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삼국유사 현존 最古 범어사본, 그 호국정신부터 항일까지의 기록

성보박물관 소장 유물 특별전

  •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  |   입력 : 2023-03-12 19:18:39
  •  |   본지 1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세계유산 아·태 목록 등재 기념
- 국보 4·5권 등 전시 3개 테마로
- 일연·의상·원효 진영도 선보여
- 범어사 전경도로 3·1절 되새겨

사찰 가운데 유일하게 ‘삼국유사’를 소장한 범어사 성보박물관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 등재를 기념해 특별전 ‘삼국유사: 기록하다’를 개최한다. 삼국유사 진본뿐 아니라 ‘꼬리에 꼬리를 무는’ 범어사 소장 유물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이다. 범어사 문화국장이자 박물관 관장인 환응 스님을 만나 삼국유사 특별전을 살펴봤다.
지난 9일 부산 금정구 범어사 성보박물관에서 환응 스님이 ‘삼국유사: 기록하다’ 특별전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환응 스님은 범어사 문화국장이자 성보박물관 관장이다. 이원준 기자
삼국유사 진본은 전시장 중앙에 놓였는데, 의상대사가 창건한 10곳의 사찰(화엄십찰) 중 하나로 금정산 범어사를 언급(금정지범어·金井之梵魚)한 내용이 눈에 들어온다. 한반도 고대사회의 역사 종교 생활 문화 등 방대한 자료를 기록한 삼국유사는 5권 2책으로 구성된다. 범어사 소장본은 4·5권을 1책으로 엮은 일부로, 국보 제306-4호이다. 고서에서 ‘권(卷)’은 글을 나누는 ‘장(章, chapter)’의 개념으로 쓰인다.

환응 스님은 “범어사 소장본은 현존하는 판본 중 가장 오래된 조선초기본(1394년 간행)이다. 조선초기본은 모두 여섯 종이 있는데 현재 1~5권 전질을 소장한 곳은 없어 안타깝다”며 “범어사본은 불교개혁운동과 항일운동을 전개하고 범어사 주지를 지낸 오성월 스님이 소장하다가 기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소개했다. 전시는 삼국유사 진본을 중심으로 왼쪽에서부터 시작해 ▷1부 기록을 남기다 ▷2부 나라를 지키다 ▷3부 역사를 전하다로 구성됐다.

환응 스님은 고려의 국사를 지낸 일연 스님이 삼국유사를 기록한 목적부터 짚고 갔다. 첫 번째는 ‘민족 단합’이다. 고려는 통일 이전의 삼국 세력들로 혼란스러웠는데, 단군 신화를 기록한 이유가 여기 있다. 한민족, 한 뿌리임을 강조하고 사회 통합을 이루려는 의도가 담겼다. 두 번째는 무신집권기와 몽골 침략으로 피폐해진 민중을 위로하기 위함이었다. 사후엔 극락에 갈 수 있다거나 미래의 부처가 나타나 현세를 구한다는 미타신앙 미륵신앙 등의 일화나 설화를 소개하고 정신적 위안과 구호를 주고자 했다.

1부 전시에는 이러한 불교 신앙 관련 서적을 선보인다. ‘관세음보살대다라니경’(관음신앙) ‘미타신앙아미타경’(아미타신앙)이 진열됐다. 의상대사의 진영과 원효대사 진영도 걸렸다. 환응 스님은 “의상 스님은 범어사를 창건하셨고, 원효 스님도 범어사와 굉장히 인연이 많다. 두 분 이야기가 ‘삼국유사’에도 많이 기록돼 있다”고 설명했다.

2부 ‘나라를 지키다’에서는 일연 큰스님의 진영과 함께 삼국유사 인출본과 영인본이 전시됐다. 흩어진 삼국유사 조선초기본을 1~5권까지 모은 뒤, 인출본은 다시 판각해 찍는 방법으로, 영인본은 고도의 과학 기술과 촬영 장비로 복원한 책이다. 9개 편목에 관한 설명도 흥미롭다. ‘기이’ 편에서는 고조선부터 삼국, 가야와 발해 등 한반도 건국 설화를 두루 수록했다. 신화를 모두 실어 유교 사관의 ‘삼국사기’와 다른 점을 보여준다. 마지막 ‘효선’에서는 세속 윤리인 ‘효(孝)’를 출가자 덕목인 ‘선’과 함께 강조해 유교와 불교의 융합을 보여준다. 환응 스님은 “일연 스님도 말년에 어머니를 절에서 봉양했는데 그 영향인 듯하다”고 말했다.

