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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사 대웅전 재평가로 전국 권위 상

성보박물관 발간 학술도록 ‘불국토를…’, 올해의 박물관·미술관상 출판부문 수상

  •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  |   입력 : 2023-05-21 19:37:12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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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맞배지붕 아래 화려한 다포식 공포(처마를 받치는 건축 부재)와 사면을 채운 벽화, 기둥과 돌계단 조각 하나까지 어느 한 군데 부족하거나 아쉽지 않다. 목조건축의 우아함과 고색창연한 단청이 눈길을 끈다. 전각 안으로 들어가 보자. 천장에 활짝 핀 꽃 문양이 섬세하게 짜놓은 내부 공포로 이어져 연꽃이 만개한 듯 수려하다. 시선을 조금 내리면 또 다른 전각 지붕이 나타난다. 용과 극락조, 봉황, 비천 등이 금세 날아오를 듯 장식돼 있다. 이제 정면을 바라본다. 석가모니불이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다.
엄숙하고 위엄 있으면서도 세밀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범어서 대웅전 내부. 범어사 성보박물관 제공
‘절제와 장식’이라는 복합적 미의식이 두드러진 부산 범어사 대웅전(大雄殿)은 그 자체로 건축적·역사적 가치를 지닌 문화재(보물 434호)다. 대웅전의 기단과 기둥, 공포, 천장과 닫집, 수미단과 불상 등 모든 요소가 어우러져 불국토를 구현한다. 이러한 대웅전을 종합적으로 연구한 학술도록 ‘불국토를 조각하다, 범어사 대웅전’(범어사 성보박물관 2022 발간·사진)이 최근 ㈔한국박물관협회가 수여하는 올해의 박물관·미술관상에서 출판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대중과 친숙한 문화재인 범어사 대웅전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사찰문화재와 지역사 등 각 분야별 후속연구의 토대를 마련한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박물관협회는 800여 개 미술관·박물관으로 이뤄진 단체로, 전시·교육·출판 3개 부문으로 시상하는 올해의 박물관·미술관상은 권위가 높다.

‘불국토를 조각하다, 범어사 대웅전’은 대웅전의 구석구석을 담은 이미지와 특별기고, 전문가 논고 등 다층적 관점을 풍성하게 담았다. 대웅전 장엄(화려하고 엄숙하게 장식하는 것)과 주요 구조를 담은 고화질 사진이 이해를 돕고 보는 재미를 더한다. 동국대 와이즈캠퍼스 불교미술학부 교수이자 부산무형문화재 목조각장인 청원 스님의 특별기고 ‘범어사 대웅전 불국토의 공간 구성과 장엄’으로 대웅전에 접어들고, 이곳의 ▷건축적 요소 ▷천장과 닫집 ▷수미단과 불상을 주제로 한 학술논고로 부처님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서치상(부산대 건축학과) 명예교수는 그의 논고 ‘조선 중기의 미학을 담고 있는 범어사 대웅전’에서 범어사 대웅전의 ‘국보 승격을 기대한다’며 그 가치를 크게 평가했다. 서 명예교수는 “범어사 대웅전은 여러 차례의 수리에도 불구하고 1658년 건립 당시의 모습을 잘 유지하고 있고, 수리공사에 대한 기록도 잘 남아있는 문화재”라며 “임진왜란 이후 남아있는 조선시대 목조건축이 거의 없는 부산에서 자랑할 만한 최고의 건축문화재”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웅대한 석조기단 위에 견실한 구조와 화려한 다포식 공포의 웅장한 모습은 조선 중기의 수작”이라며 “절대연대를 가진 목조건축의 수가 손꼽을 정도여서 국보로서 손색없다”고 강조한다.

‘천개, 부처의 머리 위 천상을 표현하다’에서는 대웅전 내부 천장과 천개, 머리 위에 펼쳐진 세상을, ‘불단, 부처가 앉은 사리, 부처를 모시다’에서는 대웅전의 불상과 불상을 모시는 불단인 수미단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이 도록에서는 대웅전 내·외부 벽화는 추후 과제로 남겨뒀다.

범어사 성보박물관장 환응 스님은 “평소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자 친숙한 문화재인 ‘범어사 대웅전’을 주제로 부산 불교문화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며 “부처님오신날에 즈음해서 전해진 올해의 박물관·미술관상 수상은 성보박물관 신축 개관과 함께 그동안 쌓아왔던 것들이 맺은 결실이며, 박물관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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