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속한 생것들이 거리를 포식해도
기침을 견딘 바람 옷자락이 부드럽다
난분분 분홍 꽃잎이 상처 위를 덮도록
무엇을 기다리는 일은 때때로 얼마나 처절한 아픔이던가. 3년 넘게 대유행했던 코로나는 한풀 꺾였지만 후유증은 꽤나 오래 남을 듯하다. 1년을 넘겨버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도 언젠가는 종결될 것이다. 승자도 패자도 없이 상흔만 쌓아놓고.
그렇지만 생소한 해악들이 세상을 잠식해도 꿋꿋하게 견뎌내는 것이 아름다운 삶이 아니던가. 화창한 봄날은 마치 약속한 것처럼 해마다 얼어붙은 겨울땅을 딛고 찾아온다. 시인은 예리한 감수성으로 이러한 자연의 섭리를 노래한다. 고통을 뒤로하고 설렘으로 맞이한 봄의 문턱에서 따습게 흩날리는 꽃잎을 불러준다. 몸과 마음에 남겨진 상처들이 부드럽게 치유되기를 간절히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