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41> 청자 막새기와

세계에서 유일한 자기질 기와 고려 의종 호화정자 기와 추정

  • 성현주 부산박물관 유물관리팀장
  •  |   입력 : 2023-02-13 19:20:32
  •  |   본지 1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해 봄부터 개방된 청와대를 찾은 방문객이 275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간 금단의 공간으로 여겨지던 청와대의 문이 열리면서 대중의 관심도 부쩍 높아졌다. ‘청와대’는 4·19 혁명 후 취임한 윤보선 대통령이 이승만 독재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경무대’ 대신 붙인 대통령 관저의 새로운 이름이었다. 말 그대로 ‘높은 터에 위치한 푸른색 기와집’이라는 뜻이다.
청자 막새기와. 부산박물관 제공
청와(靑瓦), 즉 청기와는 녹색 청록색 청색 등 푸른색 계통 유약을 입혀 두 번 구워낸 기와이다. 비싼 생산단가와 고난도 제작기술로 역대 최고 권력자들에게만 제한적으로 허용되었던 최고급 건축재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 청기와는 납·구리 성분 유약을 발라 낮은 온도로 구운 녹유(綠釉) 기와로, 백제 미륵사지에서 발견됐다. 조선 청기와는 주로 납·구리(또는 코발트)·철 등에 알칼리성 염초(焰硝, 질산칼륨)를 섞은 유약을 입혀 더욱 높은 온도로 구운 남유(藍釉) 기와로, 경복궁· 창덕궁·창경궁 등 궁궐과 원각사·회암사 등 왕실 사찰에서 확인되었다.

고려 청자기와도 푸른색 유약을 입힌 점에서 청기와의 일종이다. 그러나 청자기와는 자기 점토에 석회유(石灰釉)를 입혀 섭씨 1200도 이상 고온에서 구워낸 세계 유일의 자기질(磁器質) 기와라는 점에서, 시유도기(施釉陶器)의 일종인 여타 청기와들과 확실히 차별화되는 최고의 청기와라 할 수 있다.

부산박물관 미술실에는 청자기와 중 막새기와 한 조가 전시되어 있다. 막새기와는 평기와 끝에 여러 문양을 찍은 드림새를 붙여 지붕 끝 처마를 아름답게 마감하는데 사용된 것이다. 둥근 수막새는 구슬문 테두리 안에 활짝 핀 모란꽃을, 눈썹 모양 암막새는 굽이치는 넝쿨을 섬세하게 새긴 문양 틀로 찍어 표현했다. 수막새 등 부분에는 고정을 위한 못 구멍이 하나 있다.

‘고려사’ 의종 11년(1157) 기록에는 ‘양이정(養怡亭)’이라는 정자 지붕에 청자기와를 덮었다는 내용이 있는데, 부산박물관 소장 청자 막새기와도 이 시기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무신정변으로 쫓겨난 고려 18대 임금 의종은 호사 취미로 유명했는데, 청자기와로 그 사치의 정도를 짐작할 수 있다.

