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봄을 기다리던 까만 꽃씨 한 봉지를
노을보다 더 어여쁜 풍선에다 달아매어
먼 마을 이름도 모를 친구에게 보냅니다.
두둥실 날아 오른 동그란 꽃씨 풍선
바람 따라 가물가물 멀리멀리 날아가고
날아간 그 자리에는 새 소리만 들립니다.
푸른 산 푸른 들에 피어날 내 꽃씨들이
지금은 그 어디쯤 날아갔나 생각하다
나 또한 푸른 봄빛에 물이 들고 있습니다.
식목일 전후에는 산과 들에 나무 심기 행사가 유행이다. 우리의 푸르른 산야는 일제의 수탈, 한국전쟁, 무분별한 개발 등을 거치며 크나큰 몸살을 앓았다. 그러나 현재 통계를 보면 국토 면적 대비 산림 비율이 60%를 넘고 OECD 국가 중 4위라고 한다. 앞선 세대가 환경의 주인은 후손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산림복구에 매진한 결과이다.
최근 전국에 동시다발로 발생하는 산불로 우리 국토가 또다시 병들고 있다. 몇몇의 실수와 방심이 엄청난 재앙을 초래한다. 이렇듯 안타까운 상황에서 이 시는 우리에게 푸른 산 푸른 들에 활짝 피어날 꽃씨같은 동심을 일깨워 준다. 어여쁜 풍선에 씨앗을 매달아 이름도 모를 친구에게 보내며 봄빛에 물들고 싶은 마음. 친환경 꽃씨 풍선에 봉선화 맨드라미 나팔꽃 씨앗을 담아 머나 먼 북녘땅까지 날려 보내고 싶어진다. 황폐해진 삼천리 국토를 눈부신 꽃밭, 짙푸른 나무숲으로 물들게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