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49> 동삼동패총 조개 가면

국자가리비에 눈·입 구멍… 바다의 신 본뜬 주술구

  • 임수진 부산박물관 학예연구사
  •  |   입력 : 2023-04-10 19:32:45
  •  |   본지 1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한반도 신석기문화를 가장 잘 대표하는 유적을 꼽으라면, 단연 부산 동삼동패총일 것이다. 여기서 출토된 수많은 유물 중에서 우리나라의 다른 어디에서도 출토되지 않은 유물이 있으니, 바로 조개가면이다. 조개가면은 1971년 국립중앙박물관이 시행한 동삼동패총 제3차 발굴조사에서 출토되었다. 크기가 10.7㎝의 국자가리비에 마치 사람의 눈과 입처럼 구멍을 3개 뚫은 형태이다.
부산 영도구 동삼동패총에서 출토된 조개가면. 부산박물관 제공
1999년 부산박물관의 동삼동패총정화지역 발굴조사에서도 조개가면으로 추정되는 패제품 2점이 출토됐다. 역시 국자가리비로 제작된 것으로 각각 8.7㎝, 7.5㎝이다. 그러나 부산박물관 소장품은 흡사 눈만 표현한 것처럼 2개의 구멍만 있어 전형적인 가면 형태는 아니다.

가면의 기본 용도는 얼굴을 가리는 데 있다. 하지만 이 조개가면들은 10㎝ 안팎 크기로 사람이 직접 착용하기에는 너무 작다. 그러면 이들은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일까? 연해주의 신석기시대 유적에서 구멍이 하나 뚫린 굴 껍데기가 발견되었다. 그 구멍에는 끈으로 묶은 흔적이 있어 조개껍데기를 층층이 걸어두기 위한 용도로 추측한다. 이를 동삼동패총 출토품과 연관시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동삼동패총 출토품은 구멍 형태가 정형성이 있고 단순히 걸기 위한 것이라면 1개 이상 뚫을 이유가 없다. 또 다른 의견으로 조개국자 기능이 있다. 통영 상노대도에서는 작은 구멍 2개를 조개 각정부(조개껍데기의 가장 높은 끝부분)와 수직 방향으로 나란히 뚫은 것이 출토됐다. 이를 나무막대에 이어 국자로 썼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동삼동패총 출토품은 구멍 크기가 훨씬 커서 국자 역할을 하기에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렇다면 의식용 도구설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 집단의 공동의식이나 축제, 벽사적 행위 때 사용됐을 가능성이다. 정착 생활을 하고 농경 생활이 시작된 신석기시대에는 자연환경 변화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생활 자체가 종교적이고 의례적인 측면이 강했다. 자연에 대한 두려움과 생업활동의 안전과 풍요 등을 종교적 신앙으로 해결하고, 일부 자연물과 동식물을 신격화·형상화하여 숭배 대상으로 삼았다. 즉 조개가면은 바다의 신을 형상화한 일종의 주술구인 셈이다. 또한 단순히 아이들 놀이용뿐 아니라, 제의를 일종의 종교적 축제로 보면 놀이문화와도 관련이 있으므로 장난감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일본의 조몬 중기 유적인 아다카패총(阿高貝塚) 출토 조개가면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재질이 벚굴(굴의 종류)인 점은 동삼동패총과 차이가 있으나 형태가 똑같다. 이는 동삼동패총에서 보이는 흑요석, 조몬토기와 같은 일본 규슈 지역과의 교류의 산물로 추정할 수 있다.