3부에서는 임진왜란 시기 부산진성을 축조한 사명대사 등 나라와 민족을 위해 희생한 스님들, 특히 범어사와 인연이 있는 스님들의 진영과 저서를 선보인다. 삼국유사의 호국정신을 기리고 3·1절을 기념하기 위해 1910년께 제작된 범어사 전경도와 의병장 고광순의 ‘불원복(不遠復)’ 태극기(레플리카)로 전시는 마무리된다. 범어사 전경도에는 만해 한용운 선생도 다녀가는 등 항일운동에 주도적으로 나섰던 ‘명정학교’가 강조돼 있다. 환응 스님은 “삼국유사라는 소중한 유산의 의미를 되새겨보고, 나라를 지키며 기록을 남기고 후세에 전한 고승들의 숭고한 신념을 느끼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범어사 성보박물관은 최근 범어사 대웅전(보물 434호)에 관한 연구를 담은 학술도록 ‘불국토를 조각하다, 범어사 대웅전’을 출간했다. 박물관은 조선 중기 목조 건축 양식과 벽화, 목공예 등을 연구해 대웅전 국보 승격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2. 2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3. 3“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4. 4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5. 5‘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6. 6[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7. 7시민이 만든 '부캉이' 공공 자산으로…부산시, 상표권 독점 막는다
  8. 8“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9. 9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10. 10김해시민 민생회복지원금, 2주 만에 지급률 80% 돌파
  1. 1‘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2. 2[속보]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의결
  3. 3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4. 4[속보]우크라 외무 “한국 중요해…외교적 오해 해결바라”
  5. 5김민석 부산 찾아 “전재수 시정 성공시키겠다”
  6. 6李대통령 “우크라, 상대국 원수 거짓말쟁이 만들어…사과 거부시 추가 조치”
  7. 7국힘, 중수청 앞서 “범죄자 천국될 것” 여론전(종합)
  8. 8靑 “이 대통령 ‘불의의 사고’ 표현, 부상 장병 위로한 것…북한 면죄부 주려는 것 아냐”
  9. 9李 “김지용, 친윤 아닌 반윤 검사” 중수청장 청문 요청키로
  10. 10이 대통령,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청문요청안 재가
  1. 1“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2. 2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3. 3삼성중공업, 올해 LNG운반선 20척 수주. 글로벌 경쟁력 입증
  4. 4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5. 5최태원, 9440억 규모 SK 지분 매각 결정…노소영 재산분할액과 같은 규모
  6. 6신한은행 해킹 서버서 “‘중국어 AI 침투도구’ 흔적 발견”
  7. 7대선주조 부산 문화 앞장…‘부산국제록페스티벌’ 8년째 후원 행보
  8. 8국민·하나·부산은행도 당했다…금융권 해킹 피해 확산(종합2보)
  9. 9신한銀 2만5000명 고객정보 털렸다…당국 조사
  10. 10"건보료 재정누수 심각…1000만원 초과 고액체납 2배 급증"
  1. 1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2. 2“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3. 3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4. 4‘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5. 5시민이 만든 '부캉이' 공공 자산으로…부산시, 상표권 독점 막는다
  6. 6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7. 7김해시민 민생회복지원금, 2주 만에 지급률 80% 돌파
  8. 8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9. 9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10. 10“택시부제 풀었더니 매출이 쑥”…밀양시, 시범운영 거쳐 전면 해제
  1. 1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2. 2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3. 3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4. 4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5. 5성적 부진·단장 공백·감독 결별·구단주 경고…김해FC ‘사중고’
  6. 6자존심 지켰다…남자 양궁 리커브 단체전서 금메달
  7. 7LoL 대표팀, 대만 꺾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무실 세트 제패
  8. 8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9. 9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10. 10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미리보는 제31회 BIFF
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