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우드스탁 페스티벌 개최가 확정됐다는 소식에도 별로 놀라지 않았다. 이전에도 두어 번 그런 소문이 돌다가 무산된 적이 있어서다. 그러다 지난 17일 정말로 첫 번째 라인업이 발표됐다. 오는 7월 28일부터 30일까지 경기도 포천 한탄강 일대의 다목적 광장에서 열리는 2023 우드스탁 페스티벌의 첫 번째 라인업은 유일한 해외 헤드라이너 ‘라우드니스(LOUDNESS)’를 포함한 총 27팀이다. 라우드니스는 1980년대부터 활동하고 있는 일본의 헤비메탈 밴드인데 아시아 최초로 빌보드 200 차트에 오른 밴드다. 분명 대단한 밴드는 맞지만, 첫 번째 해외 헤드라이너로 공개되기엔 좀 어리둥절한 느낌이 있다. 몇 번이나 내한 공연을 가졌던 친숙한 밴드이고 심지어 언젠가 홍대 앞 어느 막걸리 집에서 우연히 마주친 기억도 있다. 그래도 명색이 ‘우드스탁’인데 첫 번째 라인업에 영미권 뮤지션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 ‘일본이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와중에 하필 일본 밴드를 헤드라이너에 올려야 했나?’라는 옹졸한 생각도 잠깐 들었지만, 그건 ‘러브 앤 피스’(LOVE&PEACE)라는 우드스탁 페스티벌의 오래된 모토와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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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드스탁 페스티벌 라인업. |
국내 참가 뮤지션의 라인업도 혼란스럽다. 인순이 이은미 김완선 린 웅산과 같은 다양한 장르의 여성 뮤지션과, 오랜만에 들어보는 반가운 이름인 사랑과평화 다섯손가락 여행스케치 키보이스, 그리고 민중음악을 대표하는 꽃다지와 안치환 등등….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려 한 것일까? 블랙핑크가 미국 최대 음악축제 코첼라의 헤드라이너 무대에 서기도 했는데 기대했던 영미권 뮤지션이 없다고 불평하는 건 낡은 고정관념일지도 모르겠다. 이럴 거면 차라리 우리의 ‘인순이’ 누님을 헤드라이너로 선택하는 편이 더 당당하고 멋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혹은 ‘러브 앤 피스’라는 우드스탁의 모토에 딱 맞게 헤드라이너로 ‘사랑과 평화’도 좋겠다. 어쨌거나 허를 찌르는 라인업으로 관심을 모으는 데는 분명 성공한 것 같다. 최종 라인업이 궁금해 현기증이 날 것 같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 ‘러브 앤 피스’가 필요한 시대니 만큼 이번엔 허무하게 무산되지 않고 반드시 개최되길 바란다. 과연 어떻게 되나 궁금하기도 하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