바다는 동삼동패총 사람들에게 삶의 터전이었던 만큼 가장 신성시되기도 했지만 그만큼 두려운 존재였을 것이다. 그 바다를 통해 생업은 물론 교류도 이뤄지고 특징적인 문화도 만들어졌다. 신석기시대 동삼동패총 사람들에게 바다의 의미를 가장 잘 나타내주는 것이 바로, 이 조개가면이 아닐까.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현금 쌓아놓고 34억 체납 지광(국제신문 대주주), 국세청 나서라”(종합)
  2. 2분당 라면 600개…농심 부산수출공장 가동
  3. 3與 부산 지역위원장 출신, 공공기관 임원 잇따라 꿰차
  4. 4국제신문 회생, 민주노총과 연대…부산 女NGO·사하구의회 힘보태
  5. 5李 ‘친노 중용’ 승부수…여권 통합·PK 공략 두 토끼 잡기
  6. 6지방의회 아래 선출직 주민의회…술집 개업 등 찬반 권한
  7. 7영도 해양박물관 앞 산책로, 넉달째 쑥대밭
  8. 8[한 손 뉴스] 기장 문오성마을 어르신들, 트롯그룹 결성 자작곡 발매
  9. 9대원 물릴까, 10초 고뇌 끝 불길 속으로…항공기 폭발 막아
  10. 10제10회 2026 맘(Mom)편한 부산
  1. 1“현금 쌓아놓고 34억 체납 지광(국제신문 대주주), 국세청 나서라”(종합)
  2. 2與 부산 지역위원장 출신, 공공기관 임원 잇따라 꿰차
  3. 3李 ‘친노 중용’ 승부수…여권 통합·PK 공략 두 토끼 잡기
  4. 4지방의회 아래 선출직 주민의회…술집 개업 등 찬반 권한
  5. 5장외로 나간 국힘 “李, 본인 사건 특검 임명…끌어내려야”(종합)
  6. 6“주민자치회 활성 위해 獨·스코틀랜드와 같이 정책반영 기반 필요”
  7. 7국힘 “이용철, 대장동 숨은 설계자” 민주 “법조 베테랑…법무장관 적격”
  8. 8與 “내란잔당 국힘 후안무치…탄핵 거론 제정신 아냐”
  9. 9靑 국정상황실장에 울산 연고 김태근 비서관, 2기 참모진 개편 PK 전면에
  10. 10오세훈, 증시 폭락 직격... “국민연금으로 지방 선거용 주식도박"
  1. 1분당 라면 600개…농심 부산수출공장 가동
  2. 2외국인, 올해 1~9월 부산서 카드 1조원 넘게 썼다(종합)
  3. 3밤바다에 핀 불꽃 8만 송이…120만 명 홀렸다(종합)
  4. 4정지선 훠궈, 전주 명물 칼국수…롯데百 맛집에 외국인도 줄선다
  5. 5HUG 10개월 만에 또 수장 공백…당분간 대행체제 불가피
  6. 6‘블루 쓰나미’ 충격 여전…美기술주 반등에도 코스피 안갯속(종합)
  7. 7폭락장 반대매매 막아라…신용융자 담보비율 의무 면제(종합)
  8. 8국산화·지역 상생 앞세워 해상풍력 박차
  9. 9해군·해병대 AX 거점, 부산에 ‘둥지’
  10. 10신세계 센텀 ‘라이다’ 팝업 오픈
  1. 1국제신문 회생, 민주노총과 연대…부산 女NGO·사하구의회 힘보태
  2. 2영도 해양박물관 앞 산책로, 넉달째 쑥대밭
  3. 3[한 손 뉴스] 기장 문오성마을 어르신들, 트롯그룹 결성 자작곡 발매
  4. 4대원 물릴까, 10초 고뇌 끝 불길 속으로…항공기 폭발 막아
  5. 5창원 제2국가산단 3년 표류 마침표?
  6. 6부울경 비 내리며 기온 뚝(종합)
  7. 7고령면허 자진반납땐 최대 30만 원…7534명 ‘응답’
  8. 8광안동 인도 돌진 벤츠 운전자 2심 법정구속
  9. 9탐방 허용-자연보전 통제 ‘절묘한 균형’…100년 지킨 원칙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9일
  1. 1가을이 물든 필드…아마골퍼 300여 명 ‘열정·화합의 샷’
  2. 2“국제신문 골프대회, 아마추어 골프 발전의 든든한 버팀목 되길”
  3. 3남자부 A조 어정우 씨 “뜻밖의 우승…양산과의 인연 감격”
  4. 4여자부 우승자 황은경 씨 “매번 새로워…건강하게 오래 즐기고파”
  5. 5남자부 B조 홍정삼 씨 “퍼트 감각 빛나…목표는 A부 우승”
  6. 6‘승률 98.6%’ 배드민턴 안세영,사상 첫 2시즌 연속 11승
  7. 7삼성,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 탈환…통산 9번째 우승
  8. 8승부는 원점…‘홈런 공장’ 대구서 거포들의 전쟁
  9. 9페이즈 신들린 블로킹 9개…읏맨, 시작부터 웃었다
  10. 10태권도, 北 전통무술로 각인될라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자연에는 길흉이 없다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재일동포들 고국 그리며 전승한 예술, 부산서 원없이 펼쳤다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알쏭달쏭 한자어 오독 소동 外
아이마다 다르게 자라는 이유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변대용-The Flowers’ Stroll
장 마리 해슬리-Gymnopedies(짐노페디)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극락암 벚나무 /홍종원
곰 두 마리 /황인숙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250만 넘은 ‘치이카와’ 4주째 1위…브래드 피트 ‘하트 오브 비스트’ 2위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9일 (음 10월 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5일 (음 9월 26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단풍잎이 봄꽃보다 붉다고 읊은 당나라 두목의 시
깊어가는 가을에 밤하늘 별을 읊은 이덕무의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