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121> ‘귀 터지는 날’ 오방가르드 공연 후기

우리에게 더 강력한 소리가 필요한 이유

  • 방호정 작가
  •  |   입력 : 2023-05-08 19:44:56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여러 소음을 피해 집중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규칙적으로 심야 활동 중이다. 그러다 보면 깊은 밤 적막을 찢고 괴성을 질러대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누군가를 향한 심한 욕설도 있고, 속상하고 갑갑한 울부짖음도 있다. 화가 나고 서러운 이가 많은가 싶어 괜히 맘이 짠해지기도 한다. 그래도 남아있는 시민의식으로 늑대처럼 목청껏 화답하지는 않기로 한다.
미역수염의 공연 모습.
어린이날을 앞둔 지난 4일 저녁부터 자비심 없이 비가 떨어졌다. 폭우가 예정돼 있다고 했다. 어린이의 눈물같이 서러운 비를 뚫고 경성대 앞 라이브 클럽 오방가르드로 향했다. 이날 공연 타이틀은 ‘귀 터지는 날’. 르세라핌 아이브 뉴진스처럼 최근 대세를 이루는 달달하고 흥겹고 세련된 음악들로는 결코 채워질 수 없는 귀 터질 것 같은 음악이 문득 그리웠다. 그런 사람이 꽤나 많았나 보다. 사전예매로 입장권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미역수염, 소음발광, 초록불꽃소년단 등 시끄럽기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3팀이 이날 무대의 주인공이었다.

지난해 9월 첫 정규앨범 ‘Bombora’를 발매한 미역수염의 공연이 시작됐다. 말랑말랑한 음악에 길들여진 고막이 격하게 폭발하는 굉음에 점차 적응되니 오히려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았다. 머지않아 부산이 낳은 세계적 밴드로 거듭날 거란 믿음이 더 강력해질 만큼 근사한 무대였다. 부산의 펑크밴드 소음발광이 뒤를 이었다. 팀명에 충실하게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불태우며 하얗게 발광하는 무대였다. 공연을 마친 소음발광의 보컬 강동수는 입수한 듯 땀에 흠뻑 젖었다. 서울 펑크밴드 초록불꽃소년단 공연까지 지켜보며 이토록 격렬하고 역동적이며 탈진할 정도로 에너지를 쏟는 무대는 굳이 시급으로 환산하면 2배 이상 쳐줘야 마땅한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이들이 열심히 때려라 부숴라 귀 터지게 연주하는 건 어쩌면 어벤저스가 지구를 지키듯, 누군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서가 아닐까? 여러 이유로 그러지 못하는 사람들을 대신해 있는 힘껏 소리치고 분노하며 울부짖어 주는 이들이 사회적 차원에서도 분명 꼭 필요한 존재란 생각이 들었다. 트렌드 따위와는 상관없이, 여전히 우리에겐 이들처럼 강력하고 시끄러운 록스타들이 필요하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2. 2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3. 3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4. 4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5. 5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6. 6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7. 7‘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8. 8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9. 9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10. 10[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1. 1‘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2. 2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3. 3李 “김지용, 친윤 아닌 반윤 검사” 중수청장 청문 요청키로
  4. 4국힘, 중수청 앞서 “범죄자 천국될 것” 여론전(종합)
  5. 5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6. 6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7. 7국정원 “우크라가 北포로 송환 비공개 먼저 요청”(종합)
  8. 8‘김종서함’ 울산 진수식 찾은 이재명 대통령 “자주국방이 주권”
  9. 9靑 정책실장에 하준경 수석, 지방시대위원장에 박정현
  10. 10이 대통령 "전작권 환수로 자주국방 마침표"
  1. 1“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2. 2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3. 3신한銀 2만5000명 고객정보 털렸다…당국 조사
  4. 4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5. 5대선주조 부산 문화 앞장…‘부산국제록페스티벌’ 8년째 후원 행보
  6. 6주가지수- 2026년 10월 1일
  7. 7리사이클링·항만운영·담수화…부산 미래산업 이끌 혁신기술
  8. 8부산 연구개발 우수성과- 우수학술 부문
  9. 9BPA, 5번째 해외 물류거점 구축…베트남 사업 본궤도
  10. 10부산 연구개발 우수성과- 연구혁신 부문
  1. 1“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2. 2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3. 3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4. 4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5. 5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6. 6‘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7. 7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8. 8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9. 9“기관장 인선, 유능하면 지역 불문…산은 유치 채널 총동원”
  10. 10검찰 기존 사건 90일 간 수사 가능…대규모 사건이관에 현장혼선 우려
  1. 1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2. 2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3. 3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4. 4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5. 5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6. 6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7. 7중원 황인범·투톱 변화…승리 축포 쏠까
  8. 8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속사권총 우승…한국 25번째 金
  9. 9윤규성, 태권도 품새 금메달…한국 남자 개인전 3연패
  10. 10독립운동가 후손 재일교포 허미미, AG 여자 유도 57㎏급 금메달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미리보는 제31회 BIFF
日 70년史부터 ‘올나잇’ 상영회까지…애니 세계로 초대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