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빈국 섹션 해외 팬들에 입소문
- ‘출품비 안 아까운 영화제’선정도
- “단편영화 마켓 만드는 게 목표”
부산의 ‘단편영화제’가 유튜브 ‘실버 버튼’을 받고, 세계 영화인의 성지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에서 특별전을 연다. 또 아시아 영화제 중 유일하게 ‘출품비가 아깝지 않은 영화제’에 선정되는 등 저력을 보이고 있다. 올해 40회를 맞은 부산국제단편영화제(BISFF) 이야기다. 마흔 살 축제를 앞두고 지난 16일 BISFF 차민철 이사장 겸 운영위원장(동의대 영화학과 교수)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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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부산국제단편영화제(BISFF) 사무국에서 차민철 BISFF 운영위원장이 40주년 소감을 말하고 있다. 그기 손에 든 것은 지난해 유튜브에서 받은 실버 버튼이다. BISFF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41만여 명이다. 김영훈 기자 |
차 위원장은 2012년 BISFF 프로그래머로 참여해 2017년부터 운영위원장, 2019년부터 이사장직을 겸하고 있다. 그가 BISFF에 도입한 몇 가지 제도에서 매우 긍정적인 ‘나비효과’를 확인했다.
■주빈국 섹션→‘실버 버튼’
이날 차 위원장은 지난해 BISFF가 유튜브에서 받은 ‘실버 버튼’을 공개했다. 채널 구독자 10만 명이 넘어야 받을 수 있는 ‘귀한’ 버튼이다. 현재 BISFF 공식 채널 구독자는 41만 명으로 국내 영화제 중 압도적 인기를 자랑한다.
비결은 해외 팬들이다. 차 위원장은 2012년 ‘주빈국’ 섹션을 개설해 해마다 한 국가를 주빈국으로 지정하고 그 나라의 단편영화와 문화 예술 역사를 알린다. 차 위원장은 “칸영화제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자(21만여 명)보다 많다”고 웃으며 “구독자 대부분은 주빈국으로 선정된 영화팬 영화인들이다. 최근에는 대사관 사이에 주빈국 입소문이 퍼져 먼저 문의가 오기도 했다”고 알려줬다. 올해 BISFF 주빈국은 미국이다.
■출품료 도입→단편제작 활성화
차 위원장은 또 2017년 국내 영화제 중 처음으로 작품 응모자들에게서 ‘출품비’를 받았다. 해외에는 이미 정착된 제도이지만, 국내에서는 우려가 더 컸다. 결과적으로 1만 원가량 출품비의 효과는 컸다. 일단 응모하고 보는 ‘허수’ 지원자가 줄었다. 또 출품료는 심사비와 ‘한국단편영화제작지원사업’(전국, 장르 불문 1편 500만 원), 부산단편영화제작지원사업 2편(각 400만 원) 등 지원에 요긴히 쓰였다.
■해외 네트워크→특별한 성과
BISFF는 차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국 독일 프랑스 미국 등 4개국 5명의 프로그래머가 벌이는 활발한 해외 네트워킹이 강점이다. 특별한 성과는 속속 나오고 있다. 먼저 오는 7월 3일 프랑스 파리에 있는 전 세계 영화인의 성지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에서 BISFF 특별전이 열린다. 1936년 세워진 영화 복합 문화공간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에서 홍상수 등 한국 감독의 회고전이 열린 적은 있지만, 영화제 특별전은 처음이다. 이곳 프로그래머이자 칸영화제 감독주간 선정위원인 카롤린 말빌은 이번 BISFF에서 한국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도 참석한다.
영화영상산업과 IT 등을 접목하기 위해 다자간 협약도 맺는다. 오는 26일 영화의전당 6층 시네마라운지에서는 BISFF와 부산시를 비롯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동의대연구소 ㈜바른손랩스 갤럭시코퍼레이션(버추얼 아바타 제작) 등 영화 IT 분야 총 9곳의 기관 기업 등이 참여해 XR 기반 실감입체미디어와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플랫폼 기술 개발을 위해 협력한다.
지난 10일에는 미국 웹진 ‘무비메이커’의 ‘출품비가 아깝지 않은 영화제 50선’에 아시아 영화제 중에서는 유일하게 선정되는 깜짝 성과도 거뒀다. 이 매거진은 세계 영화 창작자들에게 기회비용 측면과 인지도 등을 따져 경력에 도움이 될 영화제를 해마다 50개 뽑는다.
■인력 구조, 단편영화 현실 해결 과제
활발한 해외 네트워크와 다양한 활동으로 BISFF의 외형적 성장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상근 인원이 1명(사무국장)에 불과해 고질적인 인력 문제를 안고 있다. 매년 단기 스태프 등으로 팀을 구성하다 보니 장기적인 구상이 힘든 실정이다. 차 위원장은 “법적 상근 인원을 늘리는 등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단편영화 제작 현실의 한계도 문제다. 단편영화는 장편영화를 제작하기 위한 전 단계인 ‘습작 영화’ 또는 학생이 만드는 ‘학교 영화’란 인식이 강하다. 국내에 단편영화만 따로 상영하는 극장은 없다. 단편영화를 보려면 영화제를 찾거나 OTT 플랫폼에 접속해야 한다. 프랑스의 경우 단편영화만 묶어 극장 개봉하는 경우도 많고, 장편영화 상영 전 15분 안팎 단편영화를 상영하는 곳도 많다. 차 위원장은 “단편영화 관련 마켓을 만드는 게 궁극적 목표”라고 밝혔다.
제40회 BISFF는 오는 2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7일간 ‘영화&유산’을 주제로 영화의전당과 BNK 부산은행 아트시네마 모퉁이극장에서 열린다. 39개국 146편 단편영화가 한자리에 모인다. 40년 역사를 관통하는 ‘홈커밍데이’와 ‘커튼콜’ 섹션에서는 역대 BISFF 수상작과 칸영화제 베니스영화제 등에서 수상한 최근 작품을 통해 현 시대 단편영화의 흐름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