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창고 쌓여가는 미개봉작… ‘투자 가뭄’ 악순환에 한국영화 운다

한국영화 위기…영진위의 해법은 <상> 사라지는 관객들

  •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   입력 : 2023-04-16 19:38:41
  •  |   본지 1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이 개봉 40여 일만인 지난 15일 누적 관객수 446만 명을 넘어서며 국내 개봉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흥행 1위 ‘더퍼스트 슬램덩크’(446만4094명)를 뛰어넘었다. 지난 12일 개봉한 ‘존 윅4’는 마니아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나흘째 박스오피스 1위. 해외 영화의 선전에 극장은 모처럼 활기를 띠지만, 한국 영화산업은 웃지 못하고 있다. 방학과 맞물린 연초 성수기 주도권을 해외 영화에 뺏긴 데다 올해 전망도 밝지 못해서다. 지난 10일 만난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박기용 위원장은 “코로나19가 야기한 한국 영화산업의 위기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팬데믹을 거치는 동안 한국 영화산업은 OTT 플랫폼이란 거대한 변수를 만나 예상보다 빠르게 변화의 파도와 맞닥뜨렸다. 여기에 평균 1만 원이 넘는 영화 관람료는 관객의 신중함과 대체재 모색 성향을 키웠다. 이 같은 상황은 전반적인 한국 영화계 위기로 이어진다. 한국 영화의 진흥을 담당하는 영진위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올해 창립 50주년, 부산 이전 10주년을 맞은 영진위는 향후 50년 한국 영화산업 설계를 위한 갈림길에 섰다. 국제신문은 두 차례에 걸쳐 영진위의 대응 전략을 살펴본다.
박기용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0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진흥위원회 시사실에서 영진위 부산 이전 10주년 소감과 한국 영화 위기 극복 방안을 이야기하고 있다. 김영훈 기자
- 1인당 관람횟수 가장 많던 한국
- 코로나·OTT 흥행 겹악재 맞아
- 작년 2.19회 그쳐 세계 6위 기록

- 영화 한 편 제작 통상 50억 들어
- 개봉 밀리면서 비용 회수 어려움
- 신작 투자까지 막히는 상황 초래

- 부산 이전 10주년 맞은 영진위
- OTT에 기금 징수 등 활로 모색

■ 한국인 극장 발길 ‘뚝’

한국 영화산업의 위축은 비대면 문화가 야기한 OTT 플랫폼의 성장과 연관이 깊다. 영진위가 지난 10일 발간한 ‘2022년 한국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영화·영상 시장 규모는 ▷극장 49조1292억 원 ▷OTT 94조2799억 원 ▷DVD·블루레이 10조7327억 원이다. OTT 규모는 전체의 절반이 넘는 61.2%를 차지하며, 극장 시장의 두 배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영화 관람료 인상은 한국 관객의 신중함을 증폭시켰다. 멀티플렉스 주말 관람료는 1만5000원이다. 4인 가족이 팝콘과 음료를 즐기며 영화를 보려면 10만 원 가까이 든다.

OTT 플랫폼에서 웬만한 영화와 시리즈를 거의 볼 수 있는 데다 관람료가 비싸니 관객은 ‘엄선’해 영화관을 찾는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이전인 2019년 한국인 1인당 영화 관람횟수는 4.4회로 세계 1위였다. 4년 만인 지난해에는 2.19회(6위)에 그쳐, 절반이 뚝 떨어져나간 것이다.

“극장에 볼 영화가 없어도 심심한 관객은 없다.” 영진위는 결산 보고서를 통해 팬데믹 이후 달라진 극장의 위상을 이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 쌓인 창고영화 ‘악순환’ 시작

제작을 완료했지만 개봉하지 못한 ‘창고 영화’는 쌓여만 갔다. 영진위가 발표한 ‘한국영화연감’에서 연간 제작된 영화와 개봉된 영화의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연감에 따르면 ▷2019년 609편 제작/502편 개봉 ▷2020년 807편/615편 ▷2021년 804편/653편 ▷지난해 817편/703편으로, 연간 50~100편의 창고 영화는 팬데믹 이후 연간 200편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쌓인 창고 영화가 개봉하더라도 현재 트렌드와 관객 수준을 만족시킬지 미지수란 점도 난제다. 이미 제작에 투입된 자금도 문제다. 상업영화 1편에 제작비로 통상 50억 원이 쓰이고, 여기에는 투자사·제작사·감독·출연진·배급사 등 다양한 산업이 촘촘히 묶여 있다. 그런데 영화가 개봉을 못하니 투자금은 회수되지 못 하고, 회수된 자금이 흐르지 않으니 신작 영화에 투입할 투자금이 막히는 악순환이 시작된 것이다.

