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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날레급 3가지 컬렉션 모았다…예술거장들 작품 150여점 총출동

울산시립미술관 기획전

  •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  |   입력 : 2023-02-19 19:51:05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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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시대안목’
- 해외 무빙이미지 ‘예술 유동’ 등
- 국내외 명작 동시에 감상할 기회
- 미디어아트 변화 흐름도 담아내

‘오늘날 컬렉션은 무엇인가?’
울산시립미술관 권경아 학예사가 ‘이건희컬렉션’ 전시장 입구에 걸린 임응식 사진작가의 근현대미술가 30여 명의 흑백 초상을 설명하고 있다. 최승희 기자
이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전시가 울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순회전을 여는 ‘이건희컬렉션’을 포함해 3개 전시를 동시에 개막하는 울산시립미술관(중구 북정동)은 예술작품 컬렉션의 과거 현재 미래를 함께 엮어냈다. 이건희컬렉션을 중심으로 광주시립미술관, 장욱진미술관, 민간 소장품 등 150여 점을 엄선했으며, 평면·회화·설치·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장르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 ‘비엔날레’급 전시다.

김환기 ‘30-Ⅲ-68 #6’ 저작권; (재)환기재단, 환기미술관
울산시립미술관이 ‘컬렉션의 의미’를 주제로 야심 차게 선보이는 3개 전시는 ▷이건희컬렉션 한국 근현대미술 특별전: 시대 안목 ▷울산시립미술관 컬렉션: 미래 수집 ▷해외 무빙이미지 컬렉션: 예술 유동으로 이어진다.

서진석 울산시립미술관장은 “이건희컬렉션만 소개하는 게 아니라 ‘컬렉션이란 무엇인가’를 깊이 이해해보자는 자리로 마련했다. 근대화 이후 미술관을 통한 공공 컬렉션이 탄생했다면,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또 다른 컬렉션의 의미와 정의, 사회적 기능을 필요로 한다. 동시대 예술 컬렉션에 대한 총체적 담론의 장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먼저 ‘이건희컬렉션 한국 근현대미술 특별전: 시대안목’에서는 193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를 아우르는 거장 40여 명의 대표작 100여 점을 시대·미학 흐름에 따라 ▷태동 ▷성장 ▷정착 ▷확장이라는 키워드로 구성했다. 이건희 전 회장은 미술에 대해 ‘지독하게 공부’하고 ‘작가의 대표작은 가격을 따지지 않고 샀다’고 한다. 이건희컬렉션 전시 부제를 ‘시대안목’으로 붙인 이유다.

이중섭 ‘오줌싸는 아이’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전시장에 들어서면 작가 구본웅의 ‘인물’이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야수파적인 거친 붓터치와 두꺼운 마티에르가 인상적이다. 서구 모더니즘의 영향을 받는 등 근대적 시선과 화풍이 구축되기 시작한 ‘태동’기를 거치면 문자를 활용해 추상화를 그린 이응노 등 ‘성장’기 작품을 마주할 수 있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한국적 모더니즘을 구현한 ‘정착’기. 골목처럼 길을 낸 전시장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가면 한국인이 사랑하는 박수근 이중섭 천경자 김환기 등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독특한 질감과 소박한 정취의 박수근 작품은 ‘세 여인’을 포함해 모두 5점 출품됐으며, 마티에르를 유심히 관찰한 관련 영상도 4점 함께 걸었다.

박수근 ‘세 여인’ 저작권; 박수근연구소
‘불운의 천재 화가’ 이중섭의 작품도 은지화 4점 등 총 6점을 선보인다. 고단한 현실에도 천진하고 유쾌한 그의 성향을 읽을 수 있다. ‘시인 구상의 가족’이라는 회화는 이중섭이 시인 구상에게 그려준 그림을 자녀가 소장하고 있다가 이번 전시에 가져왔다. 김환기의 작품도 ‘30-Ⅲ-68#6’을 포함해 대작 3점을 감상할 수 있다. 광주시립미술관에 기증된 이건희 컬렉션과 민간 소장품이다.

전시장 입구 오른쪽 벽면에도 잠시 눈길을 준다. 이번 특별전에 출품한 작가 30여 명의 흑백 초상이 걸려있다. 부산 출신 한국 현대사진 선구자 임응식 선생이 1960·70년대 찍은 작가와 작업실 사진으로, 유명한 그림을 그린 작가의 얼굴은 막상 잘 몰랐던 관람객이 작품과 작가 얼굴을 ‘매칭’해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토니 아워슬러 ‘락 2, 4, 6’ 울산시립미술관 제공
‘울산시립미술관 컬렉션: 미래 수집’은 이 미술관이 개관 전부터 수집해온 작품 30여 점을 꺼내놓았다. 제니 홀저, 토니 아워슬러,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허먼 콜겐 등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진 미디어 아티스트의 기술 융합 작업을 엄선해 선보인다. ‘해외 무빙이미지 컬렉션: 예술 유동’은 오늘날 탈물질적인 디지털 작품의 유동성에 주목하고, 컬렉션의 의미가 작품의 형식과 매체의 변화에 따라 어떻게 바뀌는지 재조명한다. 전시 참여 작품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빌 비올라, 게리 힐, 브루스 나우만 등이 창조한 30여 점의 무빙 이미지(moving image)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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