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뒤돌아서서 퍼포먼스…금기 깬 부산 춤꾼의 진화

춤비평가상 수상 허경미

  •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   입력 : 2023-02-20 19:28:15
  •  |   본지 1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부산시민공원서 선보인 ‘진화’
- 삶의 반성 담은 무대 밖 작품
- 韓춤비평가협회 ‘베스트6’ 선정
- “거리공연으로 인정받아 뜻깊어”
흰 천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한 허경미 안무가. 그의 작품 ‘진화’는 지난달 한국춤비평가협회가 선정한 2022 춤비평가상에 선정됐다. 허경미 안무가 제공
독무에서 군무로, 무대에서 거리로 10여 년간 ‘진화’를 거듭한 부산 춤꾼 허경미(사진)의 작품 ‘진화’가 최근 ‘2022 춤비평가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2007년 무대 초연 이후 2017년 거리공연으로 관객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지 5년 만에 뜻깊은 ‘역주행’ 수상이다. 허경미 안무가(허경미무용단 ‘무무’ 대표)를 지난 13일 만나 ‘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춤비평가협회는 2022 춤비평가상 수상작을 올해 1월 선정했다. 한 해 동안 공연된 춤 작품과 춤 예술가·단체를 대상으로 선정한다. 허 안무가는 지난 10월 부산시민공원에서 선보인 ‘진화’로 베스트 6에 선정됐다. 진화는 “개인 삶의 행보와 행적에 대한 반성적 지각 및 인류 삶의 파장과 향방에 관한 물음을 바탕으로 거리 예술 행렬의 퍼레이드를 직선 위주의 동선을 축으로 펼치며 원초회귀의 문화복합현장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았다. 진화를 제외한 나머지 다섯 수상작은 모두 수도권에서 선보인 작품이다.

허 안무가는 “생물학적 진화가 아닌 인간의 의식적 진화를 의미한다. 인간 의식의 진화는 삶을 살며 맞닥뜨리는 모든 사연을 물러섬 없이 오롯이 마주하고 감당해 나갈 때 이뤄지는 것이라 보고 삶의 여정과 시간성을 퍼레이드 형식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극장 공연이 아닌 거리공연으로 인정받아 제게는 더 뜻깊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2007년 초연한 ‘진화’는 발목에 방울을 매단 채 등을 보이고 앞으로 나아가는 구성이 강렬한 인상을 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무대로 옮긴다면, 관객은 처음부터 끝까지 무대를 등진 춤꾼을 보게 된다. 그는 “무대에서 관객을 등진다는 건 금기시돼왔다. ‘진화’는 관객보다 ‘나’에 초점을 맞춰 만든 작품이고, 등을 지고 걸어가며 사라지는 시간을 표현하기 때문에 거리가 더 알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거리에서는 앞뒤 구분이 없어 관객이 앞에서 보기도 하고, 퍼레이드를 따라오며 보게 된다. 관객 참여로 작품의 의미도 확장됐다”고 설명했다.

발목에 매단 방울도 무대보다는 거리와 더 어울렸다. 이는 인도 북부 무용 까탁(카타크, Kathak) 춤의 영향을 받았다. 허 안무가는 2005년, 10여 년간의 부산시립무용단원 생활을 끝내고 인도에서 2년 머물며 춤을 익혔다. 귀국해 처음 만든 춤이 ‘진화’. “인도에서 1년은 요가, 1년은 까탁 춤을 배웠다. 춤의 한계를 느껴 떠난 인도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고 했다.

