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일인칭 문화시점] 더 순박한 인니판 ‘7번방의 선물’ 몰랐던 세계, 동남아 영화를 만나다

아세안영화주간 개막작 상영, 언어 넘어 영화로 공감한 시간

  •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   입력 : 2023-04-03 19:41:47
  •  |   본지 1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달 30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있는 영화의전당 시네마라운지에서는 아세안영화주간 개막 기념식이 열렸다.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부산에서 개막해 지난 2일까지 아세안 영화 12편을 상영하는 일정이었다. 개막 작품으로는 인도네시아 영화 ‘7번방의 기적’(2022)이 선정됐다.
영화 ‘7번방의 기적’ 스틸 컷.
하눙 브라만티오 감독의 ‘7번방의 기적’은 2013년 개봉한 한국영화 ‘7번방의 선물’(감독 이환경)을 리메이크한 영화다. 영화 원제에 있던 ‘선물’이 ‘기적’으로 바뀐 건, 원작의 영어 제목인 ‘Miracle in Cell No.7’의 번역을 따랐기 때문이다. 원작인 한국판은 역대 박스오피스 10위(1281만2144명)에 올랐고, 인도네시아판은 역대 박스오피스 5위를 기록하며 흥행에 크게 성공했다. 이날 브라만티오 감독은 일정상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영상편지를 통해 개막작으로 선정된 데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7번방의 기적’은 6세 지능을 가진 딸바보 ‘도도 로작’과 깜찍한 ‘카르티카’가 펼치는 슬픈 이야기를 다룬다. 한국판의 주인공의 이름은 각각 ‘용구’와 ‘예승이’였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사형선고를 받은 권력의 희생양 용구는 결국 예승이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고, 이후 성인이 된 예승이가 뒤늦게 그의 무죄를 증명한다.

두 영화의 전개는 대체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인도네시아판은 극중에서 정에 약한 7번방 죄수들의 순박한 마음과 표정이 강조돼 아주 인상 깊었다. 그 덕분에 관객의 안타까운 마음은 더 커졌고, 슬픔은 극적으로 다가왔다. 성인이 된 카르티카가 부패한 권력과 어른들을 향해 울부짖는 절규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아세안영화주간 상영작을 선정한 박성호 프로그래머는 개막식을 앞두고 취재진에 “한국판을 본 관객이라도 또 눈물 흘릴 것”이라고 말했는데, 실제로 그랬다. 영화가 끝을 향할수록 곳곳에서 훌쩍이는 소리도 들렸다.

당연하게도, 언어와 문화가 달라도 사랑 우정 분노 슬픔의 감정들은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다. 우리는 같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10년 가까운 시간 차를 두고 마주한 두 나라의 용구와 예승이는 각각 얼굴 언어 문화가 달랐지만 감정을 동요케하는 호소력은 비슷했다. 낯설었던 아세안 영화가 친숙해진 순간이었다.

