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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다양화 빛났지만…미술시장 경색에 인기 작가에만 고객 쏠림

아트부산2023 결산

  •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  |   입력 : 2023-05-09 19:16:19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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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갤러리 참여 늘며 수준 향상
- 중소형 화랑 차별화된 작품 선봬
- 신진 등 저변확대 주문 목소리도
- 롯데아트페어는 홍보 확대 필요

눈은 즐거웠지만, 지갑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올해 국내 미술시장 향방을 진단할 가늠자로 관심을 모은 ‘아트부산2023’이 지난 7일 막을 내렸다. 국내외 대형 화랑이 참가하면서 볼거리는 풍성해졌지만, 이른바 ‘팔리는 작품만 팔리는’ 양극화 현상은 뚜렷했다. 지난해 정점을 찍고 하락세에 접어든 국내 미술시장 분위기가 재확인됐다.
지난 4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아트부산 2023’을 찾은 많은 관람객이 미술품을 관람하고 있다. 김영훈 기자
■ 수준 높은 작품, 볼거리 풍성

지난 4~7일 부산 벡스코에서 펼쳐진 아트부산에서는 22개국 145개 갤러리가 회화 조각 미디어아트 등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페레스 프로젝트, 두아르트스퀘이라, 에프레미디스 등 해외 갤러리 34곳이 참여했고, 이 가운데 19곳이 아트부산을 처음 찾았다. 정체성이 뚜렷한 대형 화랑이 다수 참가하면서 일부 ‘블루칩’ 작가의 작품이 여러 부스에 동시에 걸렸던 지난해와 달리 전반적인 수준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A 갤러리 관계자는 “대형 화랑이 좋은 작품과 빅 컬렉터를 데려오니 중소형 화랑도 조각, 미디어아트 등 판매는 잘 안되더라도 차별화된 성격을 보여주는 작품을 많이 선보이는 등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위축된 경기 상황에도 ‘큰손’의 수요는 견고했다. 9일 ㈔아트쇼부산에 따르면 아트부산은 첫날 VIP 프리뷰부터 대형 화랑을 중심으로 판매 성과를 올리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국제갤러리는 약 6억 원의 하종현 접합시리즈를, 갤러리현대는 3억~4억 원대 이건용 ‘Bodyscape’ 신작을, 리안갤러리는 수천만 원대 100호 크기의 김춘수·김택상 작품을 파는 등 국내외 대형 화랑이 규모 있는 판매 소식을 전해왔다.

■ 거품 꺼진 시장, 블루칩만 팔렸다

중소갤러리 부스로 시선을 옮기면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부산 B 갤러리 대표는 “대형 화랑이 선보인 일부 블루칩 작가의 작품만 잘 팔리고 나머지는 대체로 조용했다는 평이다. 경기침체로 가라앉은 미술시장 현실을 아트부산도 피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트부산 측은 전년보다 3배 이상 많은 사전 티켓이 팔렸다고 밝혔지만, 정작 참여 화랑들은 이를 체감하기 힘들었다고 한다. 한 갤러리 관계자는 둘째 날부터 VIP 입장시간인 오전엔 ‘휑했다’고 표현했다. 오후 일반 입장 시간이 돼서야 활기를 띠었다. 연휴 기간이라 KTX 표를 못 구한 다른 지역 고객도 있었다. C 갤러리 대표는 “VIP 프리뷰 날 서울에서 부산 오는 KTX 표가 매진이라 방문을 포기한 고객도 있었다. 모바일 티켓은 한번 등록하면 양도할 수 없어 여러 이유로 버려진 티켓도 상당할 것”이라고 했다.

아트부산이 국내 대표 프리미엄 아트페어로 성장한 만큼 미술 저변 확대를 위한 공적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다. 부산의 한 작가는 “몸집은 커지는데 기획전 규모는 줄어드는 느낌이다. 미술시장 기능도 중요하지만, 전국구 아트페어이자  공적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사회적 역할도 있다고 본다”며 “시장에 아직 진입하지 못한 신진이나 조명받지 못한 원로를 주목하는 등 예술인 육성 플랫폼 기능도 강화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롯데아트페어, 인지도 제고 과제 

아트부산의 공식 위성페어로 지난 3~6일 열린 제2회 롯데아트페어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팔리는 작품만 팔렸다는 얘기다. 롯데아트페어는 ‘아트 디자인 크래프트’를 테마로 40여 개 갤러리와 브랜드 작품 500여 점을 선보였다.

한 참가 갤러리 관계자는 “아직 인지도가 낮아 북적이진 않았다. 최근 미술시장을 반영하듯 ‘우량주’ 작품 중심으로 움직였다”고 말했다.

백화점업계는 프리미엄 이미지로 ‘큰손’ 고객을 끌어들이는 아트마케팅이 한창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부터 호텔 시그니엘부산에서 아트페어를 열고, 고급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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