춤 ‘진화’를 통해 그도 한층 더 진화했다. 거리에는 제약이 적어 표현이 풍부해진 덕분이다. 다만 주변에서는 ‘무대’를 버린다는 우려의 시선이 더 강했다. 그는 “아예 무대를 접고 거리 춤꾼으로 전향했다고까지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건 아니다”고 웃으며 “다른 장르와 협업하고, 무대를 벗어나 거리 또는 미디어 작품을 융합한 작품을 해보니 특별하고 재밌었다. 그런 의미 있는 춤 창작을 지향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춤 공연이 아직 어려운 관객을 위한 조언도 건넸다. 허 안무가는 “안무가의 의도를 먼저 읽으려 하지 말고, 사람과 몸짓 자체에 집중하면 좋다”며 “춤꾼이 무엇을 뿜어내는지 날것으로 보고, 잠깐의 동요를 느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한 번에 어떤 의미를 찾으려 하기보다 긴 호흡으로 춤꾼의 에너지를 느낀다는 마음으로 보면 더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릴 때는 나의 불안정과 그에 따른 격발 등 감정에서 춤의 영감을 찾았다. 지금은 그때보다 한결 심리적 안정이 찾아와 편안하지만, 창작자로서는 또 불안하기도 한 상태”라며 웃었다. 이어 “춤의 호흡을 더 길게 간직하기 위해 조금 더 여유를 갖고 새 작품을 구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지광, 국감 출석 거부…“해결의지 있다면서 책임 회피”(종합)
  2. 2간부 줄이고 예산 반납 미루고…사하구 힘겨운 적자 경영
  3. 3김태형 결국 롯데 떠난다…구단 늑장대처 도마
  4. 4부산 동물원(옛 삼정더파크) 정비 착수…안전 등 꼼꼼히 챙겨 2029년 개장
  5. 55월 3.84대 1 이었는데…부산 청약경쟁률 사상 첫 미달
  6. 6주진우 "김혜경, 유명 프로골퍼와 황제골프" 민주 "황당무계 소설" (종합)
  7. 7가덕 내달초 착공 여부, 이번주가 최대 분수령
  8. 8김해 국제선 지난해 대비 석달 빠른 1000만…외신도 부산 조명(종합)
  9. 9‘YS 영원한 오른팔’ 최형우 전 장관 별세…향년 91세(종합)
  10. 10시내버스·우유팩·유튜브로…양보·배려운전 동참 호소
  1. 1지광, 국감 출석 거부…“해결의지 있다면서 책임 회피”(종합)
  2. 2주진우 "김혜경, 유명 프로골퍼와 황제골프" 민주 "황당무계 소설" (종합)
  3. 3‘YS 영원한 오른팔’ 최형우 전 장관 별세…향년 91세(종합)
  4. 42심 무죄 오세훈, 장동혁·한동훈과 보수 재편 주도권 경쟁(종합)
  5. 5막판까지 조희대·김현지 정국…쇼츠 경쟁 오명도
  6. 6[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다시 하락해 35.3%…민주 36.0%·국힘 42.6%
  7. 7전재수 "지광 스님에게 국제신문 정상화 촉구 서한문 보낼 것"
  8. 8부산시의회 회의일수 연장 추진…김태효 “충분한 심의 시간 필요”
  9. 9이헌승 “국제신문 100억 체불 지광스님 불출석은 어불성설… 동행명령장 발부해야”
  10. 10與, 국감 이후 ‘조작기소 특검법’ 본격화
  1. 15월 3.84대 1 이었는데…부산 청약경쟁률 사상 첫 미달
  2. 2가덕 내달초 착공 여부, 이번주가 최대 분수령
  3. 3“SMR 제작·운영·인재양성 부산허브 구축 속도를”
  4. 4해상풍력 육성, 정부·동남권 공조가 ‘키’
  5. 5청년 55% “조건 맞으면 지역 중소기업 갈 것”
  6. 6스마트링부터 부산 새 패션 브랜드까지…백화점 신수요 공략
  7. 7부산 '이주배경인구' 9만6722명…중구 0~24세 비중 '전국 최상위'
  8. 8FOMC에 반도체 실적까지…널뛰기 장세에 이벤트 촉각
  9. 9‘유일 非중국계 각형’ 삼성SDI, 美 텍사스 전력망에 ESS 공급
  10. 10도로정보 실시간 공유, 운전석 없는 車…교통올림픽 달군 국내기술
  1. 1간부 줄이고 예산 반납 미루고…사하구 힘겨운 적자 경영
  2. 2부산 동물원(옛 삼정더파크) 정비 착수…안전 등 꼼꼼히 챙겨 2029년 개장
  3. 3김해 국제선 지난해 대비 석달 빠른 1000만…외신도 부산 조명(종합)
  4. 4시내버스·우유팩·유튜브로…양보·배려운전 동참 호소
  5. 5[속보]마트 출입구 안까지 차량 돌진한 50대 “영업하는지 확인하려고”
  6. 6“한국에 묻히고 싶다” 프랑스 6·25 참전용사 유해 부산에 안장키로
  7. 7‘부캉이’ 넓은 바다 적응 중…“조만간 떠날 듯”
  8. 8해양·양자 미래산업 닻 올린 부산…청년 인재 끌어당긴다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6일
  10. 10원양어선 타고 마약 5t 운반 80대, 22년 도피 끝에 국내 송환
  1. 1김태형 결국 롯데 떠난다…구단 늑장대처 도마
  2. 2롯데자이언츠 새 사령탑 ‘NC 우승 감독’ 이동욱…단장에는 이택근 선임
  3. 3불가능을 가능케…亞패러게임 5위
  4. 4‘올림픽 3연패 주역·AG 金6’ 펜싱 구본길 칼 내려놓다
  5. 5은퇴 앞둔 최민정, 시작부터 금빛질주
  6. 6태풍 ‘참피’영향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취소
  7. 7안세영, 시즌 10번째 우승…프랑스오픈 3연패
  8. 8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9. 9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10. 10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우리은행
한국문학관 기행
바람처럼 자유로운 김홍신 문학을 ‘건축언어’로 표현한 공간
최진숙의 유네스코 세계 유적지 이야기
보리수가 휘감아 지킨 불두, 몰락왕조 영광의 기억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지나-마음
남인목-웃는 나무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경비원 /박필상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6일 (음 9월 16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2일 (음 9월 12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지리산 연곡사를 찾아 시 읊은 매천 황현
겸재 정선은 금강산의 참모습을 어떻게 그렸을까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