K-컬처 또한 그렇게 서로 교류하고 인정하고 공유하는 가운데 꽃필 것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협성르네상스 브랜드 잠정 폐업
  2. 2인구감소지역 ‘임대형 실버타운’ 도입…동명대·신라대 시니어 시설 구축 탄력(종합)
  3. 3'160㎜' 부산 새벽 호우경보에 노인 1명 고립 등 피해 잇따라(종합)
  4. 415조 시금고 유치…부산銀 등 7개 은행 치열한 눈치작전
  5. 5다대포해변서 ‘열린음악회’…신나는 공연에 불꽃쇼·나이트 풀파티도
  6. 6[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43> 제주 소울푸드, 자리돔
  7. 7고영삼의 인생 이모작…한 번 더 현역 <56> 이모작지원센터협동조합 최정란 부이사장
  8. 8이름·사업 닮은 공공보건시설…중복 논란에 시-구·군 갈등
  9. 9예술작품 품은 호텔가…고객들 ‘눈 호강’
  10. 10전국 특구 1000개 시대…유사특구 통폐합 목소리 높다
  1. 1국힘 새 대표 한동훈 “당원·국민 변화 택했다”
  2. 2‘어대한’ 벽 깨지 못한 친윤계 ‘배신자 프레임’
  3. 3‘민주당 해산’ 6만, ‘정청래 해임’ 7만…정쟁창구 된 국민청원
  4. 4與 신임 최고위원 장동혁·김재원·인요한·김민전
  5. 5당내 분열 수습, 용산과 관계 재정립…풀어야 할 숙제 산적
  6. 6野 ‘윤석열·김건희 쌍특검’ 발의…檢 내홍 속 독립성 훼손 논란까지
  7. 7조승환·서지영·곽규택 예결위 배속…박수영 정치력 빛났다
  8. 8“2차 공공기관 이전 않으면 국가 지속가능성 위협”
  9. 9부산시의회, 퐁피두 분관 MOU 동의안 가결
  10. 10음주운전 3회 적발 땐 면허 박탈, 현장 도주자 처벌근거도 만든다
  1. 1협성르네상스 브랜드 잠정 폐업
  2. 2인구감소지역 ‘임대형 실버타운’ 도입…동명대·신라대 시니어 시설 구축 탄력(종합)
  3. 315조 시금고 유치…부산銀 등 7개 은행 치열한 눈치작전
  4. 4예술작품 품은 호텔가…고객들 ‘눈 호강’
  5. 5전국 특구 1000개 시대…유사특구 통폐합 목소리 높다
  6. 6美·日서 인정받은 용접기…첨단 레이저 기술로 세계 공략
  7. 7소부장 특화단지 기술인력 2700명 양성…5년간 75억 지원
  8. 8상반기 부산 순유출 6175명…작년보다 18%늘었다
  9. 9[속보] 외신 “삼성전자, 4세대 HBM 엔비디아 테스트 통과”
  10. 10공정위원장, 티몬 미정산 사태에 "민사상 채무불이행 문제"
  1. 1'160㎜' 부산 새벽 호우경보에 노인 1명 고립 등 피해 잇따라(종합)
  2. 2고영삼의 인생 이모작…한 번 더 현역 <56> 이모작지원센터협동조합 최정란 부이사장
  3. 3이름·사업 닮은 공공보건시설…중복 논란에 시-구·군 갈등
  4. 4절삭유 20t 흘러들어간 하천…뿌연 물결 위로 물고기 떼죽음(종합)
  5. 5밤새 경남에 천둥·번개 동반 최대 150㎜ 폭우…나무 전도·도로 침수
  6. 6부산서 새벽에만 160㎜ 폭우…80대 고립 등 침수피해 속출
  7. 7美 항공모함 드론 불법 촬영한 중국인들 경찰에 붙잡혀
  8. 8김해 유통단지 재정비사업 탄력
  9. 9마린시티 초고층 실버타운 26일 '운명의 날'… 재심의 주목
  10. 10하동군이 처음 시도한 100원 버스 경남 도내 확산하나
  1. 1남북 탁구 한 공간서 ‘메달 담금질’ 묘한 장면
  2. 2마산용마고 포항서 우승 재도전
  3. 3부산아이파크 유소녀 축구팀 창단…국내 프로구단 첫 초등·중등부 운영
  4. 4남자 단체전·혼복 2개 종목 출전…메달 꼭 따겠다
  5. 5부산항만공사 조정부 전원 메달 쾌거
  6. 6롯데 ‘안방 마님들’ 하나같이 물방망이
  7. 7“부산국제장대높이뛰기대회 위상 높이도록 노력”
  8. 8격투기 최두호 UFC서 8년만에 승리
  9. 9기절할 만큼 연습하는 노력파…듀엣경기 올림픽 톱10 목표
  10. 10아~ 유해란! 16번 홀 통한의 보기
박물관에서 꺼낸 바다
19세기 말 함경도 지형·가구 수 담아 총 35면…군사 관련 정보없어 이례적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제주 소울푸드, 자리돔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내공과 에너지가 만났다, 클래식기타-바이올린 매혹의 하모니
詩 ‘낙화’를 가곡으로…“부산표 음악콘텐츠 만들어 널리 알리고파”
리뷰 [전체보기]
오감이 압도되는 화려한 연출
이 뮤지컬 후회없이 즐기는 법? 눈치보지 말고 소리 질러!
문화현장 톡톡 [전체보기]
학생 발길 붙잡은 ‘등굣길 음악회’…일상에 스며든 리코더 선율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시로 깨닫는 사물 본연의 모습 外
동물과 교감하니 치유의 기적 外
방송단신 [전체보기]
9개 민방 합작 ‘핸드메이드…’, 한국PD대상 작품상 등 영예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으레 /황순희
말 /최은지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돌풍’ 설경구
‘삼식이 삼촌’ 송강호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13년 만에 다시 작품으로 재회 ‘원더랜드’ 김태용·탕웨이 부부
‘범죄도시4’ 허명행 감독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주말 관객 잡아야 빠른 흥행? 금요일 개봉 늘어난 이유
치솟는 제작비에 쪼그라든 편수…K-드라마 생태계 위기
일인칭 문화시점 [전체보기]
연극연출가 13인이 저마다 재해석한 ‘로미오와 줄리엣’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퍼펙트 데이즈’ 삶의 성실성에 깃든 영화의 존재론
음식·로맨스 뒤에 감춰뒀네, 가부장제를 겨눈 비수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4년 7월 25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4년 7월 24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영화 ‘퍼펙트 데이즈(Perfect Days)’
영화 ‘이소룡-들 (ENTER THE CLONES OF BRUCE)’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4년 7월 25일(음력 6월 20일)
오늘의 운세- 2024년 7월 24일(음력 6월 19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검은 고양이 새끼를 얻어 키우며 시 읊은 고려 시대 이규보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를 가르치고 있는 ‘소학(小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