해외 영화의 선전과 창고 영화의 증가로 한국 영화산업 회복은 더딘 편이다. 영진위의 ‘2월 한국영화 산업 결산 발표’를 보면 지난달 한국영화 매출액은 134억 원으로 2019년 2월의 9.2% 수준에 그쳤다. 지난 2월 한국영화 관객 수는 127만 명으로 2019년 2월의 7.4%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14일 개봉한 ‘아바타:물의 길’이 보름여 만에 900억 원을 벌어들인 것과 대조적이다. 관람객의 신중한 선택으로 ‘영화 양극화’ 현상도 한동안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 영진위의 돌파구는

영진위는 ‘예산 확보’와 ‘영화 개념의 재정의’ ‘인재 양성’ 등 크게 세 가지 방안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한국 영화산업은 영진위 자력으로 살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우선 영화발전기금이 올 연말이면 고갈돼 영화산업 육성 지원에 쓰일 재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영화관 입장권 수입의 3%가 주요 재원이었던 영화발전기금은 관객 감소 등 악재를 만나 급감했다.

영화인이 만들고 제작했으나 영화로 분류되지 않는 ‘OTT 작품’에 대해서도 더 깊이 고민할 시점이다. 영진위 박기용 위원장은 “요즘은 비디오란 말을 쓰지 않는다. 영화 개념을 시대에 맞게 재정의해야 한다”며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OTT 작품에 영화발전기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박 위원장은 “이미 프랑스 캐나다 등은 OTT에서 기금을 징수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현실화하기에는 법적 근거를 먼저 만들어야 하고 이에 따른 선행 절차가 많다. 달라진 흐름을 포착하고 이를 어떻게 현 상황에 맞게 반영할 건지 논의의 장을 꾸준히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한국 영화산업 미래를 위한 인재 육성 역시 협업 범위를 넓힌다. 박 위원장은 넷플릭스 코리아 등과 인재 양성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수한 필름메이커 확보는 장기적 영화산업 발전을 위해 필수”라며 “협력과 공생을 핵심 주제로 내걸고 국내외 교육기관과 OTT 플랫폼 등과 머리를 맞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3. 3[사설] 가덕도신공항 착공 늦춘 정부, 공사비 증액 확약하라
  4. 4‘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5. 5‘국민아버지’ 배우 최불암 떠나보내며
  6. 6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7. 7“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8. 8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9. 9[시민기자] 랜드마크 ‘범선형 관광시설’ 북항에 만들자
  10. 10‘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1. 1“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2. 2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3. 3국힘 “가덕 건설 의지 없는 정부…공사비 증액 확약해야”
  4. 4정치권 “능인선원 경영능력 불합격…국제신문 회생 동의를”
  5. 5이해충돌 빗장 풀려는 시의회…“사익추구” vs “전문성 강화”
  6. 6민주, 5일 조희대 국조요구서 보고…국힘 “탄핵 역풍 맞을까 질질 끌어”
  7. 7국힘 새 당무감사위원장 양준모 교수
  8. 8[속보] 北김여정, 바이낸스 사태에 "美 정치적 도발…예의주시"
  9. 9북한 해커들, 바이낸스서 탈취한 자금 '2차 세탁' 중
  10. 10[와이라노] “한국은 단검” 美 안보청구서 점점 커진다
  1. 1‘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2. 2주식 팔면 다음날 돈 받는다…증권시장 결제주기 하루 단축
  3. 3호반, 한진칼 최대주주 기업결합 신고
  4. 4K-팝 열풍 타고 부산관광 키운다…한류산업 진흥 조례 추진
  5. 5“9증9포 독보적 특허 ‘명품 홍삼’…글로벌 1위 도전”
  6. 6“올해 북극항로 이용 150척…역대 최다 전망”
  7. 7[한 손 뉴스] 부산·통영 ‘환경교육도시’로…특화 환경교육 행·재정 지원(종합)
  8. 811월 제철 삼치·가리비 맛보세요
  9. 9올 ‘산소부족 물덩어리’ 완전히 사라졌다
  10. 10팬스타엔터프라이즈, 해운·조선해양 중심 사업구조 재편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3. 3‘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4. 4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5. 5모집 공고만 15차례…부산 보건소도 ‘의느님’ 모시기 진땀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3일
  7. 7국제사우회 “지광 손 뗄 때까지 함께 싸울 것”
  8. 8김해, 동아시아 람사르지역센터 유치
  9. 9인니 선원 모텔 감금 혐의 경호원들 송치(종합)
  10. 10봉사·일·문화 등 다양한 분야 경험·재능 나눠
  1. 1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2. 2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3. 3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4. 4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5. 5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6. 6“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7. 7“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8. 8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9. 9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10. 10‘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자연에는 길흉이 없다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아이마다 다르게 자라는 이유 外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배미정-나무에 기대어
송현화-Magic Airs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곰 두 마리 /황인숙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250만 넘은 ‘치이카와’ 4주째 1위…브래드 피트 ‘하트 오브 비스트’ 2위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3일 (음 9월 24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2일 (음 9월 23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조선 중기 문신 김인후가 소쇄원 단풍을 읊은 시
이여가 가을 보름달을 바라보며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