개성박물관 초대 관장이자 선구적 미술사학자인 고유섭은 고려 궁궐터 만월대 인근에서 발견된 청자기와 조각을 최고의 보물로 꼽았다고 한다. 역사학계의 수수께끼였던 청자기와의 실체가 드러난 것은 1964년 국립중앙박물관의 전남 강진 사당리 청자가마터 발굴조사를 통해서였다. 당시 수백 점의 청자기와가 쏟아져나와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다가오는 봄에는 국립중앙박물관 연못가 청자정(靑瓷亭)이나 강진의 계룡정(鷄龍亭), 무념정(無念亭) 등 비취색 청자기와를 얹은 정자를 찾아 고려 왕족이 된 듯 호사스럽게 봄날의 정취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2. 2국감 출석 거부한 지광(국제신문 대주주)에 국회 ‘동행명령’(종합)
  3. 3“인구 급증 강서, 교통혁신 필수…생곡소각장 대체부지 검토 건의”
  4. 4갈맷길 36코스로 전면 개편
  5. 5가덕 공사비 2000억 증액 목표…市 ‘국비확보’ 국회 상주반 가동
  6. 6올해 딱 한 번 지고 66번 이겼다
  7. 7[국제칼럼] 부캉이에게 부끄러운 북항 재개발 민낯
  8. 8똑똑한 ‘데이터 야구’와 수비 강화…개혁의 칼 뽑은 롯데
  9. 9양산도시철 시운전에 소음 민원 빗발…방음터널 설치 요구
  10. 10지광, 신문을 사업 수단화…380억 땅 있으면서 102억 체불
  1. 1국감 출석 거부한 지광(국제신문 대주주)에 국회 ‘동행명령’(종합)
  2. 2시설공단 이사장 후보 자진사퇴…田 인사 첫 낙마
  3. 3중수청장 “한동훈 딸 의혹 규명 필요”(종합)
  4. 4지광, 국감 출석 거부…“해결의지 있다면서 책임 회피”(종합)
  5. 5주진우 "김혜경, 유명 프로골퍼와 황제골프" 민주 "황당무계 소설" (종합)
  6. 62심 무죄 오세훈, 장동혁·한동훈과 보수 재편 주도권 경쟁(종합)
  7. 7‘YS 영원한 오른팔’ 최형우 전 장관 별세…향년 91세(종합)
  8. 8전재수 "지광 스님에게 국제신문 정상화 촉구 서한문 보낼 것"
  9. 9막판까지 조희대·김현지 정국…쇼츠 경쟁 오명도
  10. 10[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다시 하락해 35.3%…민주 36.0%·국힘 42.6%
  1. 1부산경실련 “산은 이전 없다는 금융위원장 발언 유감”
  2. 2전기료 밀린 홈플러스…한전 ‘단전 예고’(종합)
  3. 3“관광수익 주민에 환원해야 지역활력”…글로벌 20개 도시 리더들 한목소리
  4. 4BNK금융 3분기 누적순익, 작년보다 19% 감소
  5. 5[한 손 뉴스] S/W 실행 환경 ‘Node.js’, 서버 해킹 보안 취약 경고
  6. 6음악 들으며 북항친수공원 걸어요
  7. 7부산 온 세계 해사인 “안전·친환경 실천”
  8. 8국민은행 해킹 정보유출 119명→2210명 확대(종합)
  9. 9부산신보 ‘민생안심 협약보증’ 한 달 만에 1000억 돌파
  10. 10국내 위성기술로 인니 해양환경 관리역량 키운다
  1. 1“인구 급증 강서, 교통혁신 필수…생곡소각장 대체부지 검토 건의”
  2. 2갈맷길 36코스로 전면 개편
  3. 3가덕 공사비 2000억 증액 목표…市 ‘국비확보’ 국회 상주반 가동
  4. 4양산도시철 시운전에 소음 민원 빗발…방음터널 설치 요구
  5. 5지광, 신문을 사업 수단화…380억 땅 있으면서 102억 체불
  6. 6관객 춤췄다고 영업정지 ‘오방가르드’ 두 달만에 재개장(종합)
  7. 7자갈치축제에 늘어선 바비큐·통닭…취지 두고 갑론을박
  8. 8시민단체 ‘국제신문 지키기’ 연대 나섰다…부울경 넘어 수도권 언론도 조명
  9. 9철새도래지 길냥이 급식소 분쟁, 항소심도 “추가 설치 불허 적법”(종합)
  10. 10日 주 20시간法 만들자 알바앱 급성장…편법 단기고용 판쳐
  1. 1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2. 2올해 딱 한 번 지고 66번 이겼다
  3. 3똑똑한 ‘데이터 야구’와 수비 강화…개혁의 칼 뽑은 롯데
  4. 4차준환 계보 잇는 피겨 왕자 서민규
  5. 5김태형 결국 롯데 떠난다…구단 늑장대처 도마
  6. 6롯데자이언츠 새 사령탑 ‘NC 우승 감독’ 이동욱…단장에는 이택근 선임
  7. 7불가능을 가능케…亞패러게임 5위
  8. 8‘올림픽 3연패 주역·AG 金6’ 펜싱 구본길 칼 내려놓다
  9. 9은퇴 앞둔 최민정, 시작부터 금빛질주
  10. 10태풍 ‘참피’영향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취소
우리은행
한국문학관 기행
바람처럼 자유로운 김홍신 문학을 ‘건축언어’로 표현한 공간
최진숙의 유네스코 세계 유적지 이야기
보리수가 휘감아 지킨 불두, 몰락왕조 영광의 기억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지나-마음
남인목-웃는 나무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경비원 /박필상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7일 (음 9월 17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6일 (음 9월 16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지리산 연곡사를 찾아 시 읊은 매천 황현
겸재 정선은 금강산의 참모습을 어떻게 그렸을까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